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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서울 아파트 매수 실종 "규제 따른 일시적 관망세" vs "고점 도달 변곡점 시작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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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 매수세 급냉각 놓고 주택 전문가들 의견 엇갈려

대구 미분양 사태 등 예로 들며

"미분양 지역 핵심으로 번지면서 집값 하락 트리거가 될 것"

공급부족에 상승세 전망도

"입주물량 갈수록 더 줄어들어 서울 부동산 빠른 해결 힘들 것"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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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김혜민 기자, 류태민 기자] 변곡점인가 숨고르기인가.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집값 고점론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시장이 이미 변곡점이 다다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반면, 정부의 인위적 규제에 따른 일시적 관망세일 뿐 상승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도 팽팽히 맞서는 모습이다. 다만 내년 대선 이후가 시장흐름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서울 거래 3건 중 1건 매매가 하락" = 서초구 방배동 ‘방배아크로리버’ 149㎡(전용면적)는 지난달 10일 21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인 24억원보다 2억40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강동구에선 ‘고덕자이’ 59㎡가 13억5000만원에서 11억원으로 2억5000만원 하락했다.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낮게 체결된 단지들이 늘고 있는 모습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하락한 거래는 전체 거래 중 35.1%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서울 아파트 3채 중 1채는 직전 거래보다 낮은 가격에 팔렸다는 의미다. 전월(20.8%)보다 14.3%포인트 늘어난 수준으로 올 들어 월별 최고치다.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된 데다 거래절벽으로 불릴 정도로 거래가 줄어들다보니 아파트 값 상승폭도 둔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변곡점 이미 시작…대구 미분양 사태가 대표적" = 거래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일각에서는 하락장으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의 변곡점은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면서 "거래량이 전혀 받쳐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월별 7000~8000건의 거래량이 정상적이라고 여겨지고 지난해 호황일 때는 1만5000건까지 올라갔지만 올 1월부터는 연속 3000~4000건 대에서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 교수는 "신고가가 나오면서도 매매가가 떨어진 거래가 30~40% 가까이 되는 상황은 유래가 없다"면서 "시장에서 인위적으로 떠받치는 세력이 많다고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은 "현재는 상승기 끝 무렵에서 정체기로 넘어가는 과정"이라면서 "일부 단지는 신고가 거래가 되는 반면, 일부 단지는 하락 거래가 되는 혼조세 상황이 벌어지는 게 정체기의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대구의 미분양 사태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대구 미분양 주택은 2365가구로 전월보다 2배 넘게 증가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사상 최악의 대구발 미분양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그는 "미분양이 점점 핵심 지역까지 번지면서 집값 하락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면서 "수도권도 안심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인위적 규제 따른 일시적 현상…내년까지 상승세 지속" = 반면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최근 대출 규제 영향으로 주택시장이 위축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한 데다, 여전히 상승 기제가 산재해 있어 대세하락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 정부 들어 대책들이 여러 번 나왔는데 그때마다 직후에는 반짝 상승세가 둔화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현재 시장 상승폭이 둔화하는 상황은 인위적 효과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월세 시장쪽 불안 요인도 여전하기 때문에 일시적 둔화세 정도라는 설명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 몇 년간 20~30대의 주택매수가 적지 않았음은 물론 수요가 아직 여전하다"면서 "올해가 정점이 아니고 내년 포함해 당분간 지속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급 부족이 해소되지 않는한 집값 상승세가 계속 될것이라는 진단도 제기된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부터 입주물량이 전년대비 확연하게 줄어드는데 2022년과 2023년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면서 "서울의 부동산 시장은 빠른 시간 내에 해결되긴 힘들 것"이라고 했다.

◇"내년 대선이 변수" 한 목소리 = 전문가들은 내년 대선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다음 정부에서 대규모 공급대책과 대출제한 등의 규제가 나오면 시장은 순식간에 냉각될 수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분수령은 내년 3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아파트별, 지역별로 다르기 때문에 추세를 말하기가 어렵다"면서도 "내년 상반기 대선 이후 정책적인 변화가 있는 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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