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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성능 좋고 고장 없고, 車는 참 좋은데~"…'말잇못' 연비 깡패, 렉서스 신형 ES [왜몰랐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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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렉서스 뉴 ES 300h F스포츠 [사진 제공 = 렉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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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좋은데…"

일본 프리미엄 대표 브랜드 렉서스가 국내 판매하는 차종을 시승할 때마다 머리에 맴도는 말이다.

렉서스 차종은 기본기도 뛰어나고 내구성도 좋아 속썩이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하이브리드 명가' 토요타가 만든 차답게 연비 성능이 우수하다.

렉서스 대표 차종은 프리미엄 중형세단 ES다. ES는 2003년부터 2018년까지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차지했다.

매경닷컴이 1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통계를 분석한 결과다. ES는 2004~2005년 경쟁차종인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를 제치고 수입차 1위 자리를 2년 연속 차지했다.

2009년 8월 미국에서 악재가 터졌다. 렉서스 ES350이 시속 190km로 폭주하다 4명이 죽는 사고가 터졌다. 사고 원인 조사 결과, 결함이 발견됐다. 코롤라, 캠리, 프리우스 등 토요타 차종에서도 결함이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토요타와 렉서스 품질에 대한 신뢰는 분노로 바뀌었고 대규모 리콜이 시작됐다. 결함 논란 직격탄을 맞은 ES 국내 판매대수는 급감했다. 2009년 수입차 2위에서 2010년 8위, 2011년 11위, 2012년 23위로 급락했다.

렉서스는 결함 논란에서 5년간 헤어나지 못하다가 2014년부터 신뢰가 점차 회복되면서 판매대수도 증가했다. 2016~2019년에는 다시 2~3위 자리를 유지했다.

렉서스 잘못 아닌데, 아베 도발에 속만 끙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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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뉴 ES 300h F스포츠 [사진 제공 = 렉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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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19년 하반기 국내에서 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다시한번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번에는 렉서스 '탓'이 아니었다.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경제 도발이다. 억지 도발에 분노한 한국 소비자들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나섰다. 렉서스는 직격탄을 맞았다. 수입차 1위 자리까지 노리던 2019년에 3위로 내려앉았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수입차 판매는 호황을 기록하던 지난해에는 6위로 떨어졌다.

올들어 일본차 판매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ES 판매도 점차 증가 추세다. 수입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 1~9월 일본차 판매대수는 1만5328대로 전년보다 5.5% 늘었다. 하이브리드 모델인 ES 300h는 올들어 9월까지 4890대가 팔렸다. 벤츠 E250(1만468대), BMW 520(4940대)에 이어 3위다.

컨슈머인사이트, 렉서스 초기품질 내구품질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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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뉴 ES 300h F스포츠 [사진 제공 = 렉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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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 불매운동 와중에 ES300h 판매 증가세를 이끈 것은 품질과 서비스다. 컨슈머인사이트가 최근 실시한 '2021 자동차 기획조사'에서도 렉서스는 수입차 초기품질(TGW-i)·내구품질(TGW-d) 부문 1위에 올랐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 7월 전국 자동차 보유자 및 2년 이내 차량 구입 의향자 총 9만5382명을 대상으로 초기품질와 내구품질 기획조사를 실시했다.

초기품질은 새 차 구입 후 평균 3개월 동안 사용하면서 경험한 품질상의 문제점 수를 기준으로 산출한다. 내구품질은 새 차 구입 후 3년이 지난 소비자가 보유 기간 사용하면서 경험한 품질상의 문제점 수를 기준으로 산출한다.

렉서스는 컨슈머인사이트 수입차 판매서비스 만족도(SSI) 및 AS 만족도(CSI) 조사에서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렉서스는 이번 품질조사 결과까지 총 4개 평가 항목에서 1위를 달성했다.

까칠해진 하이브리드, 뉴 ES 300h F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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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뉴 ES 300h F스포츠 [사진 제공 = 렉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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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는 지난달 새로워진 ES를 한국에 가져왔다. 7세대 ES 부분변경 모델 '뉴 ES'다. 이번엔 "하이브리드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완전히 깨기 위해 까칠한 매력을 좀 더 강화한 모델을 추가했다.

뉴 렉서스 ES 300h F스포츠(SPORT)다. 렉서스는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탄생한 퍼포먼스 'F 라인'의 스포츠 유전자(DNA)를 담은 모델에 'F스포츠' 명칭을 붙여준다.

