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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골프 사춘기 금방 털어낸 고진영, 더 강해져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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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멘털 코치 정그린 대표가 본 고진영

“회복 탄력성 뛰어나, 목표 설정도 금세 해내”

이번 주 부산서 LPGA 대회 출전, 다양한 기록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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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더스컵에서 우승을 확정하고서 환호한 고진영.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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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3승을 거두고 있는 고진영(26)이 한국에서 또한번 우승을 노린다. 21일부터 나흘간 부산 기장군의 LPGA 인터내셔널 부산에서 열리는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그 무대다.

고진영의 최근 상승세는 눈에 띈다. 8월 한달간 쉰 그는 9월 이후 LPGA 투어 4개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들었다. 그것도 우승 2차례, 준우승 1차례를 거뒀다. 특유의 날카로운 아이언샷이 살아났고, 퍼팅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다. 2019년 개인 첫 여자 골프 세계 1위에 올랐을 때 못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고진영은 최근 14개 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중이다. 그만큼 꾸준했다. 21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도 60대 타수로 끝내면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넘어 역대 최장 연속 라운드 60대 타수 기록을 세운다.

올해 상반기(1~6월)에 고진영은 10개 대회에서 우승 없이 톱10에만 5번 들었다. 그랬던 그가 하반기에만 3승을 거두고 다시 강력한 골퍼로 떠올랐다. 그 원동력으로는 강한 멘털을 꼽을 만 한다. 2018년 8월부터 고진영의 멘털 코칭을 담당하고 있는 정그린 그린코칭솔루션 대표는 “자신이 이루려 하는 목표에 다다르는 방법을 잘 아는 골퍼다. 최근 모습을 보면, 2019년 못지 않게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고진영에 대해 “어떤 목표를 잡으면 그걸 이뤄내려는 성향이 강하다. 그러면서도 과정을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믿고 그대로 가려는 편이다. 그만큼 상황 판단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잠시 주춤했던 시기가 있었다. 고진영은 지난 7월 초, 발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상반기에 ‘골프 사춘기’가 왔다”고 털어놨다. 8월엔 도쿄올림픽에서 공동 9위로 끝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정 대표도 당시를 떠올리면서 “고진영이 힘든 시기가 몇 달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내 훌훌 털어냈다. ‘골프 사춘기’가 오래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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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등 유수 골퍼들의 멘털 코칭을 맡고 있는 정그린 대표. [사진 정그린 대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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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이를 ‘회복 탄력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렵고 혼란스럽지만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 사춘기다. 그래도 고진영은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서도 어느 정도 자신만의 루틴으로 방법을 찾아가는 걸 안다. 스스로 힘을 얻고서 다시 새로운 목표를 세워 일어서더라”고 말했다. 8월 한달간 국내에서 개인 훈련을 하면서 전환점을 찾은 것도 경기력을 회복한 계기가 됐다. 정 대표는 “즐길 땐 즐기고 연습할 땐 제대로 하는 스타일이다. 국내에서 워낙 안정적인 상태를 만들고서 미국에 건너가 ‘느낌 찾았겠다’는 생각이었다. LPGA에 복귀하자마자 우승하는 걸 보고 ‘역시 고진영’ 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막판 퍼트를 놓쳐 준우승했다가 곧장 그 다음 주에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한 것도 ‘회복 탄력성이 두드러졌던 좋은 사례’로 꼽혔다. 정 대표는 “파운더스컵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통화하면서 ‘지난 주는 지난 주일 뿐이야. 이번 주엔 달라. 1주일을 더 살아오면서 넌 성장했어’라는 식으로 얘기했다. 진영이는 ‘그저 한 샷에만 집중하면 되죠?’라고 하더라. 있는 그대로 상황을 받아들이고서 자신에게만 집중하더니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파운더스컵 우승 뒤에 “보기 없는 라운드를 하는 게 목표였는데, (끝나고 보니) 보기 한 개 쯤은 해야 사람냄새가 나지 않나 싶다”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강한 멘털이 없었다면, 이런 여유를 보이기도 쉽지 않았을 터다.

정 대표는 “진영이는 다시 자신의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골퍼다. 시즌 중간에 아쉬움을 털고 다시 일어선 진영이가 당분간 꾸준하게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넬리 코다(미국)에 세계 1위를 내줬던 고진영은 이번 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통해 세계 톱 복귀를 노린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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