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1주기 앞두고
온라인판에 이 부회장 특집 게재
시스템 반도체 승부수에 주목
韓 오너경영에 대해 긍정적 평가
“삼성은 매우 중요한 새로운 시대(a critical new chapter)를 맞이했다.” |
오는 25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1주기를 앞두고 영국 유력 시사 주간지 더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 경영권을 승계받은 이 부회장이 이제 본격적으로 삼성전자의 과감한 도전을 이끌며, 특히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승부수를 걸 것으로 평가했다.
더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삼성전자 최첨단 반도체 패권을 노린다(Samsung Electronics wants to dominate cutting-edge chipmaking)’란 제목의 특집 기사를 온라인에 게재했다. 해당 기사는 23일자 발행되는 지면에도 실릴 예정이다.
이병철·이건희 회장에 이은 이 부회장을 ‘세번째 별(The third star)’이라 은유적으로 표현한 더 이코노미스트는 이 부회장이 석방되고 경영권을 완전히 물려받으면서 삼성이 매우 중요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오는 25일은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지 1주기가 되는 날이다.
더 이코노미스트는 “이 회장의 오랜 와병 생활 등 승계 과정이 간단치 않았으나 이 부회장은 이제 ‘최첨단 로직칩(시스템 반도체, cutting-edge logic chips)’ 분야를 메모리나 스마트폰처럼 세계적 위상을 가진 분야로 키우려 한다”고 평가했다.
이재용(앞줄 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평택사업장을 방문, 반도체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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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전략을 상세히 다뤘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신성장동력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승부를 걸고 있으며, 이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 내다봤다.
2022년 GAA(Gate All Around) 방식의 3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반도체 양산 계획이나 2025년 2nm 양산 목표 등 삼성전자의 기술 개발 목표를 열거한 더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발표가 애널리스트까지 놀라게 했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대만 군사 압력을 강화하면서 TSMC 미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다수 기업들이 TSMC 의존도를 줄이고자 노력 중이며, 이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큰 수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덧붙여 더 빠른 변화를 주고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에서 과감한 인수합병에 뛰어들 것이라 전망했다.
긍정적 요인만 언급하진 않았다. 삼성전자가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소프트웨어·서비스 분야 미진 ▷파운드리 사업 독립성 강화 ▷미·중 기술패권주의(techno-nationalism) 속 생존전략 ▷저평가된 주가 등을 꼽았다.
더 이코노미스트는 “이 부회장이 나서지 않고 품위와 통찰력(shy, decent and astute)을 지닌 스타일로 알려졌으나, 이제 성공을 위해선 이에 더해 거침없는(ruthless) 면모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는 더 이코노미스트가 긍정적 시각에서 이 부회장의 리더십을 조명했다는 데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 외신에선 한국 오너경영에 대한 보수적인 논조가 강한 편인데, 이번 기사는 이 부회장의 리더십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기대감을 표명했다는 데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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