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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알리는 日 아이돌 “극우세력에 공격 받아도 난 친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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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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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일본 도쿄 메구로구의 한 스튜디오. 번호표가 붙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타난 일본의 아이돌 가수 미야자키 미호(宮崎美穗·28·사진)가 카메라 앞에서 ‘달고나’를 무늬대로 자르고 있었다. 침착하게 자르던 중 ‘뚝’하고 달고나가 부서지자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대표 장면을 패러디 하며 드라마를 소개하는 방송을 녹화 중이었다.

미야자키는 일본 역대 여성 가수 최다 음반 판매량(6000만 장) 기록을 가진 톱 아이돌 그룹 AKB48의 멤버로 2007년 데뷔했다. 그런 그가 ‘친한파’임을 자처하며 온라인 개인 방송을 통해 한국을 알리는 ‘민간 홍보 대사’ 역할을 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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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방송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국에 갈 수 없게 되자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시작했다.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커버 댄스, 먹방 등으로 시작한 방송은 한국의 유행어 및 신조어(금수저, 내로남불) 소개를 넘어 최근에는 1988년 서울올림픽, 율곡 이이 선생(5000원), 신사임당(5만 원) 등 한국 지폐 속 위인 소개 등 사회 역사로 저변이 넓어졌다. 1년 반 동안 그가 제작한 138개의 콘텐츠 중 90% 가까이 한국 관련 내용이다. 인사도 일본어보다 “안녕하세요 미호입니다”라는 한국어부터 한다. 한국어는 독학으로 익혔지만 발음은 한국인 못지않다. 그는 “한국이 아니었다면 내 개인 방송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한국에 대해 공부하는 마음으로 방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09년 AKB48 활동 시절 방한했을 당시 군무를 앞세워 완벽을 추구하는 케이팝을 접한 뒤부터다. 2018년에는 한국의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동료들과 출연해 최고 순위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일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서도 일본 내 한류 인기 및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에 대해 “문화 전반에 대해 거부감 없이 (한국에 대해) 남녀노소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본과 비슷한 ‘보편성’ 가운데서도 오징어 게임과 같은 기상천외한 발상을 앞세운 콘텐츠들이 나타나는 것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친한파라는 이유로 나쁜 말을 한다거나 팬을 그만 두겠다며 떠난 경우도 있다. 혐한(嫌韓) 여론을 만드는 온라인 내 극우 세력, 이른바 ‘넷우익’의 영향력이 적지 않은 가운데 대중 스타로서 공격을 받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미야자키는 “크게 충격을 받지 않는다”며 “내가 한국을 좋아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고 ‘나도 한국 좋아한다’며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다”고 말했다.

냉각된 한일 관계 해법에 대해서도 그는 “정치와 문화가 다르다는 점이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 방송을 보는 한일 양국 팬들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서로 마스크를 주고받으며 교류하고 신오쿠보(일본 최대 한인타운)에는 지금도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인들로 넘친다”며 민간 교류의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누가 뭐라 하든 앞으로도 나는 한국어를 쓰며 활동하고 싶고 한일 가교 역할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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