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이슈 국내 백신 접종

"백신 맞고 잘못 되면 100만원 아들에"…AZ접종 이틀 만에 숨진 母의 마지막 선물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건강하던 70대 어머니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이틀 뒤 뇌출혈로 숨졌다는 아들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9일 '백신 접종 후 돌아가신 어머니의 마지막 선물'이란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충청북도 진천군에 사는 다둥이 아빠라고 밝힌 청원인은 자신의 어머니 A(73)씨가 지난 5월 31일 AZ 백신을 접종한 뒤 6월 2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청원글에 따르면, 사망 당일 A씨는 오후 4시쯤 어린이집에 있는 청원인의 딸(3)을 데리러 가던 중 길거리에 쓰러졌다. 지인과 이장 등이 심폐소생술을 하며 119에 신고했으나 A 씨는 이송 도중 7번의 심정지가 왔고 병원 도착 뒤 2시간 만에 숨졌다.

당시 유족은 병원으로부터 "사인은 뇌출혈(지주막하)이며 시간의 개연성으로 볼 때 백신에 의한 사망으로 추측된다는 말을 들었다"며 "의사가 보건소에 접수해줬다"고 했다.

청원인은 "어머니가 그날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이틀 후에 돌아가셨겠느냐. 접종 전에는 혼자 밭에 가셔서 파와 상추도 심고 손주들을 보살필 정도로 건강하셨던 분”이라며 “너무도 분통하고 애통하다”고 했다.

장례식을 치른 유족들은 A씨가 남긴 마지막 선물을 발견했다.

청원인은 "어머니 지인 분이 장례식장에 오셔서 (어머니가) '만일 내가 백신 접종하고 잘못되면 집에 100만원을 숨겨 놨으니 아들에게 그 말을 꼭 전해 달라'고 장난삼아 말을 건넸다고 하더라. 그 말이 어머니의 마지막 유언이 될 줄 몰랐다"며 "장례식이 끝나고 옷장 속 아버지 영정사진 밑에 돈 봉투를 발견 후 저와 가족들은 그 자리에서 울음바다가 됐다"고 했다.

이어 "한 달에 한 번 어머니께 10만원 씩 드린 용돈인데 옷 한 벌 제대로 사 입지 못하고, 애들 간식 사주고 조금씩 남은 돈을 모으셨던 것"이라며 "어려운 형편이지만 그 돈은 도저히 쓸 수가 없어서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청원인은 부검 관련 보건소 측의 부실한 설명도 지적했다.

그는 "보건소 직원이 백신에 의한 이상 반응을 밝히려면 부검을 해야 한다. 부검은 두 달 정도 소요되고 인과성 확인이 안 되면 부검비용은 유족이 모두 감당해야 한다는 설명을 했다"며 "형편이 어려운데 부검비용과 어머니 시신을 냉동창고에 두 달이나 안치시킨다는 것이 힘들었다. 어머니를 두 번이나 돌아가시게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부검 비용은 국가나 지자체에서 부담하는 것이며, 부검 시간도 몇 시간 밖에 되지 않는다. 부검 하지 않으면 보상도 받을 수 없다고 한다"며 "보건소에서 정신이 없는 유가족을 상대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이다. 보건소 직원의 고의였을까, 실수였을까"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청원인은 "효도도 제대로 못 하고 손자 손녀 뒷바라지하시느라 고생만 하시고 이렇게 허망하게 가신 것에 대해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어머니는 국가와 주위 사람, 손주를 위해 접종했는데 한 줌의 재가 돼서 돌아가셨다. 부디 저희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을 제대로 밝혀 주시고, 저처럼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cheon@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