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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집값 따라 늘어난 정책모기지…조건 꽉 채운 대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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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집값 상승으로 정책모기지 공급액도 늘고 있다. 특히 대출 요건 상한선에 근접하는 주택가격의 정책모기지 신청이 증가해 일부에서는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 정책모기지를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해 요건 완화가 쉽지만은 않다.

19일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금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9월 공급된 보금자리론은 총 18조5309억원이다. 이 추세라면 올해 25조원의 보금자리론이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금자리론은 집값 시세 6억원 이하, 연소득 7000만원 이하에 제공되는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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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조5596억원이 공급됐던 보금자리론은 정책금융상품 확대 기조에 2019년 19조262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26조5508억원이 공급됐고,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가 크게 늘면서 지난 8월말 기준 은행권 전체 주택담보대출에서 정책모기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보금자리론 공급 증가에는 집값 상승이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보금자리론에 담보로 제공된 주택가격을 살펴보면 최근 4억원이 넘는 주택 비중이 2019년 24.2%에서 올해 36.9%까지 커졌다. 올해는 최상단인 5억원에서 6억원 사이의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14.3%에 달했다.

또 다른 정책모기지인 적격대출에서도 집값 상승의 영향을 살펴볼 수 있다. 적격대출은 소득 기준이 없고, 담보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여서 보금자리론보다 대출 범위가 넓다. 올해 1~9월 적격대출은 담보 주택가격 6억~7억원(21.4%)에서 가장 많이 이뤄졌고, 이어 △7억~8억원 18.5% △8억~9억원 17.5% 순이었다. 최상단인 8억~9억원 구간은 이미 지난해 대출액의 2배 이상 공급됐다.

집값 상승에 서민 실수요 대출인 보금자리론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에 주금공은 올해 대출한도를 3억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늘렸다. 일부에서는 주택가격 한도도 6억원에서 상향조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지역 중소형(전용면적 40~62.8㎡)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지난 6월 기준 7억3578만원으로 3년사이 63% 올랐다. 서울 중소형 아파트는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없다.

한편 주금공이 보증하는 전세대출 한도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당국과 주금공은 전세대출 보증대상 보증금 한도를 수도권 5억→7억원, 비수도권 3억→5억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이같은 문제가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지적되자 최준우 주금공 사장은 "올 4분기 안에 전세대출 보증금 한도 상향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모기지가 가계부채 증가에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실수요자 대출이라는 점에서 규제하기 쉽지 않다"며 "오히려 일부에서는 집값 상승에 맞춰 대출 요건을 완화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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