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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 다른 정인이들' 재학대로 숨진 아동 3년간 1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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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재학대 판정도 5년 새 2배 이상 늘어
가정방문 강화, 신고의무자 역추적 등 제언
한국일보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1주기인 지난 13일 양평 묘원에 추모 물건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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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학대로 사망한 아동 가운데 11명은 이전에도 학대 피해자로 판정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년 전 양부모의 거듭된 학대로 16개월 짧은 생을 마친 정인이 사례처럼, 당국이 전조를 파악하고도 재학대를 막지 못해 숨진 아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재학대 피해 아동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 만큼, 아동학대를 조기 근절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발되고도 또 학대… 사망 아동 11명


2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아동학대로 숨진 113명 중 사망 사건 이전에도 학대 판정을 받았던 아동은 10%가량인 11명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6월 충남 천안시에서 여행 가방에 갇힌 채 숨진 A군이 대표적 사례다. A군은 숨지기 한 달 전 계모로부터 학대를 당했는데, 신고를 받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학대가 맞다고 판단하고도 '위험성이 낮다'며 A군을 계모와 분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해 경기 여주시에서 속옷 차림으로 찬물이 담긴 욕조에 1시간 동안 앉아 있는 학대를 당하다 숨진 B군도 재학대 피해자였다. B군은 앞서 학대 판정을 받아 21개월간 부모와 격리됐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부모가 '아이를 잘 키우겠다'고 약속했고 B군이 이에 동의했다는 이유에서다.

아동 재학대 판정 건수도 △2016년 1,591건 △2017년 2,160건 △2018년 2,543건 △2019년 3,431건 △2020년 3,671건으로 꾸준하게 늘고 있다. 전체 아동학대 판정 건수에서 재학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8.5%에서 지난해 11.9%로 3%포인트 이상 늘었다. 더구나 이 기간 재학대 피해를 당한 아동에 대해 재차 학대 판정이 이뤄진 경우도 2,295건에 달했다. 당국 개입을 아랑곳하지 않는 상습적 학대가 그만큼 빈번하다는 얘기다.

아동학대 신고가 돼도 학대로 인정되지 않거나 아예 신고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까지 감안한다면, 재학대 피해 규모는 통계상 수치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국민적 공분을 자아냈던 정인이 양부모도 아이를 학대했다고 수차례 신고당했지만 한 번도 학대 판정을 받지 않았고, 결국 정인이는 양부모와 분리되지 못한 채 지난해 10월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철저한 가정방문, 신고의무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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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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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아동 재학대 고리를 끊으려면 보다 치밀하게 학대 정황을 탐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동학대는 사적 영역에서 이뤄져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재학대를 막으려면 학대 전력자에 대한 가정방문을 보다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교수는 의료인, 어린이집 교사 등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의 책임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재학대 발생 시 신고의무자를 역추적해 과태료 등을 부과한다면 감시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당국이 어린이집, 학교, 돌봄교실처럼 아동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기관과 학대 정보를 공유해 위기아동을 유심히 관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회장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아동학대 담당 공무원만으로는 관리 인력에 한계가 있다"면서 "관련 정보를 공유해 지역사회에서도 아동들을 지켜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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