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정책의속살] 10년만에 소비자물가 3%대 초읽기…기재부, 유류세 인하 '고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종=뉴스핌] 민경하 기자 =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이달에는 3%를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정부가 목표한 연내 1.8% 상승률 달성이 어려운 것은 물론 9년만에 2%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 환율 등 외부 요인이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유류세 인하에 대한 요구가 많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미온적이다. 서민경제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가 생활지출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국제유가 '고공행진'에 환율 상승 겹쳐…작년 통신비 지원 기저효과도

19일 기획재정부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10월 물가상승률이 3%대를 기록하면 이는 지난 2012년 2월(3.0%) 이후 약 9년 8개월만이다.

가장 큰 이유는 국제유가다. 지난 9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인데 이중 석유류의 등락 기여도는 0.84%p에 달했다.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한 이유도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 컸다.

국제유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16달러(0.2%) 오른 82.4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014년 10월 21일 이후 최고치다. 같은날 전국 평균 휘발윳값은 1L당 1700원을 넘어서며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스핌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서울의 휘발유 가격이 평균 1,801.0원을, 전국 휘발유 가격 평균은 1724.7원을 넘어서며 지난 2014년 이후 최고가를 기록한 1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종업원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겨울철 난방 수요 및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세계 원유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산유국들의 증산 억제와 일부 원유 생산설비 가동이 차질을 빚으며 공급 부족으로 원유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2021.10.18 hwang@newspim.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 회복으로 관광·무역 등 석유 수요가 크게 늘었고 글로벌 에너지 대란, 미국의 원유 생산 감소 전망 등이 맞물린 결과다. 국제유가가 향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기에 원화 약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수입비용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87.1원에 장을 시작하며 1200원대에 근접했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는 와중에 겨울철 난방수요가 늘어나면 체감물가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최근 경제동향 발표를 통해 "지난해 10월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요인, 국제유가와 환율의 오름세로 이달 3%대 물가상승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 유류세 인하 놓고 기재부 '고심'…전문가 "서민경제 어려움 덜어줘야"

물가 상승 대응책으로는 유류세 인하 카드가 거론되고 있다. 휘발유·경유 가격에는 교통에너지환경법 시행령에 근거해 교통세가 붙고 수입 관세, 개별소비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도 포함된다. 이를 통틀어 유류세라 하는데 그 비중은 소비자가격의 절반을 상회한다.

유류세 인하는 기름값이 크게 올랐을 때마다 내놓은 카드다. 지난 2000년 3월, 2008년 3월, 2018년 11월 등 총 세 번 단행했다. 가장 최근이었던 지난 2018년 11월 정부는 이듬해 8월까지 총 10개월간 두 차례에 걸쳐 유류세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뉴스핌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조세정책)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2021.10.06 leehs@newspim.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재 기재부는 유류세 인하에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달 물가 상승에 지난해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 비중이 크다는 점, 탄소중립 등 친환경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 점 등이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김승태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지난해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는 이달 물가에 0.7%p 정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농축수산물 또한 수확기가 도래해 안정세를 되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유류세 인하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물가대응책으로 ▲4분기 공공요금 동결 ▲해외달걀 수입 ▲가공식품 담합 모니터링 등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가스요금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공사가 요금 인상을 주장하고 있어 협의가 필요하다.

다만 전문가는 서민경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개입이 불가피하다고 조언했다. 박병희 순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각국이 코로나 대응책을 펼치면서 우려했던 부작용들이 터지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다음달 금리가 인상된다면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활필수품에 가까운 공공요금, 유류세 등은 정부가 통제해서 생활비 지출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204mkh@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