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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박은 한국이 한 수 위”… 日, 국내 조선사에 잇달아 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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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글로벌 조선업계를 호령했던 일본이 최근 한국에 고부가가치 선박을 잇달아 발주하고 있다. 건조 가격만 2000억원이 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부터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꼽히는 암모니아 레디선까지 한국에 발주하는 추세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기술력 부문에서 한국이 앞서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19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일본 국적 선사들이 한국에 발주한 선박은 총 11척(56만2833CGT)으로 집계됐다. 수주 선종은 LNG선 5척,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4척, 탱커 2척 등이다. 가장 많은 발주가 이뤄진 LNG선은 일본 최대 선사인 미쓰이OSK상선이 대우조선해양(042660)에 발주했다. LPG선 4척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각각 2척씩, 탱커 2척은 올해 케이조선으로 사명을 변경한 STX조선해양이 수주했다. 클락슨리서치 집계에서 빠졌으나, 삼성중공업(010140)이 지난달 말 수주한 1조원 규모의 LNG선 4척도 러시아 선사인 소브콤플로트와 일본 선사 NYK가 공동으로 발주한 선박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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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한국조선해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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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슨리서치의 과거 자료를 보면, 일본은 앞서 2020년과 2019년에도 한국조선해양(009540),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에 선박을 대거 발주했다. 지난해에는 탱커 6척, 메탄올 운반선 5척, LNG선 4척, LPG선 1척 등 총 16척을 한국에 발주했다. 2019년에는 탱커 8척, LNG선 4척, LPG선 4척 등 16척을 발주했다. 발주처도 메이지해운, 닛신해운, NYK 등으로 다양했다.

조선업계는 자국 선박 발주율이 100%에 가까운 일본이 한국에 꾸준히 선박을 주문하는 이유를 두고 선박 건조 기술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조선업계 호황에 따라 발주량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일본 조선사들이 한국 조선사에 비해 기술력이 뒤처진다는 것을 인정한 방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이중연료 선박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경쟁력이 발휘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이 매년 발주하는 LNG선의 경우 건조 기술은 한국이 독보적이다. LNG선은 LNG를 영하 163도의 극저온 탱크에 저장해 운반한다. 극저온 상태의 LNG가 새어 나가면 강철이 약해져 배가 두 동강 날 수 있다. 자칫 대형 해상 폭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 선사들은 안전성을 고려해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조선소를 선호하는 편이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조선소가 가격 경쟁력에서 한국보다 앞서 있어도, 한국이 매번 LNG선 수주를 독차지하는 이유다.

한국은 올해 9월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의 98%를 수주했다. 원유 등 액체 화물을 운송하는 탱커 건조 기술도 한국이 앞서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탱커는 내부 화물의 품질 유지를 위해 고품질의 도장작업이 요구되는데 이 기술도 한국이 일본보다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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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의 초대형원유운반선. /대우조선해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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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한때 세계 조선 시장을 지배해왔다. 1950년대 후반 용접·블록 공법을 최초로 도입하면서 당시 조선업계 최강자였던 영국을 밀어내고 수십년간 세계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 조선업계가 불황기에 접어들자, 일본 정부는 조선업을 사양 산업으로 판단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숙련공뿐 아니라 연구개발(R&D) 인력이 대거 이탈했다. 이후 2000년대 조선산업이 다시 호황기에 진입했으나 일본은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한국과 중국에 추월당했다. 최근 일본 정부 차원에서 각종 금융지원과 대형 조선소를 통폐합해 한국과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은 차세대 친환경 선박 경쟁에서도 한국에 뒤처지는 모양새다. 일본 이노카이운 선사는 최근 현대미포조선(010620)에 2만3000m³급 ‘암모니아 레디(ready)’ 암모니아 운반선을 발주했다. 암모니아 레디 선박은 LNG와 LPG를 연료로 사용하지만, 향후 암모니아 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개조가 가능하도록 선체 구조와 연료탱크 사양 위험성 평가를 사전에 설계에 반영한 선박을 말한다. 현대미포조선은 오는 2023년 12월에 이 선박을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암모니아 추진선을 개발하고 있는 일본이 한국업체에 발주한 것은 차세대 친환경 선박 분야도 한국의 기술력이 앞서 있다고 인정한 셈”이라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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