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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우린 카드랑 다른데"…금융당국 결제 수수료 실태조사에 우는 빅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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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빅테크 결제 수수료 과도 지적에 금융당국 실태 파악 나서

빅테크, 카드사 수수료 인하 압박 '불똥' 튈까 전전긍긍…"기능 달라"

뉴스1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카드수수료 인하 관련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9.2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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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금융당국이 강도 높은 간편결제 수수료 실태 조사에 나서면서 네이버·카카오·쿠팡 등 이른바 '빅테크' 기업들이 규제 우려로 떨고 있다. 국회에서 빅테크와 카드사의 수수료를 직접 비교하며 수수료가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어 국내 플랫폼 전반의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결제 수수료 규제까지 이어질까 전전긍긍이다.

카드사들까지 빅테크의 결제 수수료가 과도한데, 카드업계만 수수료 인하 압박을 받고 있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카드사와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르고 결제 시스템도 다른데 같은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에 위배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당국 "빅테크 실태 파악 중"…네이버·카카오·쿠팡 결제 수수료 타깃?

20일 IT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빅테크의 금융 결제 실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정치권에서 카드사 수수료와 빅테크의 결제 수수료를 비교했을 때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당장 규제하기 위한 조사는 아니다. 면밀한 실태 파악이 우선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앞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빅테크에 대한 규제 방침에서 규제 방침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금융감독원에서 간편결제 수수료와 PG 수수료에 대해 실태점검 중이다. 결과를 면밀히 보겠다"고 답한 바 있다.

금융당국이 빅테크의 결제 수수료 규제를 위한 조사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빅테크 기업은 금융당국의 조사가 규제의 물밑 작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상황에서 국회의 수수료 지적까지 이어지는 만큼 금융당국도 빅테크를 가만히 두고만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빅테크 결제 수수료의 비교 대상인 카드사들이 정부로부터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 압박을 받자, 역으로 빅테크의 수수료가 더 과도하다는 주장을 펼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금융당국이 빅테크 기업의 사업에 제동을 걸기 시작한 점 역시 시기적으로 빅테크 기업의 우려를 부채질했다. 금융당국은 빅테크 계열 플랫폼의 앱을 통해 보험이나 펀드 가입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단순히 광고를 넘어 상품중개에 해당한다며 규제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일부 빅테크들은 일부 사업을 중단하고 사업모델을 바꾸는 중이다.

빅테크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들의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여론이 형성돼 있고, 금융당국도 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미 낮은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는 결제 수수료에까지 영향을 주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일 기능, 동일 규제'인데…"카드사-빅테크 결제 시스템·서비스 달라"

간편결제와 신용카드를 단순비교하면 둘 다 지급결제 수단이라는 점에서 유사해 보일 수 있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스템이 다르다.

빅테크는 카드사가 제공하는 결제대행(PG) 서비스 이외에도 주문서 제공, 판매관리, 배송추적, 판매 데이터 분석, 회원관리, 리뷰, 포인트 적립, 고객센터 운영 등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주문관리수수료를 단순히 결제 수수료로만 보면 안되고 온라인 상거래 비즈니스 전반을 위한 통합 관리 수수료로 봐야한다는 의미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기본적으로 빅테크와 카드사의 결제는 여러 차이가 있어서 수수료를 같은 선상에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무위 국감 당시 고 위원장도 "간편결제 수수료에는 결제대행(PG) 수수료가 들어가 있어 이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발언한 바 있다. 오프라인 가맹점 결제 시에 적용되는 신용카드 수수료와 온라인 결제에 해당하는 PG 수수료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PG수수료는 오프라인에서 적용되는 신용카드 수수료에 온라인 결제대행 시스템 구축비용, 부가 서비스 제공 비용 등을 추가해서 결정된다.

빅테크 관계자는 "단순 비교할 수 없는 결제 수단을 단순 비교해서 규제해야한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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