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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넷플릭스의 수익과 가입자가 ‘오징어 게임’ 도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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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S&P500, 나스닥 닷새 연속 오름세...비트코인 선물 ETF 데뷔전서 4.8% 상승



20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56% 오른 3만5457.31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74% 상승한 4519.63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0.71% 오른 1만5129.09에 마감했습니다. S&P500과 나스닥은 닷새 연속 상승세입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 첫선을 보인 비트코인 선물 ETF(상장지수펀드)는 4.8% 올라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이어지는 실적 기대’, ‘따로 가는 경기 전망과 주가’, ‘파월의 다섯 가지 잣대’를 꼽았습니다

넷플릭스가 19일 3분기 순가입자가 438만명이라고 발표해 월가 전망인 372만명을 훨씬 뛰어 넘었습니다. 주당 순이익도 3.19달러로 월가 전망인 2.56달러를 상회했습니다. 그러자 마켓워치는 “넷플릭스의 수익과 가입자가 ‘오징어 게임’ 도약을 했다”고 표현했습니다. 방송에서 넷플릭스 등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 소식을 자세히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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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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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지는 실적 기대

월가 3대 지수가 동반 상승했습니다. 다우와 S&P500은 사상 최고치까지 1%도 채 안 남게 됐습니다. 다우는 지난 8월16일 3만5625.4으로 사상 최고치, S&P500은 9월2일 4536.95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주가를 끌어 올린 것은 예상보다 높게 나오는 실적이었습니다.

예컨대 존슨앤존슨은 3분기(7~9월) 주당 순이익을 2.6달러로 발표했는데, 이는 월가 전망인 2.35달러보다 높은 것이었습니다. 3분기에 얀센 백신 매출이 5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존슨앤존슨은 올해 이익 가이던스도 종전의 9.6~9.7달러에서 9.77~9.82달러로 올렸습니다. 이에 주가는 2.3% 상승했습니다. 전망보다 좋은 실적을 낸 보험사 트래블러스도 1.6%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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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앤존슨. /블룸버그


월마트의 경우에는 골드만삭스가 주가가 40% 상승 여력이 있다며 매수 리스트에 추가하면서 2% 이상 올랐습니다.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넷플릭스의 경우에는 3분기에 순가입자가 438만명이라고 발표해서 월가 전망인 372만명을 훨씬 뛰어 넘었습니다. 주당 순이익도 3.19달러로 월가 전망인 2.56달러를 상회했습니다. 이에 이날 장중에는 0.16% 상승했지만, 시간외 거래에서는 한때 2% 가까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마켓워치는 “넷플릭스의 수익, 가입자가 ‘오징어게임’ 반등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9월15일 공개한 이후 1억4200만명이 본 ‘오징어게임’ 등의 영향으로 4분기에는 가입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블룸버그는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에 9억 달러의 가치를 가져다 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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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연도별 가입자 증가 추이. /자료=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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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19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기업의 82%가 실제 실적이 전망을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생활용품 생산업체인 피앤지(P&G)도 월가 전망을 넘어서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1% 이상 하락했습니다. 실적 발표 때 운송비와 원자재 비용 상승으로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하면서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는데, 투자자들은 비용 상승으로 앞으로 실적이 우려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그 동안 증시에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해 온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미국 주식 전략가는 지난 18일 투자자들에게 “올해 연말 지수가 어떤 마무리 움직임을 보일 지는 소매 판매, 3분기 실적에서 나오는 메시지, 그리고 연말까지 PMI(구매관리자지수)에 달려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비록 펀더멘털이 악화되고 있지만, 증시는 큰 되돌림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뒀습니다.

