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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추계조차 막연한 탄소감축목표…美 압박 부담 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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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습니다] 송의영 한국국제경제학회장·서강대 교수 ②

집값·가계부채 걱정했다면 한은 좀더 일찍 움직였어야

中과 연계된 韓경제 불안…가계부채도 中충격 고려해야

적절한 재정부양에 통화긴축·적극적 부채대응 바람직

[이데일리 이정훈 이윤화 기자]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인 송의영 한국국제경제학회장은 현재의 한국 경제상황과 관련,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는 상대적으로 낮게 보면서도 빠르게 늘어나는 가계부채와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로 인한 중국 영향, 기후변화 대응 등 여러 현안에서는 비교적 높은 수준의 우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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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의영 한국국제경제학회장(서강대 경제학 교수)이 이데일리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DB)




특히 최근 정부가 확정한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40%까지 높이고, 2050년 넷제로(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현실성이나 비용 부담 등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송 회장은 1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탄소 배출량을 목표대로 줄일 때 얼마만큼 비용이 발생할 지 전혀 모르고 있는데다 현 (탄소 감축) 시나리오도 관련 기술이 크게 발전하지 않는다면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앞으로 미국 정부도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에 대해 다른 국가들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리에게 훨씬 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둔 주요 대선 후보들의 정책공약에 실망감을 표시하며 특히 “(경제)성장정책에 대한 논쟁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이 8월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렸다.

△개인적으로는 주택가격 상승에 대응해 한은이 조금 더 일찍 움직였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주택뿐만 아니라 주식 가격 상승 등에 대해서도 불안하게 생각한다면 자산 가격에 대한 경고성 시그널을 좀더 일찍 줬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팬데믹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산가격 상승을 비이성적인 수준이라 쉽사리 단정짓지 못했을 수 있다. 한은 입장에서는 충분히 합리화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도 미국에 앞서 선제적으로 긴축으로 가는 게 필요하지 않나.

△시장에서는 `선진국이 금리를 인하할 땐 신흥국은 천천히 가고, 긴축할 때에는 먼저 서두르는 게 안전하다`고들 한다. 선진국에서 금리를 올라갈 때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우려해서 미리 올려 놓아야 국제투자 흐름에서 볼 때 안전하다는 생각인 것 같다. 물론 이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다만 우리가 (미국에 앞서) 선제적으로 긴축을 펼 때 우리 경기가 감당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남긴 하지만, 적어도 국제투자 흐름의 안전성에서 봤을 땐 충격을 완화하고 시장 참여자들에게 시그널을 미리 주는 것은 괜찮은 전략인 듯하다.

-최근 대외적인 충격이 유독 한국시장에만 강하게 오고 있다.

△우리 환율이나 투자자금 흐름은 꽤 오래 전부터 중국과 연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이 중국 경제권의 일부라고들 생각하고 있다. 공급망 차원에서도 우리 경제가 중국과 깊이 연결돼 있다고 본다. 그래서 중국에서 불안이 오면 우리나라 자금이 먼저 빠져 나가고 환율이 올라가는 현상이 과거부터 되풀이 돼왔다. 최근엔 한국과 중국이 디커플링되고 있지만, 중국에서 큰 악재가 터지면 우리 시장이 매우 크게 불안해질 수 있다. 개인적으로 우리의 가계부채를 걱정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일단 우리 가계부채는 부자들이 주로 꿔가고 담보가 되는 자산가격 대비 부채도 그리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는 안전한 편이다. 다만 걱정하는 시나리오는 중국발(發) 불안과 미국 금리 상승 등으로부터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 투자자들이 우리 경제에 대해 가계부채를 가장 큰 위험으로 보는 것도 부담이다. 가계부채를 둘러싼 이들 위험이 한 번에 겹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헤드라인 물가보다 국내 체감 물가가 더 높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미국에 비해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되는 임대료 비중이 너무 낮게 반영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우리는 원래 물가 목표치가 3%였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나 식품가격 상승 등이 겹치면 서민생활에 상당한 압박을 가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2%대 금리에서 3% 정도 물가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시장 컨센서스로도 내년에는 물가가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통화정책과 달리 재정은 여전히 확장적인데.

