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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쓰러진 '반도체 굴기' 中칭화유니…"통째 살래" 경쟁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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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지난 18일 첫 번째 채권자회의가 개최되는 등 중국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의 파산 구조조정이 속도를 타고 있다. 현재 국유기업과 알리바바 등 7개사가 숏리스트(적격 예비후보)에 올랐으며 이중 SK하이닉스 우시공장에 투자한 우시시(市) 국유기업도 인수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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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국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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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파산 구조조정 절차가 진행 중인 칭화유니가 지난 18일 첫 번째 채권자회의가 관할 법원인 베이징시 제1중급인민법원 주재로 온라인으로 개최됐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파산 관리인은 채권자에게 파산 구조조정 진행 현황 및 향후 일정을 보고했으며 채권자 대상으로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파산관리인은 칭화유니의 현 경영진이 맡고 있다.


공격적인 M&A, 한때 마이크론도 노렸는데…

칭화유니는 지난 10년간 공격적인 해외 M&A 및 투자로 과도한 부채가 쌓이며 파산 위기에 몰렸다. 칭화유니는 2013년 스프레드트럼을 인수하고 2014년 RDA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까지 인수한 후 양사를 합병해서 팹리스업체인 유니(Uni)SOC를 설립했다. 2015년에는 네트워크업체인 H3C의 지분 51%도 인수했다.

2016년에는 메모리업체인 창장메모리(YMTC·長江存儲)를 설립했고 우한신신(XMC·武漢新芯)도 인수했다. 칭화유니가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프로젝트는 창장메모리다. 창장메모리의 자본금은 563억 위안(약 9조8500억원), 설립시 투자계획만 1600억 위안(약 28조원)에 달한다. 창장메모리는 낸드 플래시를 설계·제조하는 종합반도체 기업(IDM)으로 칭화유니가 지분 51.04%를 보유하고 있다.

칭화유니는 선두업체 추격을 위해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했는데, 2015년에는 230억 달러(약 26조4000억원)에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인수를 제안할 만큼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지난 2020년 6월말 기준, 칭화유니의 총부채규모는 2029억 위안(약 36조5000억원)에 달하며 이중 800억 위안(약 14조4000억원)이 1년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부채다.

채권자회의에 참석한 한 채권자는 이날 채권자회의에 400여곳이 넘는 채권자가 참석했으며 확정한 채권 규모가 1000억 위안(약 18조원)을 넘지만, 아직도 500억 위안(약 9조원) 이상을 확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칭화유니그룹의 연매출이 1000억 위안(약 18조원)에 못 미치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상환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참석자는 칭화유니의 파산 구조조정 추진 방향은 '전체 매각, 전체 채무 인수'로 "칭화유니의 채무는 모두 전체적인 부채로서 비핵심업무와 핵심업무를 구분해서 나누지 말아야 하며 이렇게 하면 최종 채무 처리에 불리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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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에 투자한 우시 국유기업, 알리바바 등 7개사

칭화유니는 지난 7월 전략적 투자자를 공모한 이후 7개사를 숏리스트(적격예비후보)로 선정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7개사는 모두 칭화유니를 통째로 인수하겠다고 밝혔으며 인수가격으로는 500억~600억 위안(약 9조~11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둥헝지엔, 베이징디엔콩, 우시산업발전그룹, 알리바바 등 인수의향을 밝힌 7개사는 알리바바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유기업이다. 알리바바는 2018년 반도체 자회사를 설립, 반도체산업에 진입했으며 2년 동안 개발한 ARM 서버 반도체 발표를 준비중이다.

특히 우시산업발전그룹은 총 투자규모가 100억 달러(약 11조9000억원)가 넘는 화홍반도체 우시 공장 프로젝트 및 투자규모 15억 달러(약 1조8000억원)의 SK하이닉스 우시공장 건설에도 참여한 우시시(市) 국유기업이다.

한편 지난해 중국은 3500억 달러(약 417조원)에 달하는 반도체를 수입했으며 수출금액은 1166억 달러(약 139조원)에 불과해, 반도체 단일품목에서만 2334억 달러(약 278조원)에 달하는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칭화유니 등 국유기업을 통해 반도체 산업 투자를 늘렸지만, 과도한 부채로 칭화유니가 파산 구조조정에 진입한 것이다. 중국 반도체 굴기에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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