◇ 따로 가는 경기 전망과 주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매달 벌이는 펀드 매니저 대상 설문 조사 결과가 이날 나왔습니다. 펀드 매니저 380명 대상으로, 이들이 운용하는 편드 규모만 1조2000억 달러에 달합니다. 그런데 펀드 매니저들은 글로벌 경기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주식을 매수하는 상반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날 나온 설문 조사 결과에서 펀드 매니저들의 글로벌 성장 전망은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던 작년 4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성장 전망은 -6%였는데, 이는 강해진다는 대답보다 약해진다는 대답이 더 많다는 뜻입니다. 펀드 매니저들의 글로벌 성장 전망은 지난 3월에 가장 높았는데, 당시 91%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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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매니저들의 글로벌 경기전망(파란색)과 주식 비중 추이. /자료=뱅크오브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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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원인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중국의 성장 둔화 전망입니다. 실제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은 4.9%로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중국의 전력난과 부동산 구조조정으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펀드 매니저들은 채권 비중을 줄이고, 현금 비중은 늘리고 있었습니다. 채권 비중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10월 펀드 매니저들의 평균 현금 보유 비중은 4.7%로 1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주식에 대해 16% 가 비중 확대라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작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또 전체적인 주식 비중 확대가 50% 이상이어서 여전히 주식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일반 펀드보다 빨리 움직이는 헤지펀드는 순 주식 익스포저를 9월 41%에서 10월 26%로 낮췄습니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마이클 하트네트 뱅크오브아메리카 전략가는 “글로벌 낙관론과 주식 배분 확대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9월 주가가 하락했고 10월 들어 주가의 출렁임이 강하지만 채권 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이어서 가장 높은 잠재적인 수익률을 보여주는 주식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한편 원자재에 대한 자산 배분은 28%가 비중 확대라고 해서 7월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유가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내년에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는 펀드 매니저는 44%, 그렇지 않다고 보는 펀드 매니저가 49%였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내년에 배럴당 100달러까지 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 파월의 다섯 가지 잣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난 8월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는 이유로 다섯 가지 잣대를 내세웠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따져 보니 대부분 맞지 않다는 지적이 월가에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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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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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의 인플레에 대해 앞으로 잠잠해질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들이댄 다섯 가지 잣대는 다음과 같습니다. 광범위한 물가 압력의 부재, 기존 높은 인플레를 보였던 아이템의 가격 하락, 낮은 임금 압력, 더딘 인플레 기대 상승, 인플레를 하향하는 장기적인 글로벌 압력 등입니다.

그런데 광범위한 물가 압력의 부재는 맞지 않는 얘기가 돼 가고 있습니다. UBS의 9월 소비자 물가 분석에 따르면, 소비자 물가를 구성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70% 이상이 전년 대비 상승했고, 단지 7%만이 하락했습니다. 물가 상승 압력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광범위한 부분에서 물가 압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고차 가격이 하락하는 등 기존에 높은 가격 상승 추세를 보였던 아이템의 가격 하락은 맞습니다. 중고차 가격은 8월에 전달 대비 1.5% 하락 한데 이어 9월에도 0.7% 하락했습니다. 또 코로나 회복으로 잠시 급등했던 항공요금도 9월에 전달 대비 6.4%나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중고차 가격이나 항공 요금 하락이 전반적인 물가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 급등한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떨어지면,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연결 고리가 틀린 것입니다.

낮은 임금 상승 압력도 의문입니다. 9월 시간당 임금은 작년보다 4.6% 상승했습니다. 코로나 이전만 해도 통상 2~3% 상승 정도였는데, 급격하게 임금이 오르는 추세입니다. 기업들의 구인은 사상 최고 수준인데, 실제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일자리 미스 매치의 영향입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9일 “거의 1억800만명이 고용시장 밖에 있다”며 “약 800만명이 실업자이고, 약 1억명이 노동력이 아닌 상태”라고 했습니다. 바킨 총재는 “노동력 공급 부족이 경제 성장을 제약할 수 있으며, 팬데믹을 넘어서도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임금 상승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플레 기대 증가가 더디다는 것도 틀려 가고 있습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9월 소비자들의 인플레 기대는 내년까지 5.3%, 3년 후에는 4.2%로 조사됐습니다. 둘 다 8년만의 최고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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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의 향후 1년 후 인플레이션 기대 추이. /자료=뉴욕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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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장기적인 인플레 하향 요소는 아직은 평가하기 이른 시점입니다. 파월은 고령화, 생산성 하락, 기술 혁신 등이 장기적으로 인플레를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시장에서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는 연준의 스토리가 점점 먹혀 들지 않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10월 펀드 매니저 조사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58%였습니다. 9월엔 일시적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69%였는데 줄어든 것입니다. 38%는 인플레이션이 장기적이라고 대답했는데, 이는 9월의 28%에서 증가한 것입니다.

펀드 매니저들 사이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많습니다. 펀드 매니저들의 34%는 내년에 낮은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올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기업들의 실적이 좋을 것이란 전망에 월가 주가가 오르고 있습니다. 갑자기 월가에서 비관론이 쏙 들어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증시는 언제 다시 얼굴을 바꿀 지 모릅니다. 기업 실적을 점검하면서 리스크도 챙겨 보시기 바랍니다. 둘째, 펀드 매니저들이 글로벌 경기 전망은 어둡게 보면서 주식 비중은 여전히 높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직은 저금리로 주식 외에는 투자 대안이 없어 보입니다. 다만, 주식의 옥석을 가릴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셋째, 월가에서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는 스토리가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인플레가 장기화될 때를 대비한 대응책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할 때입니다.

[방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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