△개인적으로 보수진영에서 가계나 민간부채에 대해서는 관대하면서 유독 국가채무에 대해서만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재정긴축은 지지하면서 통화긴축에 불편해하는 것도 그렇다. 일단 우리 국가채무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지 않고 있다는 점엔 동의한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재정 지원을 피해가 큰 자영업자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동의한다. 또한 GDP대비 재정부양 비율로 보면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니 앞으로도 재정을 더 퍼줘도 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스럽다. 특히 우리는 기축통화국이 아닌 만큼 재정을 잘 관리하고 국가채무비율도 면밀하게 주시해야 하는 게 맞다. 재정준칙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다만 지금 우리는 국가채무가 아니라 가계부채나 민간부문에서의 채무 증가를 훨씬 더 우려해야 한다. 팬데믹 국면에서 젊은층이나 취약계층에서의 부채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에 가계부채 부실로 인해 과거 카드대란과 같은 수준의 위기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통화정책만으론 이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금융당국이 적극 도와야 한다. 특히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위축이 염려될 때에는 적절하게 대응하는 정책적 조합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지금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재정정책을 정상화하기도 쉽지 않다. 어느 정도 재정을 부양적으로 가져 가면서도 통화정책은 적절히 긴축적으로 가고,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에 적극 대응하는 조합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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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의영 한국국제경제학회장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미국과 중국 갈등도 걱정이다.

△미·중 간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 지 봐야 하지만, 미국 견제로 한국과 중국 간에 공급망 디커플링이 일어나면 우리가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중국보다 우리가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 한국과 중국 간 공급망이 붕괴하면 우리 경제는 그 여파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한·중 경제관계가 굉장히 밀접하기 때문에 중국이 불안할 때 가장 크게 피해 볼 수 있는 국가가 우리라는 점을 잘 이해하고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 따라서 될 수 있는 한 한국과 중국 간 디커플링이 부분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진행돼야만 우리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일단 미국과 중국 간 안보 대결은 피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화해 가능성은 별로 없다. 안보와 밀접하거나 기술 탈취가 심한 산업 일부에만 디커플링되는 게 한국과 세계 경제를 위한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40%까지 높아졌다. 기후변화 대응은 불가피한 대세지만, 너무 가파른 감축이 가져올 산업계 영향이나 재정 부담이 우려다.

△솔직히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보진 않았다. 다만 탄소 감축을 위해 우리가 고민할 부분은 에너지와 산업, 운송부문에서의 대응인데, 우선 에너지부문은 선진국에 비하면 시작도 못한 수준이다. 산업에서의 감축은 제조업 중심인 우리 경제구조 상 탄소를 줄이는 과정에서 굉장한 비용을 발생시킬 것이다. 운송의 경우 에너지분야에서 청정한 전기만 뽑아내면 진도가 빨리 나갈 것이다. 아울러 탄소 배출량을 목표대로 줄일 때 얼마만큼 비용이 발생할 지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점도 우려다. 아직 비용 추산도 없이 막연하다. 여러 시나리오가 있고, 기술이 크게 발전하지 않는다면 달성이 어려울 것이다. 미국 정부도 지금까지의 기조를 유지한다면,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 시간을 짧게 끊어서 다른 국가들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압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부담스럽게 다가 올 가능성이 있다.

-이번 대선 정국에서 각 후보들의 공약 중에 관심 있는 것이 있나.

△자세히 보지도 않았지만, 솔직히 각 후보 공약은 구색 맞추기 정도일 뿐 진지하게 내놓았는 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나중에 여야 후보가 둘로 줄어들면 그 때부터 자세히 보려고 한다. 지금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개인적인 관심을 크게 자극하는 프로그램은 눈에 띄지 않는다. 기본소득 정도가 관심이었는데, 그에 대한 반론이나 대안이 나오지 않는 것이 아쉽다. 또한 성장정책에 대한 논쟁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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