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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예방효과 88%→3%…얀센 접종하고 사흘 앓았는데 또 맞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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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오진영 기자, 홍효진 기자, 홍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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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의 위탁의료기관에서 지난 6월 10일 오전 한 간호사가 얀센 백신 분주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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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씨(30대)는 얀센 백신 접종을 받은 후 사흘간 몸살 증세에 시달렸다. 다행히 다른 이상증세는 없어 병원에 가지는 않았으나 여전히 불안함에 시달리고 있는 김씨는 당장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접종하는 것에는 손을 내저었다. 김씨는 "신뢰할 만한 근거가 있다면 맞을 계획"이라면서도 "아직은 데이터도 부족하고 연구마다 결과가 달라 즉시 접종은 신중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전국민의 70% 백신 접종 완료를 목전에 두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백신 효과의 유지·보완을 위해 부스터샷에 나섰으나 일부 접종 완료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로 접종 후 부작용을 경험한 시민들 사이에서 추가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부스터샷을 접종할 경우 예방 효과가 크게 오른다면서도 큰 부작용을 겪은 완료자들은 추가 접종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차접종도 아팠는데, 한번 더 맞으라고요?…부스터샷이 불안한 시민들

지난 1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은 얀센 백신 효과가 시간이 지나면서 급격히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와 관련해 "얀센 백신 접종자에 대한 추가접종 계획을 조속히 수립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예방효과가 급감하는 얀센 백신의 접종자들이 이르면 다음달부터 부스터샷을 맞게 될 전망이다. 미국 공중보건소(PHI)의 보고서에 따르면 얀센 백신의 감염 예방효과는 올해 3월 88%에서 8월 3%로 떨어졌다.

시민들은 대체로 백신의 예방효과를 높이기 위해 추가 접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접종 자체를 두고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접종 직후 크고 작은 부작용에 시달렸던 접종 완료자들은 '부스터샷이 걱정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백신 자체에 대한 불신을 가졌을 경우 1차 접종은 물론 부스터샷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는 시민들도 나왔다.

종로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얀센 백신 접종자 신모씨(34)는 "얀센 백신을 맞았을 때 며칠간 열이 나고 머리가 아파 가게 문을 닫았다"라며 "정부가 또 맞으라고 하면 맞기야 하겠지만 혼자 사는 터라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고민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신씨는 "접종 전에 미리 타지에 사는 가족들에게 연락을 해야 할 것 정도인데 강제하지는 말았으면 한다"고 했다.

백신휴가 등 제도상의 미비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6월 예비군을 대상으로 배부된 얀센 백신을 접종받은 직장인 정모씨(33)는 "1차 접종 때에도 개인 휴가를 사용해 맞고 왔는데 부스터샷까지 또 휴가를 쓰라는 건가"라며 "맞을 때마다 접종받을 수 있는 사람들과 아닌 사람들을 구분해야지 안 그러면 부스터샷 거부자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얀센 백신 외에 다른 백신을 접종받은 시민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의 목소리가 나온다. 3주 전 모더나 백신을 2차 접종받은 대학생 전모씨(26)는 "백신을 접종받은 후 아직까지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제껏 심장에 문제가 있었던 적이 없어 병원에는 아직 안 갔지만 (2차 접종에도 부작용이 있었는데) 부스터샷 맞고 괜찮으리란 보장이 없어 부스터샷을 맞을 계획은 없다"고 했다.


전문가 "과도한 불안감 가질 필요 없어"…다만 부작용 시달리는 경우 부스터샷 신중해야

정부는 전날 저녁 8시부터 일반인에 비해 항체 형성이 어려운 면역저하자들에 대한 추가접종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고위험군 대상자들의 추가접종 시점이 기본접종 완료 6개월 후인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2개월 이후'인 셈이어서 상당히 빠른 편이다. 정부는 임상 연구 결과 추가접종을 마친 집단은 그렇지 않은 대상군에 비해 감염 예방 효과는 11.3배 가량 높았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한시바삐 추가접종을 마쳐 예방 효과를 높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한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스라엘의 경우 부스터샷 이후 확진 예방 효과가 90% 가량 늘어났다는 보고가 있다"며 "위드코로나의 기본 전제조건이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이기 때문에 부스터샷에 대해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암환자 등 면역억제제를 쓰는 분들이나 시간에 따라 감염예방률이 급락하는 얀센 백신 접종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 돌파 감염의 우려가 있어 11~12월 내에 부스터샷을 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백신 접종 이후 마비 등 큰 부작용이 있는 경우 부스터샷을 맞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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