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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별세' 콜린 파월... "미국 대통령들이 가장 좋아한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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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최초 국무장관·합참의장 지내, 향년 84세

오마이뉴스

▲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의 별세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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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최초의 미국 합참의장과 국무장관을 지내며 외교·안보 정책을 이끌었던 콜린 파월이 코로나19 감염에 빠른 합병증으로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파월의 가족은 18일(현지시각) 페이스북에 성명을 내고 파월이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며 "우리는 훌륭하고 다정한 남편, 아버지, 할아버지, 그리고 위대한 미국인을 잃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파월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나 감염됐으며, 건강 상태가 악화돼 월터리드 군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고 덧붙였다.

걸프전으로 얻은 명성, 이라크전으로 오점

1937년 자메이카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뉴욕 할렘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파월은 뉴욕시립대에서 학군단(ROTC)을 거쳐 군인의 길로 들어섰고, 베트남전에 참전해 훈장을 받았다. 한국, 서독에서도 복무했던 그는 로널드 레이전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그리고 '아버지 부시' 조지 H.W. 부시 행정부 시절인 1989년 흑인 최초이자 최연소 합참의장에 올랐고, 1991년 걸프전을 지휘하며 승리로 이끌었다. 당시 그는 최대한 외교적 해결을 시도하고, 만약 무력 사용이 불가피할 경우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피해를 줄이고 최대한 빨리 승리를 거둔다는 이른바 '파월 독트린'을 내세웠다.

걸프전 승리로 세계적 명성과 인기를 얻은 파월은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도 합참의장직을 이어갔고, 당시 공화당 지지자들은 파월에게 대선 출마를 권유하기도 했으나, 그는 고민 끝에 "나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라며 고사했다.

2001년 '아들 부시'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에서는 흑인 최초의 국무장관으로 발탁되며 미국 정가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들어섰던 때라 급물살을 타던 한반도 문제에도 깊이 관여했다.

다만 이라크 사태는 그의 화려한 경력에 오점을 남겼다. 파월은 2003년 유엔 연설에서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했다고 주장했고, 이를 명분 삼아 이라크 침공을 강행했다. 그러나 파월은 이듬해 미 의회 연설에서 자신이 잘못된 증거를 내세웠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2012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의 끔찍한 독재자(사담 후세인)가 사라진 것을 비롯해 미국은 이라크에서 많은 성공을 거두었다"라면서도 "나의 유엔 연설은 잘못이었으며, 고통스럽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국가적 수치" 직격탄 날린 공화당원

이런 오점에도 불구하고 파월이 존경받는 이유는 오랫동안 공화당에 몸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데올로기에 얽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 관타나모 수용소의 부적절한 관행과 처우 등을 지적하며 부시 행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2008년 미국 대선에서는 자신의 오랜 친구인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아닌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를 공개 지지해 놀라움을 안겼다.

파월은 "공화당을 넘어 미국 정치가 낡았고,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라며 "오바마는 훌륭한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매케인도 "매우 실망했지만, 파월을 존경하며, 앞으로도 계속 존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 방송은 "당시 파월의 발언은 폭탄선언이나 다름없었지만, 매케인의 반응도 놀라웠다"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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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의 별세를 보도하는 CNN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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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20년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를 지지했고, 재선에 도전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를 향해서는 "선거가 아닌 탄핵을 통해 끌어내렸어야 할 국가적 수치이자 국제적 약탈자(a national disgrace and an international pariah)"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또한 지난해 트럼프가 패한 미국 대선 결과에 반발하며 강성 지지자들의 미 의사당 폭동 사태가 벌어지자 깊은 분노와 실망을 드러내며 "더 이상 나 자신을 공화당원으로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날 <뉴욕타임스>는 파월에 대해 "(이라크 침공에 관한) 유엔 연설로 오랫동안 고통받았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갔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불일치의 순간에도 상대 존중했던 인물"

파월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그를 국무장관으로 발탁했던 부시 전 대통령은 즉각 성명을 내고 "여러 미국 대통령이 파월의 조언과 경험에 의지했다"라며 "그는 역대 대통령들이 가장 좋아했던 사람"이라고 애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백악관에 조기를 게양하고 "친애하는 친구이자 애국자인 파월이 세상을 떠나 깊은 슬픔에 잠겼다"라며 "파월은 위대한 미국인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오랜 시간 함께 일해왔고, 불일치의 순간에도 파월은 항상 최선을 다하고 상대를 존중했다"라며 "그는 전쟁에서 싸우면서도 군대만으로 평화와 번영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월은 인종의 장벽을 깨뜨리고, 연방 정부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다음 세대를 위해 자신의 생을 바쳤다"라고 애도를 표했다.

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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