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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이재명 "유동규에 배신감"…野 "비리사건 설계자는 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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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동 청문회 된 국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배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이 뇌물·배임 혐의로 구속되면서 '몸통은 이재명'이라는 의혹이 계속되자 연관성을 강하게 부인한 것이다. 18일 이 지사는 경기도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의혹이) 만약에 사실이라면 개인적으로 정말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아직 믿기지 않는 상황인데 수사기관이 유착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법원이 구속 결정까지 했기 때문에 뭔가 잘못이 있을 것"이라며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유 전 본부장이 자신의 측근이 아니며 비리 정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화천대유 소유주인 김만배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며 "인터뷰를 하러 왔던 분이어서 전화번호부에 기록은 해놓고 있는, 그 외엔 한 번도 만난 일이 없다"고 했다. 다만 대장동 논란이 야기한 대중의 박탈감과 분노를 의식한 듯 인사권자로서 책임에 대해 인정하고 재차 사과했다. 그는 "인사권자로서 직원 관리를 100% 완벽하게 하지 못한 점에 대해선 사과드린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의혹에 대해 '단군 이래 최대 부동산 비리 사건'이라며 "대장동 비리 게이트 설계자는 이재명 지사"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한편 이 지사가 차기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와 양자 대결을 펼칠 경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모두에게 뒤질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5~16일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지사는 윤 전 총장과의 양자 대결에서 지지율 35.4%를 얻어 37.1%를 기록한 윤 전 총장에 비해 1.7%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의원과의 양자 대결에서도 지지율은 34.6%로 35.9%를 얻은 홍 의원에게 뒤처졌다.

野, 이재명 조폭 연루설 공격에…李 "이래서 국회의원 면책 없애야"

'네탓 공방'에 조폭까지…삼류영화로 전락한 국감

野 "최측근 인정한 정진상
대장동 연루 밝혀지면 책임을"
李, 고발사주 의혹으로 맞불
"尹후보 사퇴 여부부터 말하라"

野 "변호사비 대납은 뇌물 죄"
李 "계좌 추적 얼마든지 하라"

매일경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오전 경기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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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경기도지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고, 이 지사는 "장물을 나누는 사람들이 도둑"이라며 '대장동은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받아쳤다.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두고 이 지사는 '인사 참사'라며 국민에게 고개를 숙였지만 인사권자로서 책임만 있을 뿐 대장동 사업은 정당했고, 자신은 비리 및 특혜와 연루돼 있지 않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네 탓 내 탓 공방만 오가다 조폭 연루설에 영화배우 김부선 씨까지 소환됐지만 정작 의혹 해소는 하나 없는 '삼류영화' 같은 국감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유일하게 측근으로 인정, 정진상 전 실장뿐

국민의힘 측 저격수로 나선 박수영 의원은 화천대유 주요 인사들이 모두 이 지사의 최측근이었다며 이 지사를 몰아붙였다. 박 의원은 구속된 유 전 본부장이 이후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근무한 이력을 언급하며 "(이 지사가)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을 통해 이력서를 보냈고, 사장은 이 사람으로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국감 초반부터 특유의 냉소와 헛웃음을 섞어가며 "제가 정말 가까이하는 참모는 '동규'라 표현되는 사람은 아니다. 미안하지만"이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이 "(유 전 본부장이) 거의 무기징역 갈 것 같은데 만약 대통령이 되면 사면할 것이냐"고 묻자, 이 지사는 "그런 부패 사범을 어떻게 사면하느냐"고 말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되면 김씨를 사면할 거냐'는 질문에 거듭 "말이 되냐. 엄벌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이 지사가 질의 중 자신의 측근으로 인정한 유일한 사람은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정진상 전 실장이다. 박 의원은 "만약 수사 결과 정 전 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나타나면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할 것이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 지사는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을 겨냥한 듯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근이 100% 확실한 그분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을) 사퇴시킬 것인지 먼저 답하면 나도 답하겠다"고 반격했다.

◆ 원희룡 "변호료 할인했나, 김영란법 위반"

공공개발이 민관 공동개발로 전환되면서 발생한 막대한 특혜 책임에 대해 이 지사는 대부분 전면 부정했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의 반대로 공공개발을 추진하지 못했다"며 "돈 사용처를 찾아보니 50억원을 받은 사람은 국민의힘 국회의원 아들이지 않냐"고 야권 전·현직 인사들을 직접 열거했다.

김도읍·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 지사를 향해 불거진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 추궁했다. 김 의원은 "이 지사는 30명의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렸는데 변호사비 대납이 사실이면 뇌물죄"라고 몰아붙였다.

그러나 이 지사는 "변호사비는 농협과 삼성증권 계좌로 2억5000만원가량을 송금했다"며 "경찰과 검찰의 계좌 추적에 다 동의한다. 얼마든지 하시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변호인들은 대부분 사법연수원과 대학 동기, 민변 동료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이에 대해 "연수원 동기라 할인을 했니, 무료로 했니 하는데 전부 김영란법에 걸린다"면서 "(변호를) 무료로 해주면 김영란법 위반이고, (변호사비를) 제3자가 내주면 뇌물이고, 본인이 댔으면 자금 출처를 대야 한다"고 지적했다.

◆ 조폭 뇌물설에 "돈 안 받으려 6연발 가스총 차고 다녀"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검증이 주장과 반박이 맞서며 좀처럼 진전이 없자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이 지사를 겨냥해 '조폭 연루설'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수원구치소에 수감된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원이자 코마트레이드 직원이었던 박 모씨의 진술서와 사실확인서, 공익제보서 등을 공개했다. 제보서에는 "불법 사이트 자금을 이 지사에게 수십 차례에 걸쳐 20억원 가까이 지원했고 현금으로 돈을 바칠 때도 있었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지사는 5분 가까이 이어진 김 의원의 질의를 듣는 내내 "흐흐흐흐"라고 수차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허허실실'로 대처했다. 그는 "이래서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없애야 한다"며 "명백한 허위 사실을 국민 앞에 보여주고, 이런 식으로 음해하면 옳지 않다. 법적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박씨가 현금 다발을) 이 지사 차에 실어줬다고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신작 잘 들었다"며 핀잔을 줬다. 이어 이 지사는 "저한테 20억원을 주겠다고 협박해 뒷주머니에 6연발 가스총을 차고 다니곤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용판 의원이 박씨의 주장을 인용하며 공개한 돈다발 사진이 진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박씨가 이 지사에게 제공했다는 돈이라며 공개한 사진은 박씨가 2018년 11월께 페이스북에 게시했던 사진이다. 박씨는 해당 페이스북 글을 통해 "광고회사, 렌터카 사업 등의 시행착오를 겪다 이래저래 월 2000만원의 고정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며 투자를 홍보했다.

[이희수 기자 /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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