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르포]"누리호 우리가 만들었다" K방산은 지금 축제분위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성남(경기)=최민경 기자] [아덱스(ADEX) 2021]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ADEX(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처음 선보이는 현대로템의 DOSS(도스)는 화성 탐사까지 염두에 둔 미래 국방제품입니다. 거친 산악지대의 군 물자보급에도 유용합니다."

한국 방산업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지구 너머'를 꿈꾸는 방산기업들은 우주 로켓, 위성 통신, AI(인공지능) 등 첨단 미래 기술과 떼려야 뗄 수가 없어졌다.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수소를 연료로 쓰는 무인차량, 전기로 움직이는 장갑차도 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최첨단 기술을 한국 방산업계가 선도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19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막을 올린 국내 최대 방산전시회 'ADEX2021'은 국방과 항공우주산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올해로 13회를 맞는 이번 전시회는 한화그룹, KAI(한국항공우주산업),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국내 대표 방산기업을 비롯해 세계 28개국에서 44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 음성이 나온 사람만 입장이 가능했음에도 전시장은 해외 바이어들과 군 관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방산기업이 쏘아올린 누리호…글로벌 우주강국 머지 않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각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전면에 내세웠던 건 '항공우주' 기술이다. 발사체, 로켓 엔진뿐만 아니라 광학·통신 위성, UAM(도심항공모빌리티)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선보였다. 특히 오는 21일 최초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발사를 앞둔 만큼 전시회 현장은 축제 분위기였다.

한화그룹의 스페이스 허브(Space Hub)존에선 누리호 연소 실험에 사용됐던 75톤 액체로켓 엔진 실물을 볼 수 있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에 들어가는 75톤급 엔진 6기를 납품했다. 75톤급 엔진은 세계에서 7번째로 개발·생산에 성공한 것이다. 로켓 비행제어 및 자세제어시스템과 엔진 공급계 밸브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했다.

㈜한화도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와 '위성추진시스템'을 선보였다. 위성추진시스템은 연료를 연소하면서 발생하는 가스의 추력으로 우주 공간에서 위성을 제어하고 궤도를 수정할 수 있게 한다. 내년 발사될 달 탐사 궤도선에 실제 적용될 예정이다.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양한 위성도 볼 수 있었다. 한화시스템은 국내 최초로 100kg 이하, 해상도 1m급 개발에 성공한 '초소형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을 실물 크기로 선보였다. 특히 기존 두 개의 패널이 접히는 형태에서 탑재체와 본체, 태양전지판이 얇게 겹쳐진 하나의 패널로 업그레이드된 것이 특징이다. 무게가 가벼워져 발사 효율이 극대화되고, 면적이 넓어져 해상도가 높아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을 투자한 쎄트렉아이도 2024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스페이스아이티(Space Eye-T) 실물 크기 모형을 전시했다. 전세계에서 운용 중인 상용위성 중 가장 높은 해상도(픽셀 당 0.3m급)를 지닌 광학위성이다.

중·대형 위성 제작에 독보적인 KAI는 내년 상반기 발사하는 차세대 중형위성 2호기 모형을 선보였다. 지난 3월 발사된 1호기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관했지만, 2호기는 KAI가 제작부터 발사까지 주관한다. 위성 옆엔 KAI가 총 조립을 맡은 누리호 모형도 볼 수 있다.

LIG넥스원도 'KPS(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사업 구상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 위성항법시스템인 GPS는 미국으로부터 정보를 받기 때문에 해외 의존도가 높다. 이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정부는 2035년까지 위성 8기를 쏘아 올려 KPS를 구축하려고 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이를 위해 위성통신단말, 전자광학(EO), 적외선센서(IR) 등 KPS의 기반이 될 핵심 구성품과 솔루션을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 중이다.

군용 UAM도 가장 인기 있는 주제 중 하나였다. 국내 최초로 UAM 사업에 뛰어든 한화시스템은 로터(rotor)의 크기를 키워 비행 안정성과 효율을 높인 UAM 모델을 선보였다. KAI도 이번 전시에서 유인 수송용과 무인 화물용 UAM 모델을 최초 공개했다. LIG넥스원도 수소연료전지 기반 200kg급 카고드론을 비중 있게 다뤘다. 향후 수소 드론을 발전시켜 UAM 분야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軍도 탄소제로"…수소·전기 군용차 나온다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탄소중립' 연료를 사용하는 군용 차량도 눈길을 끌었다. 현대로템이 국내 방산업계 최초로 제시한 수소연료전지 기반 무인 플랫폼 '디펜스 드론'이다. 수소연료전지 기반 군용 차량에 비행 드론이 탑재돼 통신 중계와 감시정찰이 가능하며 원격무장장치(RCWS)가 장착돼 화력지원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현대로템은 4개의 지능형 로봇 다리와 바퀴를 결합해 험난한 산악지대를 넘나들 수 있는 미래 지상 플랫폼(UMV) 'DOSS(도스)'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DOSS는 평탄한 지형에서는 4륜 구동으로 속도를 내서 주행하고 험난한 지형에서는 로봇 다리의 보행능력을 이용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감시정찰, 경계, 부상자 수송, 물자 운반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우주 행성 탐사까지 고려해 만들었다고 한다.

한화디펜스 역시 차세대 동력원으로 궤도차량용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장치를 선보였다. 내연기관보다 기동성과 연료 효율성이 뛰어나고 저소음 주행으로 생존성을 높일 수 있다.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장치는 배터리나 수소연료의 전기에너지로 고출력 모터를 작동시켜 장갑차·전차 등 궤도차량을 기동시킨다. 한화디펜스는 국내 최초로 전기기계식 변속기(EMT) 등 궤도차량용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장치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과제를 올 연말에 착수한다. 2025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성남(경기)=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