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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연일 '이재명 정권교체론'…송영길, 친문보다 55%가 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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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오른쪽)와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와 당대표,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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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 당선도 새로운 정권 창출이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다시 출마하는 게 아니지 않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송 대표는 ‘여론조사에서 정권 교체론이 높다’는 지적에 “새로운 정권창출, 문재인 정부의 장점을 계승하되 부족한 점은 보완·변화시켜 나간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국민들의 (변화) 요구를 수렴하려 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전날(17일)에도 송 대표는 “여든 야든 정권은 교체된다. 이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새로운 정권이 만들어지는 것”(MBN ‘시사 스페셜’)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의) 부족한 점들은 확고하게 변할 것이다.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신뢰가 만들어졌고 실천력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희망이 모일 것”이라고도 했다. 집권 여당의 대표가 ‘이재명 당선 = 새 정권 수립’이란 논리를 펼친 것이다.



55% 넘긴 ‘정권 교체론’…위기에 조기 대응?



송 대표의 이런 발언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권 교체론’이 높아지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최근 SBS·넥스트리서치 여론조사(12~13일)에선 “내년 대선의 바람직한 결과”로 응답자의 55.7%가 ‘야당으로의 정권 교체’를, 36.2%가 ‘여당의 정권 재창출’을 선택했다. ‘정권 교체론’ 51.1%, ‘정권 재창출론’ 40.4%였던 넉 달 전 조사(7월 12~13일)보다 교체론이 높아졌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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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선 결과 예상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송 대표 발언에 대해 “정권 교체론이 55%를 넘어도 그 가운데 중도층을 설득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이재명 후보의 확장성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55%까지 다시 끌어모으려는, 일종의 ‘전략적 발언’이란 취지였다.

실제 송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 후보를 노무현 대통령에 빗대 ‘비주류’로 지칭하며 “계속 주변을 돌다가 성남시장이라는 자리를 어렵게 한 번 맡았더니 실력을 발휘했고, 그것이 국민들의 평가를 받아서 경기도지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과 대비시켜서는 “문 대통령은 마음이 너무 착하시지 않나”라며 “스타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송 대표의 발언에 대해 당내 친문 진영에선 “말도 안 되는 소리”(초선 의원)라는 격한 반응이 나왔다. 친문 성향의 한 재선 의원은 “이건 무슨 파장을 원한 듯이 한 발언으로 보인다”며 “이런 식이면 친문 지지층은 분열하고, 이낙연 전 대표를 도왔던 분들과 뜻을 모으기도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이날 권리당원 게시판에도 “송 대표는 반(反)정부질 하려고 대표가 됐냐”, “민주당은 국짐(국민의힘)이랑 원팀이었냐” 등 항의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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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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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與도 文 정부 실패로 규정…국민 안 찍을 것”



송 대표의 발언으로 생긴 틈새를 야당도 놓치지 않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 여당이 ‘정권교체’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들이 문재인 정부를 실패로 규정하고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이야기”라며 “그러나 국민들은 냉철하다. 민주당에 실망한 국민들이 또 다른 민주당 후보를 찍을 일은 없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에선 송 대표의 발언이 여전히 진통을 겪고 있는 이낙연 캠프 출신 의원들의 통합 과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이날 경기도 국정감사에선 이낙연 캠프 수석대변인을 지낸 오영훈 의원이 “기본소득과 (당 정강·정책에 있는) 보편적 복지의 작동원리는 다르다. 당헌과 부합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다”며 이 후보의 핵심 공약에 이견을 보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지금 상황에서 송 대표가 할 일은 ‘자기 정치’가 아니라 사람 챙기는 것”(수도권 의원)이란 지적이 당내에서 나오는 이유다.

다만 이 후보는 여전히 ‘원팀’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 대해 “개인의 선거가 아닌, 민주·개혁 세력 전체의 선거”(11일 당 지도부 상견례)라고 규정하며, “민주당은 원팀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도 그랬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15일 당 의원총회)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지사 측 관계자 역시 “후보가 수차례 공언했듯, 문 대통령과 ‘다름’은 있어도 ‘차별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송 대표 발언과는 다소 차이를 나타냈다.

오현석·김효성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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