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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실패가 자양분.."韓 누리호로 우주 선진국 진입"[만났습니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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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실패 자양분으로···오는 21일 누리호 발사 앞둬

미국·일본 접촉했으나 협력 무산..러시아는 도면 밀봉

발사장 구축 난관..시행착오 겪으며 기업 발전 기회로

두 차례 실패속 누리호 사업 시작..국산화 꿈 이뤄내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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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진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사진=전임출연연구기관장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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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오는 21일 국산 로켓 누리호가 우주로 향한다. 나로호(2009년, 2010년, 2013년) 이후 8년만이자 시험발사체(2018년) 이후 3년 만의 성과다. 누리호 발사는 우리나라 발사대에서 우리나라 연구진이 만든 발사체를 우주로 보내는 첫번 째 도전이다.

누리호 발사 준비를 남다른 심정으로 지켜봤던 사람이 있다. 이주진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다. 이 전 원장은 나로호 1·2차 발사를 지휘했고, 누리호의 시작 역시 함께한 대한민국 우주 개발사의 산증인이다.

로켓 기술력이 없던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협력해 나로호를 개발했고 쏘아올렸다. 당시 1단 로켓 폭발, 페어링(인공위성 보호덮개) 미분리로 두 차례 실패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이 전 원장은 도중에 사임해야 했지만, 실패를 발판으로 세 번째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누리호 개발과 발사를 위한 자양분이 됐다.

이 전 원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나로호 개발 과정에서의 소회와 누리호 발사를 앞둔 심정을 밝혔다.

그는 “발사체 기술이 없던 서러움을 딛고 누리호로 국산화를 이뤄내 자랑스럽다”며 감격했다. 또 “누리호를 발판으로 우리나라도 우주기술국, 우주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설계도 밀봉했던 러시아, 연구자들, 어깨너머로 기술 배워

우리나라 로켓 개발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주개발중장기기본계획 수정안’을 기반으로 국내 기술로 인공위성을 우주로 보낼 발사체 개발이 추진됐다. 다목적 실용 위성인 아리랑 1호가 발사되는 등 인공위성 기술력을 확보한 상황에서 발사비용을 아끼고, 초정밀 인공위성을 자유롭게 발사하려면 국산 발사체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개발 방식을 놓고 대립이 있었지만, 외국에서 일부 기술이라도 도입해 개발시기를 앞당기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선진국들과 협력하기 위해 미국, 일본 등과 접촉했지만 말조차 꺼내기 어려웠다. 러시아만 유일하게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러시아 로켓제조기업 흐루니체프가 함께 나로호 개발과 발사장 구축을 하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러시아 연구진은 발사체 내부를 못 보게 했고, 통신방도 따로 만들어 차단하는 등 기술이 유출될까 신경썼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연구진은 기술 국가의 서러움을 견뎌내야 했다.

이 전 원장은 “러시아가 만든 엔진을 한국에 가져와서 우리나라 연구진이 만든 2단 킥모터 등과 결합하는 과정에서도 설계 도면을 매일 매일 밀봉하는 모습을 보며 ‘지독하다’고 느꼈을 정도”라며 당시를 설명했다.

발사장도 없었기 때문에 난관의 연속이었다. 발사체와 연결되는 발사장은 복잡하게 구성된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참여했지만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기업들의 손해는 컸지만, 극저온기술, 고압기술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이때 경험이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이 전 원장은 “국내 연구진이 나로호 1,2단 접합 과정에서 시스템 기술과 엔진 중간 진입 기술을 얻었다”며 “발사장 구축도 러시아와 함께 해보면서 누리호가 발사될 제2발사장 국산화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성공·실패 떠나 응원 필요한 시점

발사체 기술은 국가 전략 기술이라는 특징이 있다. 미국, 러시아(구소련) 같은 우주 선진국들도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기술 자립화를 이뤄냈다. 최근 기술적 진보가 이뤄지면서 발사 성공률이 올라가고 있지만 처음 시작하는 국가들의 발사 성공률은 30% 수준이다.

두 차례 실패했던 나로호는 수많은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도 우리 사체를 만들자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추진하는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이 2010년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 전 원장은 “나로호 발사 준비를 좀 더 열심히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있지만, 연구개발이 실패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고, 아픔을 딛고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던 과정”이라고 소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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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진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사진=전임출연연구기관장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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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로호가 국산 로켓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었다면, 누리호부터 진행되는 사업은 ‘진짜 우주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미사일지침에 따라 앞으로 고체연료를 쓰는 엔진을 개발해 장착할 수 있게 됐고, 민간 기업들의 우주 진출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아 누리호를 다양한 방식으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원장은 우리나라가 우주 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해 도전적인 자세로 발사체 기술을 확보해나가길 기대했다. 정권을 떠나 독립적이고 일관적인 우주개발 사업이 추진되길 바라는 심정도 함께 전했다.

이 전 원장은 “누리호가 성공하냐 실패하냐 여부를 떠나 국민이 호응해주고, 정부는 꾸준히 투자해 국가전략기술과 우주산업 발전시켜 우리나라가 우주기술 강국으로 도약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진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1952년 출생 △서울대 기계공학 학사, 미국 존스홉킨스대 기계공학 석·박사 △前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2008.12 ~ 2011.2) △前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정보연구소장 △前 국제우주연맹 부회장 △前 UAE 우주청 자문위원 △現 전임출연연구기관장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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