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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사설]내일부터 대리주차·배달 금지, 경비원 상대 갑질 없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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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아파트 경비원의 업무 범위와 입주민들의 법 위반 시 처벌규정 등을 담은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19일 공포돼 21일부터 시행된다. 각종 허드렛일 강요 등 ‘갑질’을 없애고 경비원의 처우개선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핵심은 경비원 고유의 경비 외 업무를 특정함으로써 경비원에게 시킬 수 없는 일을 명확히 한 것이다. 낙엽 청소나 제설작업, 재활용품 분리배출 정리와 감시, 택배·우편물의 보관 등은 업무에 포함됐다. 반면 대리주차, 가구로 소포 배달이나 안내문 배부, 제초·도색작업 등은 제외됐다. 허용된 범위 외의 업무지시를 할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등 처벌된다.

아파트 경비원들은 육체적·정신적 갑질 피해나 열악한 근무환경, 고용불안에 시달려왔다. 지난해 서울 강북구 아파트에서 주민 갑질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최희석씨 사례로 갑질 근절의 여론이 높아졌다. 하지만 경비원을 대상으로 한 갑질은 여전히 심심찮게 보도된다. 우리 사회 인권의식의 수준을 보여준다.

입주민과 경비원의 관계를 모두 법으로 규율할 수는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입주민 등이 협력해 이번 시행령을 아파트 단지 현장 속에 안착시키는 것이다. 또 경비원들의 인권과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지속적으로 관련 규정을 제·개정해 나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입주민들의 마음가짐과 자세이다. 경비원을 아파트 공동체의 일원이자 이웃으로 배려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무장해야 안전하고 행복한 아파트 공동체 문화를 가꿔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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