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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싱가포르 증시 상장한 팬오션, 16년만에 상장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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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벌크(건화물)선사인 팬오션(028670)의 싱가포르증권거래소(SGX) 상장폐지가 승인됐다. 지난 2005년 국내 기업 최초로 싱가포르 증시에 입성한 지 16년 만이다. SGX에 상장된 주식 수는 극히 적은 데 반해 상장을 유지하려면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팬오션은 연말에 상장폐지 절차를 마무리한 뒤 현지 사외이사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쯤 이사회 구성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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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 벌크선. /팬오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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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은 SGX 상장 폐지가 승인됐다고 지난 19일 공시했다. 팬오션은 지난 6월 11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같은 달 17일 SGX에 자발적 상장폐지를 제안했고, SGX는 지난 19일 회사 측 제안을 승인했다. 향후 열릴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의결되면 팬오션은 오는 12월 20일 SGX 상장폐지가 확정된다.

팬오션 측은 현지 주식 거래량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부대비용이 많이 들어 상장 유지가 효용이 떨어진다고 봤다. 팬오션은 STX그룹 계열사이던 2005년 당시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판단에 따라 싱가포르 증시에 먼저 상장했다. 한국거래소 상장보다 앞선 결정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팬오션이 발행한 주식 5억3456만9512주 가운데 SGX 상장분은 17만597주다. 전체 대비 0.03%에 불과하다. 그러나 팬오션은 SGX에 남아있는 17만주를 위해 지속적으로 상장 유지 비용을 SGX에 지급하고 있으며, 영문 공시 작성 등과 같은 부대비용도 들이고 있다.

팬오션 관계자는 “상장 유지를 위해 들이는 금전적 비용과 시간, 인력 등을 고려했을 때 상장을 유지할 만큼의 효용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팬오션 이사회 구성도 일부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 당국은 SGX에 상장된 회사에 대해 싱가포르 국적이거나 영주권이 있는 현지인을 사외이사로 두도록 하고 있는데, 상장이 폐지될 경우 현지 사외이사를 둘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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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 이사회 구성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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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팬오션 이사회는 김홍국 대표이사(하림그룹 회장), 안중호 대표이사, 천세기 윤리경영실장 등 사내이사 3명과 최승환 전 삼정회계법인 부대표, 정학수 동아시아농업협회 회장, 오광수 대륙아주 대표변호사, 크리스토퍼 아난드 다니엘 변호사 등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있다. 이 가운데 다니엘 이사가 팬오션의 싱가포르 현지 사외이사다.

지난 2013년 말 선임돼 8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다니엘 이사의 임기는 내년 3월 26일까지다. 계획대로 올 연말 팬오션 상장폐지 절차가 마무리된다면 더 이상 현지 사외이사를 둘 의무가 사라진다. 업계에서는 팬오션의 싱가포르 사외이사가 내년 3월 말 임기 종료와 함께 물러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2005년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당시 0.9 싱가포르 달러였던 팬오션 주가는 2년만에 1.7달러까지 올랐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해운업황이 불황을 맞았고 영업 적자가 누적되면서 팬오션은 2013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STX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됐고 이후 회생절차를 거쳐 2015년 하림그룹에 인수됐다.

이은영 기자(eun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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