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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①그분 ②초과이익 환수 ③유동규…대장동 3대 쟁점 격렬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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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경기공동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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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는 사실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대장동 의혹 청문회’로 진행됐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를 대장동 특혜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하며, 초과이익 환수조항이 삭제된 배경과 배임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의 관계를 집요하게 캐물었다. 반면,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은 “돈을 받은 이들은 국민의힘 인사들”이라며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맞받았고, 유 전 본부장에 대해선 “부패 공직자일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재명 “나는 대장동 게이트 아닌 대장동 설계자”


국민의힘은 이날 민간업자인 화천대유가 거액의 배당금을 가져간 근거가 된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를 놓고 “전형적인 배임행위”라고 주장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 개발로 일부가 8500억원을 해처먹은 이 사건의 운명의 날은 2015년 5월 29일 성남의뜰에서 이사회를 한 날”이라며 “수천억원이 왔다 갔다 했는데 (이 지사에게) 보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납득되지 않는다. 전형적인 배임”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영 의원은 “이 후보는 대장동 문건에 최소 10번 이상 서명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는 대장동 깐부(딱지·구슬치기 등 할 때 같은 편을 의미하는 속어)들에게 천문학적 수익 안겨준 ‘몰빵 규정’을 만들어서 이사회에서 의결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대장동 설계자는 내가 맞는다”라고 하면서도 사실 관계를 호도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그는 “마치 (제가) 민간사업자 내부 이익 나누는 그 설계를 한 것처럼 호도하고 싶겠지만, 제 설계내용은 확정이익으로 하고, 대형금융기관 참여시키라는 것 등이 제가 한 설계”라고 말했다. ‘위례신도시 때 비율로 수익을 걷다 보니 이익을 줄이는 경향이 있어서 고정이익으로 최대한 환수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다른 개발사업은 전부 민간 개발허가 해줬고, 제가 거의 처음으로 공공개발 시도했다”며 “그러면 100%를 민간이 갖게 해 준 모든 자치단체장과 인허가권자는 모두 다 배임죄겠다”고 반박했다. 또 “이익을 몰빵해줬다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몰빵해서 이익 주자고 한 것은 국민의힘이었다. 시의회가 그렇게 저를 괴롭히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유동규 ‘측근’ 공방


국민의힘은 구속된 유 전 본부장이 이 후보의 측근인 만큼 ‘단독 플레이’가 아니라고 공세를 펼쳤다. 박수영 의원은 “좌(左)진상(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 우(右)동규라는 말이 경기도에 돌아다닌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제가 정말 가까이하는 참모는 그 ‘동규(유동규)’로 표현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영화 <아수라> 주인공이 “이 손으로 꼭 한번 만들어보겠습니다”고 하는 장면과 이 후보가 “이 설계는 사실 제가 한 겁니다”라고 말한 장면이 교차하는 영상을 튼 뒤 “대장동 게이트 설계한 분이 이 지사, 실무자는 측근 유동규라는 게 파다하고 국민들도 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2010년 10월 유 전 본부장의 임명 과정에 개입했는지를 묻는 이영 의원의 질문에 “임명 과정은 모르겠는데, 여하튼 임명된 것은 사실”이라고 했고,

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장 출신의 유 전 본부장의 ‘자격 논란’에 대해선 “시의회에서 문제 제기가 있어서 당시 감사인지 뭔지 해서 아무 문제 없는 것으로 정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그 사람이 제 선거를 도와준 건 사실이고 성남시와 경기도 업무를 맡긴 것도 사실이라 가까운 사람인 건 맞다”면서도 “정치적 미래를 설계하거나 수시로 현안을 상의하는 관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개석상에서 ‘돈은 마귀다, 본인도 모르게 오염되니 마음을 추슬러야 한다’고 수없이 이야기했고, 저 자신은 정말 노력해서 우리 가족이나 측근은 (연루된 것이) 없지만 정말 수치스럽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말만 무성했던 ‘몸통’ 논란


이날 첫 질의에 나선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를 ‘그 분’으로 지칭하며 “그분의 시대는 대장동, 백현, 위례, 성남 에프시 등을 통해 알 수 있듯 1조원 돈을 만드는 시대를 만들었다”며 “단 1원도 안받았다는 설계자는 어떤 사람일까. 돈을 만든 자, 돈을 가진 자 위에서 돈을 지배하는 자”라며 7분간 ‘그 분’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이 후보는 부정부패 주범은 돈을 받은 사람”이라며 “국민의힘이 공공개발을 못하게 막았고 국민의힘이 뇌물을 받아 민간개발을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엘에이치 국정감사에서 압력을 넣어 (공공개발을) 포기시키면서 민간개발을 강요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 “저는 최대 1조원에 이를 수 있는 개발이익100%를 환수하려 했는데 그걸 못하게 막아 그나마 절반 또는 70%라도 환수한 것이 이 사건의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관련해선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며 “언론 보도한 대로 인터뷰를 하러 왔던 분이고, 그 외 만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야당의 특검 주장에 대해서도 “시간 끌자, 정치공방을 하자는 식의, 진실과 본질보다는 지엽말단을 갖고 다투자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개발이익을 차지한 민간업자에게 어떤 형태든 금전적 이익을 나눈 건 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국민의힘이 추천한, 국민의 힘에 가까운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라며 “저는 최대 1조원의 개발이익을 100% 환수하려 했고 (야당이) 그걸 못하게 막았기 때문에 그나마 절반 또는 70%라도 환수한 게 이 사건의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서영지 김미나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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