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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한미일 정보수장 만난날…北, 또 신형 SLBM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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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9일 오전 10시께 함경남도 신포에서 동해상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번 탄도미사일은 고도 약 60㎞, 사거리 약 590㎞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사는 한·미·일 정보 수장 협의와 한미 북핵 수석대표 회동에 맞춰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핵의 존재감을 높이면서 협상을 유리한 쪽으로 이끌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예경 기자 / 임성현 기자]

韓美日 잇단 회동에 존재감 과시한 北…협상력 극대화 노린듯

北 SLBM 추정 미사일 발사

한달새 벌써 3번째 도발
'이중잣대' 반응 떠보는듯

靑, NSC 열어 "깊은 유감"
'도발' 표현 없이 수위조절

유엔 안보리, 결의위반 논의
美국무부 "추가 도발 자제를"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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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올 들어 7번째 미사일 도발, 특히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북한의 의도와 배경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을 제안한 이후 북한이 이에 화답하면서 미·북,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동시에 북한은 존재감 과시를 위해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나서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회동이 진행되고 19일 서울에서 한·미·일 정보수장 협의가 진행되는 등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움직임이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면서 그 파장이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달 15일 순항미사일, 28일 탄도미사일에 이어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불과 한 달 새 3번의 미사일 도발을 했다. 그 와중에 남북 간 통신선 복원은 물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에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까지 직접 메시지를 내면서 미사일 발사는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자위권 차원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러면서 대화 재개 조건으로 미국의 적대시 정책 등 이른바 '이중기준' 철회를 내세웠다. 대화와 도발이 뒤섞인 북한의 메시지는 결국 남북, 미·북 대화 재개 의지는 내비치면서도 협상력 극대화를 위해 미국과 벌이는 '기싸움'으로 분석된다.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라는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북한의 '몸값'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전선언을 두고 대북 공조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며 "이중잣대에 대한 한·미·일의 반응을 테스트하면서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이번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면 대화 거부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미사일이 SLBM으로 추정되면서 지난달 15일 한국의 첫 SLBM 시험발사 등 남측이 지속적으로 군사력을 증강한 데 대한 맞대응 측면으로도 해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SLBM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이날 오전 10시 17분께 포착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북한이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했지만 군은 "한미정보자산을 통해 현재 포착된 것은 1발"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앞서 2019년 '북극성-3형' SLBM 수중 시험 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북극성-4·5ㅅ' 등 신형 SLBM을 열병식에서 공개한 바 있다. 군당국은 북한의 고래급(2200t) 잠수함에서 발사된 미니 SLBM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 측이 내일 공식 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일 발사 직후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원인철 합참의장에게 상황을 보고받은 NSC는 "북한의 이번 발사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해 최근 우리와 미·중·일·러 등 주요국 간 협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뤄진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달 28일 미사일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도발'이란 표현 없이 유감만 표명하면서 수위 조절에 나섰다.

국정원은 이날 한·미·일 정보기관장 회의 직후 이례적으로 입장을 내고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상황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란 점에서 국제사회가 추가 제재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원칙적으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는 결의상 금지돼 있다"면서도 "안보리 결의 위반 여부는 최종적으로 안보리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19일(현지시간)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는 다수의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며 역내에 위협이 된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자제하고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대화에 내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임성현 기자 /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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