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스텔란티스 손잡은 삼성SDI… 북미 ‘K배터리 삼국지’ 돌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美에 배터리 합작사 설립 MOU

SDI, 투자금액 최소 수조원 추정

공장 위치·생산규모 공개 안해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북미 진출

전기차 시장 공략 본격 경쟁 예상

그동안 누구와 손을 잡을 것인지 관심을 모았던 삼성SDI가 세계 4위의 자동차그룹 스텔란티스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이로써 국내 배터리 3사는 모두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며 다가올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본격 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1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스텔란티스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스텔란티스는 전날 LG에너지솔루션과 40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공개한 바 있다. 삼성SDI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조만간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 부지를 결정하고 본격적인 건설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MOU의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합작공장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투자금액이 최소 수조원 단위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배터리 생산량도 수십GWh는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중 누가 더 많은 용량을 차지했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만큼 LG에너지솔루션보다 더 많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40GWh를 가져오면서 삼성SDI는 이보다 적거나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스텔란티스는 2030년까지 연간 전기차 390만대를 생산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구체적인 합작법인의 위치와 준공 시기 등 세부적인 내용은 양사가 추가 협의를 거쳐 조만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SDI는 한국 울산과 중국 서안, 헝가리 괴드 등 3개의 거점에 배터리 생산시설을 두고 있지만 북미 공장 신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SDI는 지난달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진출을 공식화한 바 있다. 최근에는 미국 일리노이주 등 미국에서 복수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텔란티스는 산하에 마세라티, 지프, 크라이슬러, 푸조 등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각형 배터리와 파우치형 배터리를 혼용해 LG·삼성과 각각 별도의 합작사를 설립한 것으로 보인다. 각형 배터리는 중국 CATL도 생산하고 있지만 미·중 무역갈등과 최근 공급망 이슈 등으로 한국 기업과 손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모두 미국의 유력 자동차 회사와 손을 잡았다”며 “향후 본격적인 전기차 전환 시대에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 K배터리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기업 가운데 누구와 손을 잡았느냐에 따라 향후 시장 점유율이나 업계 순위에도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스텔란티스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자동차 기업으로, 이탈리아와 미국 자동차 기업이 합작한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프랑스 자동차 기업 푸조시트로엥이 합병해 올해 1월 출범했다. 이들은 2025년까지 전기차 전환에 약 41조원(약 300억유로)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