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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진짜 프로선수 맞나?’ 부진한 라둘리차, 실력인가 태업인가 [서정환의 사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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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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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수원, 서정환 기자] 진정 세르비아 국가대표를 지냈던 실력과 마인드가 맞나 싶다. 미로슬라브 라둘리차(33, 오리온)의 모습이 매우 실망스럽다.

라둘리차는 비시즌 가장 기대를 모았던 새 얼굴 외국선수였다. 213cm의 장신에 NBA출신이면서 세르비아 국가대표를 지낸 화려한 경력때문이다. 2019-20시즌 중국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25.4득점 9.8리바운드를 기록했던 선수라는 점도 작용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이하다. 아니 프로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다. 그가 팀에 늦게 합류해 체력이 떨어지고, 한국농구 적응이 덜 된 점은 십분 이해한다. 다만 농구선수로서 기본적인 수비와 백코트를 아예 등한시하고, 감독의 작전까지 무시하는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

KT전에 강을준 감독은 캐디 라렌의 상대로 라둘리차를 선발로 내보냈다. 공동 1위팀간의 첫 맞대결이라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하지만 라둘리차는 라렌과 대결에서 처절하게 밀렸다. 아니 그냥 농구를 안했다. 수비를 대충하고, 자기 앞에 떨어지는 리바운드도 잡지 않았다. 실점 후 공격으로 만회하겠다는 의지도 없었다. 라둘리차는 마치 산책을 하듯 어슬렁거리며 백코트를 했다.

라둘리차의 부진이 계속되자 강을준 감독도 그를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강을준 감독이 벤치로 향하는 그의 등을 두드려줬지만 얼마나 강한 메시지가 전달됐는지는 의문이다. 이후 머피 할로웨이가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라둘리차는 후반전 대부분을 벤치에서 보냈다.

오리온이 57-62로 맹추격하던 경기종료 2분 55초전 강을준 감독은 할로웨이를 빼고 다시 라둘리차를 투입했다. 승부처에서 수비가 약한 선수를 넣었다. 결국 라렌이 라둘리차를 상대로 가볍게 2점을 넣었고, 김동욱의 쐐기 3점슛까지 터져 승부가 단숨에 기울었다. 강을준 감독이 39초 만에 다시 라둘리차를 뺐지만 의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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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후 태도도 실망스러웠다. 라둘리차는 작전시간 중 멀찌감치 홀로 서서 감독의 작전을 듣지도 않았다. 실망스러운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반성도 없었다. 원팀이라는 소속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라둘리차는 선발출전했지만 16분 23초만 뛰었고, 후반전 대부분 벤치에 앉아있었다. 7개의 야투 중 2개만 넣으며 5점에 그쳤고, 턴오버도 5개였다. 그나마 그중 3점은 3점슛이었다. 상대 캐디 라렌은 22점에 리바운드를 무려 18개나 잡았다.

경기 후 강을준 감독은 라둘리차의 부진에 대해 “속마음을 모르겠다. 한국농구에 적응을 빨리 하는게 세계적인 선수가 맞지 않나 싶다. 라둘리차에게 아무 소리 안했다. 통역을 똑바로 하라고 했다”며 아쉬워했다.

승부처에 라둘리차를 다시 투입한 이유에 대해 강 감독은 “라렌에게 외곽에서 볼이 간다. 라둘리차가 3-2는 힘들어도 2-3는 자신있다고 했다. 거기서 라렌에게 2점슛을 쉽게 줬다. 나도 그 장면은 아쉽다. 그래서 바꿀 수밖에 없었다. 선수는 1분이라도 최선을 다해서 뛰어야 한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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