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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대장동 개발?"…제주 오등봉 민간특례사업 논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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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시민단체 "전면 재검토" vs 제주시 "공공성·투명성 확보"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변지철 기자 = 제주시 오등봉 공원 일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도시공원 민간 특례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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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등봉 민간 특례사업 조감도
[제주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9일 정당과 시민단체 등은 민간 특례사업이 '대장동 개발 비리'와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제주시가 해명에 나섰지만, 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 불합리한 협약서 공개 '파장'

최근 제주시를 대상으로 한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홍명환 제주도의회 의원이 오등봉 도시공원 민간 특례사업과 관련해 제주시와 사업자가 체결한 협약서를 공개했다.

일몰제 시한을 앞둔 오등봉 도시공원 개발은 연북로∼한라도서관∼제주연구원을 아우르는 76만 4천863㎡ 부지 중 9만 1천151㎡에 아파트를 짓고 나머지 67만 3천712㎡는 공원 등을 조성해 기부채납하는 사업이다.

시행사가 8천161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15층, 1천429세대 규모의 아파트 2개 단지를 짓는데 3.3㎡당 최초 분양가는 1천650만원 가량으로 책정됐다.

지난 6월 제주도의회가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동의안'을 처리하면서 대부분의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2023년 착공할 예정이다.

문제는 공개된 협약서에 실시계획 인가 시점을 포함해 행정 처리를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이행하거나 위반하면 제주시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의혹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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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도시공원 민간 특례사업 협약서
[협약서 내용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또 제주시의 귀책 사유로 공사 기간이 연장되면, 해당 기간만큼 사업 기간을 늘리거나 추가 비용에 대해 시가 보상해주는 내용도 담고 있다.

사업계획 변경으로 사업비 조정이 필요하면 분양가 재협의도 가능하게 했고, 큰 리스크가 없는데도 시행사가 수익률 8.9%를 보장받도록 했기 때문에 토지 보상 가격으로 사업비가 오르면 결과적으로 분양가도 오르는 구조를 만들었다.

게다가 제주시는 '2021년 8월 10일까지 실시계획을 인가해야 한다'고 협약서상에 명시된 기일보다 40여 일 빠른 6월 28일 오등봉공원에 대한 도시공원 민간 특례사업 실시계획을 각각 인가 고시하기도 했다.

◇ "끝도 없는 의혹…즉각 중단"

협약서가 공개되면서 정당과 시민단체 등은 즉각 반응을 보였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2016년 '추진 불가' 결정을 번복하고 재추진한 민간 특례사업에 대한 끝도 없는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다"며 "오등봉공원 개발사업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주시와 민간업자 간 협약서가 공개되면서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의 퍼즐이 맞춰지고 있다. 인허가를 위해 제주시가 온갖 편의를 봐줬다는 의심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도당은 "협약서 내용을 보면 충격적"이라며 "사업 실시계획 인가 날짜를 확정하고, 그 날짜를 지키지 못해 발생한 손해는 제주시장이 책임지게 했다. 또 향후 5년간 상대방의 동의 없이 공개할 수 없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대로 된 주민 의견 수렴 절차도 생략하고, 교통체증, 상하수도처리, 학교 부지, 공원 사유화 등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해결된 사항이 없음에도 속전속결로 처리된 이유가 민간업자와 약속된 날짜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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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하는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연합뉴스) 제주참여환경연대 홍영철 대표가 제주시 이도2동 교육문화카페 '자람'에서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도시공원 민간 특례사업 부지에 전직 공무원의 투기 정황이 포착됐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참여환경연대도 성명을 통해 "실시계획 인가 이전의 모든 절차가 요식행위였고 사업자와 제주시가 한 몸으로 제주도민을 농락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다른 지방의 시장, 군수와 달리 임명직인 제주시장은 법인격이 없어 사업 지연에 따른 책임을 질 수가 없다"며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개입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제주도의회 역시 문제점을 밝히기보다 제주시의 입장을 그대로 따라 도시공원 민간 특례사업을 통과시켰다"며 제주도의회가 투기비리 게이트를 도운 셈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제주도의회가 즉시 행정사무조사권을 발동해 잘못을 바로잡아야 하고 퇴직 공무원의 무차별 로비로 이해할 수 없는 도의회 표결 결과가 나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 제주시 "공공성·투명성 확보에 최선"

제주시는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뒤늦은 해명에 나섰다.

시는 고성대 도시건설국장 주재로 브리핑을 열어 민간사업자에 대한 특혜 제공은 없었으며, 사업추진과 관련해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성대 도시건설국장은 "협약서 내용 중 '제주시장 귀책 사유' 부분은 특별한 사유 없이 절차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적용되는 것이며, 8월 10일을 명시한 사유는 도시공원 일몰 기한(8월 11일)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8월 10일이 지나 도시공원이 자동 일몰 폐지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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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청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 국장은 "국토교통부 표준협약(안)에도 인가기한이 명시되어 있는 사항"이라며 "협약서는 국토교통부 표준협약안을 기준으로 타 지자체 협약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분석해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한 것"이라고 했다.

고 국장은 또 "사업자의 초과 이익은 100% 무상으로 기부토록 하는 등 공공성과 투명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전국적으로 가장 성공적이며 모범적인 사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 국장은 또 '타당성 검증용역 셀프 검증' 의혹에 대해 사업 제안 평가에 참여했던 제주연구원의 평가위원이 타당성 검증용역에도 참여한 것과 관련해 인지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절차적 하자로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아파트 사업 규모가 줄어들었음에도 제안서상 사업비를 유지해 제기된 '사업비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고 국장은 "최종 사업비는 주택건설사업이 승인된 이후 변경되도록 협약서에 명시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고 국장은 "세대수가 최종 확정돼 주택건설사업 승인 처분이 이뤄지는 2023년 이후에 총사업비 및 사업계획, 협약 등의 변경이 이루어지도록 협약서에 명시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 국장은 "2020년 12월 민간사업자와 협약 체결할 때부터 사업 과정에서는 건설사업관리용역을 제주시에서 선정토록 하고, 사업 종료 때 시장이 선정한 전문 회계 기관을 통해 사업비를 정산하며, 초과 이익이 발생할 경우 100% 무상 기부 등 조항을 추가 반영해 공공성과 투명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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