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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기차, 한 폭의 사진이 되다…코레일 철도사진공모전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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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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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 수상작인 오희재씨의 ‘설국열차’. 눈보라를 뚫고 달리는 KTX의 역동적인 모습을 담았다. 코레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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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재씨 ‘설국열차’ 금상 영예
“때마침 눈이 내려 좋은 결과”
은상엔 김창덕씨·김일웅군

60·70대 전직 공무원들은 사진에 푹 빠져 기차 사진을 찍었고, 10대 고교생은 철도를 좋아하다 기차 사진에 푹 빠졌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19일 발표한 제12회 철도사진공모전에서 금상과 은상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최고상인 금상은 오희재씨(60·전북 남원)의 ‘설국열차’가 받았다. 눈보라를 뚫고 달리는 KTX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 작품이다. 오씨는 농촌지도직 공무원으로 일하다 정년퇴직을 한 사진가다. 그는 아름다운 한국의 풍경을 눈으로만 보기가 아깝다는 생각으로 15년 전부터 카메라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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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재씨, 김일웅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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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은 뭐든지 찍습니다. 시골 풍경도 좋고, 철도가 달리는 풍경도 좋고, 따로 정해놓고 찍는 주제는 없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놓고 싶다는 일념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니죠.”

작품 ‘설국열차’를 찍은 것은 올 1월이다. 전라선 KTX가 터널로 들어가기 직전 터널 위에 자리를 잡고 있다가 사진을 찍었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상황에서 달리는 기차를 찍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눈이 내려 현장으로 달려갔더니 정말로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왔어요.”

아름다운 한국의 자연을 렌즈에 담는 데 몰입해온 그는 다른 공모전에서 은상을 받기도 했다. 당시 받은 상금 200만원을 지역 젊은이들을 위한 장학기금으로 내놓는 등 나눔을 실천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정년퇴직을 기념하는 전시회를 남원의 춘향문화예술회관에서 열었다. 사진전의 주제 역시 ‘아름다운 우리 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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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수상작인 김창덕씨의 ‘아름다운 산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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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을 받은 ‘아름다운 산천호’를 찍은 김창덕씨(78·부산) 역시 공무원(부산시) 생활을 했다. 23년여 전부터 사진을 찍어왔다는 그는 사실상 사진에 미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외를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데 바친 돈을 모았다면 집 한 채는 샀을 겁니다. 주로 혼자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데 치매 방지에도 아주 좋은 것 같아요.”

이번에 상을 받은 사진은 2~3년 전 경전선 삼랑진역 인근에서 찍었다.

“무지개는 상상도 하지 못하고 현장에 갔는데, 황홀한 장면이 연출되더라고요. 그래서 셔터를 눌렀지요.”

19일 오후 전화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그는 “억새풀이 우거진 생태공원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자연과 함께하는 사진 찍기’가 건강관리의 비결이라는 그는 “사진 덕분에 자연을 즐기고, 힐링하는 인생을 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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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수상작인 김일웅군의 ‘봄날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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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주인공’이라는 제목의 사진으로 은상을 받은 고교 3학년 김일웅군(18·부산)은 ‘철덕(철도덕후)’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철도를 좋아했다. 그러다 최근 들어 철도 사진 쪽에 관심을 갖게 됐다.

“철도와 관련된 아름다운 풍경을 많이 기록하고 싶어 다양한 철도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수상작은 2020년 4월 벚꽃이 활짝 핀 진해에서 찍었다. 화물열차의 운행시간을 미리 파악한 뒤 현장에 가서 대기하고 있다가 이 사진을 건졌다. 기관사가 되는 것이 꿈인 그는 철도 관련 대학에 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한국철도는 ‘철도와 함께한 아름다운 순간’을 주제로 지난 8월9일부터 한 달간 철도사진공모전을 진행했다. 공모전에는 모두 1243점의 작품이 접수됐다. 사진작가·교수 등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독창성과 예술성 등을 고려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수상작은 한국철도 블로그(blog.naver.com/korailblog)에서 감상할 수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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