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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K-OTC 황당한 시총 30조… 매출 105억 회사 가치가 10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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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20조서 6개월만에 30조로 점프하는데

두올물산 시총 9조8211억원이 결정적 역할

SK에코플랜트 2조7800억과 비교땐 이해 안돼

증시 전문가 "장외시장 묻지마 투자 주의해야"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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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시장 K-OTC의 시가총액이 30조원을 돌파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박수를 받을 일이지만 최근 K-OTC시장의 시총 증가는 오히려 경계할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K-OTC는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와 같은 국내 주식시장의 하나다. 장외기업이지만 제도권에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금융투자협회가 플랫폼을 구축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8일 K-OTC는 시총 31조8363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일거래대금은 41억8789만원이다. 전날 K-OTC의 시총과 거래대금은 각각 29조3819억원, 37억1935만원이다.

현재 K-OTC 소속 법인 수는 총 142개며 종목 수는 144개다. 이날 거래된 종목은 총 114개며 59개 종목이 오르고 47개 종목은 내렸다. 거래형성률은 79.72%다.

K-OTC 시총이 20조원에서 30조원을 넘어서는 데에는 단 6개월이 걸렸다. K-OTC는 지난 4월 말에 시총 20조원을 넘은 바 있다. 한때 K-OTC는 삼성SDS를 품고 있던 시절 시총이 4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SDS가 코스피로 이전상장 한 뒤 시총 10조원대로 줄어든 뒤 4년 5개월 만에 20조원 벽을 넘고, 이후 6개월 만에 30조원을 돌파했다.

K-OTC의 30조원 돌파를 이끈 주역은 자동차 내·외장재 개발 및 제조 업체 두올물산이다. 두올물산은 지난 9월 13일 K-OTC에서 거래를 시작한 새내기다. 당시 주가는 535원이었지만 이날은 9만9700원으로 한 달 만에 1만8535% 올랐다.

두올물산의 현재 시총은 9조8211억4400만원으로 1위다. 이는 코스피와 비교하자면 현대중공업보다는 높고 넷마블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두올물산의 급등은 K-OTC시장에 신규 등록한 직후 최대주주인 두올물산홀딩스와 합병 계획을 알린 뒤부터 시작됐다.

두올물산홀딩스는 지난 8월 코스닥 상장법인 OQP(온코퀘스트파마슈티컬)로부터 인적 분할돼 신설된 회사다. OQP는 시총 1976억원 규모로 코스닥 524위에 머물고 있는 곳이다. 2020사업연도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생겨 지난 3월부터 거래가 정지 중이며, 올해 반기보고서도 의견거절을 받았다.

시총 상위 종목에서 두올물산의 뒤에는 SK에코플랜트(2조7814억원), 세메스(1조6755억원), 넷마블네오(1조6165억원), 포스코건설(1조4778억원), LS전선(1조3929억원) 등이 있다.

만약 K-OTC 시장에서 두올물산을 제외하면 전체 시총은 22조152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점에서 최근 전체 시총 증가는 두올물산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K-OTC는 소속 기업에 대한 정보가 코스피나 코스닥과 비교해 크게 부족하다는 점에서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두올물산의 시총증가는 증권 전문가들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하고 있다.

두올물산은 적자회사는 아니지만 사세가 대형 상장사와 비교하기에 어려운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05억원, 영업이익은 84억원에 불과하다. 총 자산규모도 130억원 수준에 그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두올물산의 시총은 코스피라면 44위, 코스닥이라면 3위에 해당하는 대형주 수준이지만 회사의 실체는 결코 그럴 수준이 아니다"라며 "정상적인 주가흐름이 아니니만큼 최근 K-OTC의 시총 증가를 장외시장 활성화라고 확대해석하면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양도세 면제와 증권거래세 인하 등 소액주주를 위한 세제 혜택이 늘고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비상장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불건전한 거래가 많이 감지되고 있어 묻지마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anghc@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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