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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연재] 파이낸셜뉴스 '성일만의 핀치히터'

이의리 올 시즌 더 던지지 마라 [성일만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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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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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시동을 걸고 있는 KIA 선발투수 이의리.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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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19·KIA)가 15일 라이브 피칭을 소화했다. 지난 달 12일 NC전서 69개의 공을 던진 후 한 달 여 만이다. 이의리의 몸 상태는 괜찮은 것으로 알려 졌다. 이에 따라 KIA 구단은 이의리를 조만간 실전에 내보낼 방침이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50개 정도의 공을 던졌다. 상태를 봐서 등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의리는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19경기에 나와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했다. 승운이 따라 주었더라면 더 많은 승수를 올렸을 것이다.

첫 등판부터 선명했다. 4월 8일 키움전. 첫 타자 최원준을 상대로 직구(142㎞) 커브(116㎞) 체인지업(130㎞) 3개의 현란한 투구를 했다. 모두 스트라이크. 공의 위력과 두둑한 배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웬만한 신인 투수는 데뷔전 첫 타자를 상대로 스트라이크존에 집어넣기에 바쁘다.

1사 2루서 이정후를 공 3개로 1루 땅볼 처리했다. 어라, 이 친구 보게. 2사 2루서 이번엔 4번 타자 박병호. 서 있는 모습만 봐도 심장이 두근거릴 타자다. 3개의 직구만으로 간단히 포수 파울 플라이. 5⅔이닝 2실점.

첫 승은 4월 28일 한화전이었다. 1회 1번 타자 정은원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개의 볼을 던진 후 내리 3개의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다. 모두 직구였다. 최저 145㎞, 마지막 149㎞ 빠른 공은 타자 무릎 높이에서 몸 쪽으로 파고 들었다. 배트를 내밀 수 없을 만큼 스피드, 높이, 커맨드(위치)를 갖춘 직구였다. 6이닝 무실점. 탈삼진만 10개였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전 텍사스 레인저스) 3인방 이후 오랜 만에 보는 왼 손 투수의 강력한 직구였다. 2사 1루서 4번 타자 노시환을 삼진 처리한 공은 체인지업이었다. 프로 입단 이후 익힌 구질이라 하여 또 한 번 놀랐다.

김진욱(롯데) 이승현(삼성)과 함께 신인왕 경쟁이 예상됐다. 8월 도쿄올림픽에서 맹활약하면서 신인왕 독주 체제로 돌입했다. 하지만 부상으로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 후 추격자들이 매섭게 치고 올라왔다. 특히 18일 현재 3승2패1세이브19홀드를 기록 중인 최준용(롯데)의 기세가 무섭다.

이의리는 어깨나 팔꿈치 고장이 아니어서 등판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염려된다. 신인왕이라는 일생 한 번 뿐인 훈장 탓에 혹 무리할까 걱정이다. 마음에 힘이 들어가면 몸부터 굳는다.

그러다 정말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을까. 이의리는 KIA의 이의리면서 한국의 이의리다. 도쿄올림픽서 한국야구가 수모를 당한 주된 이유는 투수력 열세였다. 이의리를 올 시즌 더 이상 등판시키지 않았으면 한다.

지난 17일 ‘손수건 왕자’ 사이토 유키(33·니혼햄 파이터스)의 은퇴식이 있었다. 그의 프로통산 성적은 15승 26패. 현재는 초라하지만 한 때 와세대 실업고교의 전설이었다. 15년 전 여름 고시엔 대회 결승서 15이닝을 완투했다.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자 다음 날 기어코 완투승을 따냈다.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는 모습이 화제였다. 그러나 어깨 고장으로 프로에선 잊힌 선수가 됐다. 내년엔 제대로 된 양현종-이의리의 원투편치를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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