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반값 복비’ 전국 시행 첫날, “계약날짜 변경해도 되나요” 눈치싸움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개보수 상한요율 인하안 19일 계약부터 적용

계약자들은 눈치싸움… 반의반값 중개보수 또 등장


한겨레

19일 오후 서울 시내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부동산 매물 안내문.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부동산 중개보수 최고 요율을 최대 반값 수준으로 인하한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이 19일 시행된 가운데 중개보수 인하 혜택을 받기 위해 계약자들이 발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중개보수 인하에 강력 반발해온 공인중개사협회는 가처분 신청과 헌법소원 검토에 들어갔고, 온라인 부동산중개플랫폼 쪽에서는 자체 요율을 ‘반의 반값’ 수준으로 재차 인하하기로 해 ‘반값 복비’를 둘러싼 여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부동산 중개보수 상한요율을 임대차계약은 최대 0.8%에서 0.6%로, 매매계약은 0.9%에서 0.7%로 각각 0.2%포인트 낮춘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이 공포와 동시에 시행됐다. 임대차의 경우 기존에 0.8%를 적용받던 6억원 이상~12억원 미만 구간이 0.4%로, 매매는 0.9%를 적용받던 9억원 이상~12억원 미만 구간이 0.5%로 내려가는 등 인하 혜택이 가장 큰 가격 구간에서는 ‘반값 복비’ 수준이 됐다. 중개보수 요율은 시·도 조례로 정하도록 돼 있으나 이번 개정 때 ‘부칙’을 통해 시행규칙을 우선 적용하도록 했기 때문에 이번 인하안이 전국에 동시 적용된다.

개정 요율이 적용되는 계약일 시점은 19일이다. 잔금이 남았더라도 이날 이전에 계약을 체결한 경우 적용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는 중개보수 인하안 시행을 전후로 개정된 요율을 놓고 계약 당사자 및 공인중개사들이 눈치싸움을 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된다. 한 이용자는 최근 “본계약을 하기로 한 15일에 중개보수 인하를 19일부터 한다는 뉴스를 봤다”며 “15일에 하면 240만원(0.4%)이고 19일에 하면 180만원(0.3%)인데 계약날짜를 변경할 수 있느냐”는 게시글을 올렸다. 공인중개사들의 온라인카페에는 이미 9월부터 “수수료 때문에 계약일을 10월로 하자는 계약자들이 있다”며 고민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인하 전에 계약서를 쓰더라도 잔금 치르기 전에 인하가 결정되면 인하된 기준을 적용해주신다고 답변을 듣고 10월에 계약을 진행했다”는 이용자도 있다.

중개보수 상한요율 인하가 일단락됐으나 “그래도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누그러질지는 미지수다. ‘반값 복비 전쟁’에 불을 당긴 온라인 중개플랫폼 쪽에서는 추가적인 중개보수 인하에 나섰다. ‘매도자 중개보수 0원, 매수자 중개보수 반값’을 내걸고 있는 다윈중개는 이날 다시 반값으로 인하된 자체 요율표를 공개했다. 다윈의 매수자 중개보수는 매매 15억원 이상은 0.35%로 법정 요율 0.7%의 절반이다. 2억원 이상~9억원 미만은 0.3%(법정 0.4%), 9억원 이상~12억원 미만 0.35%(법정 0.5%), 12억원 이상~15억원 미만 0.35%(법정 0.6%) 등으로 인하된 상한요율보다 0.1%포인트~0.25%포인트 낮다. 9억원 아파트를 매수할 경우 중개보수가 315만원으로 법정 요율을 적용한 450만원보다 100만원 이상 저렴하다. 김석환 다윈중개 대표는 “중개보수를 인하했다고는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싸게 느끼고 있고 반값 수수료를 지속적으로 홍보해온 입장에서 기왕이면 계속 반값 수준을 맞춰가는 게 좋겠다고 봤다”며 “오프라인 중심에서는 중개사무소가 1층 상가, 아파트 상가 등 임대료가 비싼 곳에 자리잡을 수밖에 없고 여기서 고비용 구조가 생기는데 온라인 중심으로 바꾸면 중개보수를 낮춰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인하된 요율은 상한으로, 요율 내에서 계약자가 적극적으로 협상하면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 공인중개사가 계약자에게 중개보수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도록 하는 ‘고지 의무’는 이르면 11월 중 시행될 예정이다. 고지 의무를 부여하는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입법예고를 마친 뒤 국무조정실 규제 심사, 법제처 심사 등을 앞두고 있다. 국토교통부 부동산산업과 관계자는 “중개보수 개편 티에프(TF) 때 소비자단체 쪽에서 협상 가능하다는 것을 모르는 국민들이 많다는 문제제기가 있어서 근거 규정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여의도 국회와 세종시 국토부 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중개보수 인하안에 강하게 반발해온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헌법소원을 준비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입법예고 기간에 협회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유감스럽지만 일단은 현장에서 고객들에게 안내를 충실히 하는 쪽으로 수긍하는 분위기”라며 “협회 차원에서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헌법소원에 대한 법리 검토에 착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벗 덕분에 쓴 기사입니다. 후원회원 ‘벗’ 되기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주식 후원’으로 벗이 되어주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