부분변경 때 겉 보다는 속에 공들이는 렉서스답게 뉴 ES는 디자인 변화 폭이 적다.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으면 차이점을 알기 어렵다. 그릴과 램프 디자인을 '터치'하는 수준에 머물렸다. 부분변경이라도 완전변경에 가깝게 바꾸는 요즘 트렌드를 감안하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올 수준이다.

그러나 그릴과 램프는 사람 눈코입에 해당하기에 작은 변화에도 전체 인상은 달라졌다. 더 강렬해졌다.

렉서스 상징인 스핀들 그릴에는 기존의 세로형 패턴을 엘자(L)형 패턴과 가로형 패턴이 교차하는 형태로 변경했다.

LED 헤드램프에는 사다리꼴 렌즈를 사각형 렌즈로 교체했다. 일자형 주간주행등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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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뉴 ES 300h F스포츠 [사진 제공 = 렉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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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는 12.3인치 대형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는 터치 기능을 넣었다. 마우스처럼 사용하는 리모트 터치 인터페이스가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여서다. 또 운전자가 좀 더 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를 112mm 앞으로 배치했다.

디스플레이에는 아날로그시계가 있다. 고급스러운 이미지이다. 다만 디지털화는 아쉽다. 리모트 터치 인터페이스는 여전히 불편하다.

디자인 변화는 소소하지만 속은 더 알차졌다. 감지 범위를 확대한 긴급 제동보조 시스템, 커브 감속 기능을 추가한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긴급 조향 어시스트 지원 기능을 새로 추가했다.

주차보조브레이크는 전·후방 사물 감지에 더해 보행자까지 감지 범위를 확대했다. 차량 주변 장애물을 확인할 수 있는 파노라믹 뷰 모니터도 추가됐다.

F스포츠 모델은 역동적 이미지를 지닌 메쉬 패턴 그릴을 채택했다. 또 알루미늄 페달 및 풋레스트, 사이드 볼스터를 적용한 블랙과 레드 시트, 19인치 휠로 차별화를 추구했다.

얌전한 모범생→잘 노는 모범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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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뉴 ES 300h F스포츠 [사진 제공 = 렉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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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뉴 ES 300h F스포츠다. 가격(개별소비세 3.5%, 부가세 포함)은 7110만원이다.

배기량 2487cc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 전기 모터 2개, e-CVT 변속기를 채택했다. 최고출력은 218마력, 최대토크는 22.5kg·m다.

복합 연비는 16.8km/ℓ다. 17.2km/ℓ인 ES300h와 차이가 크지 않다. 도심 연비는 17.3km/ℓ로 같다.

전장x전폭x전고는 4975x1865x1445mm,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870mm다.

도어는 묵직하게 여닫힌다. 스티어링 휠도 ES 300h보다 묵직해졌다. 기어스틱을 잡을 때는 달걀을 쥔 것같다.

스티어링 휠 뒤쪽에는 양옆으로 원통형 다이얼을 배치했다. 만화영화 주인공 '슈렉'의 귀를 닮았다. 오른쪽 귀를 돌리면 드라이브 모드를 노멀, 에코,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중에서 고를 수 있다.

노멀과 에코 모드에서는 '아주' 조용하게 움직인다. 깜빡이(방향지시기) 소리마저 조용하다. 슈렉 귀를 돌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돌변한다. 스티어링 휠이 무거워지면서 페달이 민감해진다. 중저음 엔진음과 함께 치고 나가는 몸놀림이 재빨라진다.

스포츠 플러스로 다시 바꾸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활시위를 순간 당겼다 놓는 것처럼 반 박자 쉰 뒤 쏜살같이 질주한다. 고속에서도 안정성은 우수하다. 브레이크 성능도 뛰어나 불안하지 않다. 전자제어가변 서스펜션(AVS)가 주행조건에 따라 감쇠력을 제어해준다.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성능도 향상됐다. 기존보다 차선을 잘 인식하고 곡선 구간도 매끄럽게 통과한다.

연비는 깡패다. 전체 시승 코스 40km 중 3분의 1 정도를 스포츠와 스포츠 모드 플러스로 달리고 급가속도 잦았지만 연비는 19.5km/ℓ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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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ES 300h F스포츠는 얌전한 모범생 같은 이미지를 깨기 위해 전략적으로 내놓은 모델이다. 평소에는 얌전하지만 놀 때는 확실하게 놀 줄 아는 모범생이 됐다. 전체 성능이나 품질도 우수하다.

차 자체로는 속을 썩이지 않는다. 대신 일본 정치인들의 도발이 속을 시커멓게 태운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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