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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내각 야스쿠니 가을제사 참배 유보…韓·中 눈치 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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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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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 내각이 출범하고 처음 맞은 야스쿠니 신사의 추계 예대제에 맞춰 야스쿠니를 직접 참배한 현직 각료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1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 때문에 예년과 비교해 하루 단축돼 17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야스쿠니신사 추계 예대제에 맞춰 참배한 기시다 정권의 각료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예대제는 봄(4월)과 가을(10월)에 치르는 큰 제사로, 야스쿠니 신사의 연중행사 가운데 태평양전쟁 패전일(8월 15일) 제사와 함께 가장 중요한 의식으로 평가받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제사 시작 첫날인 17일 '내각 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상록수의 일종인 '마사카키'라는 공물을 바쳤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보낸 방식은 우리나라와 중국의 강력한 항의 등을 의식한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두 전직 총리를 답습한 겁니다.

이들 두 사람은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당당하게 참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 총리가 공물 봉납 방식으로 야스쿠니 신사의 위령 행사에 참여하다가 퇴임 후 직접 참배하는 구도가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바치는 것도 침략 전쟁을 이끈 전범들을 추모하는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결여된 행위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교도통신은 올해 추계 예대제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현직 각료가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갓 출범한 기시다 정권의 외교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자민당 핵심 인사인 다카이치 사나에 정조회장은 18일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했습니다.

지난 9월의 자민당 총재 선거 때 아베의 지지를 받으며 기시다 총리와 대결했던 다카이치는 "국가를 위해 목숨 바친 사람을 어떻게 위령할지는 각 나라 국민이 판단할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총리가 되더라도 야스쿠니를 참배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주변국을 침략한 태평양 전쟁이나 이 전쟁을 이끈 지도부까지도 미화하는 그릇된 역사 인식을 보여준 셈입니다.

도쿄 지요다에 세워진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 6천여 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입니다.

일제 패망 후 도쿄 전범재판을 거쳐 교수형에 처해진 도조 전 총리 등 7명과 무기금고형을 선고받고 옥사한 조선 총독 출신인 고이소 구니아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을 이끈 A급 전범 14명도 1978년 합사 의식을 거쳐 야스쿠니에 봉안됐습니다.

이 때문에 야스쿠니신사는 일본 우익 진영에는 '성소'로 통하지만, 일제 침략으로 고통을 겪었던 우리나라와 중국 등 주변국에선 전범의 영령을 모아놓은 '전쟁 신사'로 평가합니다.

야스쿠니에는 일제의 군인이나 군속으로 징용됐다가 목숨을 잃은 조선인 출신 2만1천181 위와 대만인 2만7천864 위도 본인이나 유족 뜻과 무관하게 명부로 봉안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야스쿠니신사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영령을 한곳에 두고 추모하는 시설이라는 비판도 받습니다.

우리 정부는 17일 기시다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중국의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도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야스쿠니 신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행동은 자신의 침략 역사를 대하는 일본의 태도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라며 "일본은 침략 역사를 직시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정다은 기자(d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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