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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76년간 항모 없던 나라가…" 美해병대의 일본 극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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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패전 후 항모와 인연 끊은 日

호위함 ‘이즈모‘를 항모로 개조하는 중

미국산 F-35B 전투기 42대를 함재기로

수출 계약에 신난 미군, 日 결단 ‘격려’

세계일보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즈모함의 예전 모습. 과거에는 헬기를 싣고 다녔지만 현재는 전투기를 탑재하는 항공모함으로 개조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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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마지막으로 항공모함을 운영한 것이 75년도 더 됐다는 점에서 일본의 최근 움직임은 참으로 의미가 크다 하겠습니다.”

미국 해병대가 항공모함 재도입을 앞둔 일본을 극찬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항모 강국이었던 일본은 1941년 12월 7일 무려 6척의 항모를 이끌고 하와이 진주만을 급습해 미국에 큰 타격을 입혔다. 마침 올해는 진주만 공습 80주년이 되는 해다. 하지만 일본이 자국 항모에 탑재할 최첨단 전투기 수십대를 미국에서 구매하기로 하면서 미·일관계는 둘이 언제 싸웠느냐 싶게 요즘 최고의 밀월을 구가하는 모습이다.

18일 미 해병대 홈페이지를 보면 이달 초 일본 해상자위대 이즈모함 갑판에 F-35B 전투기 2대가 착륙하는 훈련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을 축하하는 장문의 글이 실려 있다. F-35는 공군용 F-35A와 해병대용 F-35B, 그리고 해군용 F-35C 이렇게 3가지 변종이 있다. F-35B는 한국 공군도 보유한 F-35A와 달리 상륙작전용 함정에 착륙할 수 있게 단거리이륙 및 수직착륙(STOVL)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번 훈련은 미 해병대와 일본 해상자위대 간의 긴밀한 협력 속에 이뤄졌다. 전투기가 갑판에 착륙한 이즈모함은 원래는 호위함이었지만 최근 항모로 개조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개조 작업이 완료되면 일본은 2차대전에서 패한 1945년 이후 거의 76년 만에 항모를 보유하게 된다.

미국은 잔뜩 고무된 분위기다. 미군 F-35B 전투기와 일본 군함의 합동작전 수행 능력이 확인된 만큼 일본이 더 많은 F-35B 전투기를 미국에서 구입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일본은 항모 운영에 발맞춰 함재기로 F-35B 전투기 42대를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미국 측에 밝힌 바 있다.

세계일보

항공모함으로의 개조 작업이 진행 중인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즈모함 갑판에 미군 F-35B 전투기가 성공적으로 착륙한 모습. 미 해병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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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미 해병대에선 1945년 이후 76년가량 항모를 운영한 경험이 없는 일본이 항모를 보유하고 또 거기에 탑재할 전투기를 구매하고자 공을 들이는 건 대단한 일이란 평가가 쏟아졌다. 미군 F-35B 전투기의 이즈모함 착륙 시도 성공 후 브라이언 캐버노 미 제1해병비행단 사령관(소장)은 “우리는 F-35B에 최고의 신뢰를 가지고 있으며, 일본도 미국과 같은 능력을 손에 넣길 간절히 희망한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유지하려는 우리의 공동 목표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7일은 일본이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함으로써 태평양전쟁이 발발한지 꼭 80년이 되는 날이다. 미·일 양국은 2차대전 내내 태평양 전선에서 처절한 전투를 벌였고 두 나라 모두 숱한 사상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일본이 항모 운영을 위해 엄청난 돈을 들여 미국산 최첨단 전투기를 구매하기로 하면서 그런 과거의 상처쯤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미 해병대는 “미·일 동맹은 60년 넘게 역내 평화와 안보를 위한 주춧돌(코너스톤·conerstone) 역할을 해왔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상호 안보 이익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현재 미·일 동맹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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