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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신형SLBM은 대남·주일미군 타격권으로 한 재래식 탄두 장착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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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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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이 20일 공개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장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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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사실을 공개했다. 기존 북극성 시리즈보다 크기가 작은 이 ‘미니 SLBM’은 지름이 1m 미만으로, 재래식 탄두를 장착하고 구형 2000t급(고래급) 잠수함을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SLBM은 북한이 지난 11일 조선노동당 창건 76년 기념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공개한 신형 소형 SLBM이다.

이번 발사는 지난달 15일 한국군의 SLBM 발사 성공에 응수하기 위한 성격이 커 보인다. 한국군의 SLBM 발사 성공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북한이 “신형 SLBM을 (5년 전인 2016년 8월 24일) 첫 잠수함발사전략탄도탄(북긍성-1형)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8·24영웅함’ 잠수함에서 시험 발사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 남측은 북의 SLBM 발사가 수중에 설치하는 바지선과 같은 구조물에서 이뤄진 것으로 평가했지만, 북한은 잠수함에서 수중 발사했다고 반박한 것이다.

북한은 5년 전에 시험 발사한 북극성-1형의 경우 ‘잠수함 발사 전략탄도탄’이라 표현해 핵탄두 탑재용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번 소형 SLBM은 잠수함발사탄도탄으로 표현했다. 재래식 탄두 단거리 SLBM이라는 의미다. SLBM 보유국은 핵 선제 공격을 당할시 보복하는 제2공격용을 위해 핵탄두 탑재 SLBM을 장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해 북이 이번에 발사한 SLBM은 재래식 탄두 장착용이다. 이는 다분히 남한의 SLBM 발사를 의식해 ‘SLBM 발사는 언제든지 할 수 있다’며 응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이 발사한 소형 SLBM은 뾰족한 탄두에 검정색 도트 무늬 외양이다.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을 SLBM으로 개량한 무기로 풀업 회피 기동까지 가능하다. SLBM 자체가 깊은 수심에서 발사해 은밀성이 강한 미사일인 데다 다양한 회피 기동까지 하게 되면 요격이 더욱 어려워진다. 현무-2B를 개조한 한국군 SLBM도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있다.

북한의 이번 미니 SLBM은 고래급 잠수함의 발사관과 발사 컨테이너를 사용했다. 소형 SLBM 발사를 위해 북극성 SLBM 발사용 잠수함의 발사관 일부를 개조한 것으로 보인다. 2000t급인 고래급 잠수함은 내부 공간이 좁아 SLBM 1발만을 탑재할 수 있지만, 소형 SLBM의 경우에는 여러 발 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북이 이번에 발사한 SLBM은 한국과 일본의 미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단거리 SLBM이다. 요격회피 성능을 가진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동해 공해상에서 남한과 일본을 타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북한이 동·서해나 남해 등에서 SLBM을 뒤통수 치듯 발사하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로도 막기 어렵게 된다.

북한은 이번 SLBM의 잠수함 발사로 남측에 대한 군사적 견제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남측의 비대칭 무기인 미사일 개발에는 비례성으로 대응하고 있다. 비대칭무기인 핵무기와 투발수단인 각종 미사일 개발에서는 우위를 보이겠다는 것이다. 이는 비대칭 군사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남북 간 첨단신형무기 개발 경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북극성 4형이나 5형 등 전략 SLBM의 추가적인 시험발사 가능성도 예상된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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