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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세 청소년 백신 접종 첫날… “가족과 여행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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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8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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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2학년(16~17세) 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된 18일 오전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예진표를 작성하는 테이블 앞에 안내 직원이 기다리는 가운데 학부모와 동행한 접종 대상자들이 하나둘 병원 안으로 들어왔다.

이 병원의 하루 평균 성인 접종 건수는 300~400명인데, 이날은 109건만 예약했다고 한다. 병원은 이날 접종을 위해 정형외과 병동을 모두 비웠다. 홍익병원 간호부장인 민정숙 행정부원장은 “학생들이 표현을 안 하지만 불안해 (한다)”며 “(혹시 모를 부작용에 대비한) 응급 대응까지 준비해뒀다”고 말했다.

김혜정 대외협력팀장은 “(소아⋅청소년이) 혼자 내원하는 경우 설명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그만큼 예진 시간이 더 걸린다”고 했다. 청소년용 예진표도 성인 것과는 내용이 좀 달랐다. 이날 본 예진표에는 모세혈관, 심낭염, 심근염이 부작용 염려 관련 내용이 추가됐고, 좀 더 읽기 쉽게 구성했다.

소아 청소년은 성인과 같은 용량의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다. 다만 성인보다는 얇은 주삿바늘을 사용한다. 주삿바늘의 굵기는 게이지(G)로 구분하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바늘이 얇고 통증은 덜하다. 김혜정 팀장은 “성인은 23게이지, 청소년은 25게이지로 주사를 맞게 된다”고 설명했다.

예진 담당인 이도경 소아청소년과장은 “어른들은 백신 이상반응에 대해 이미 알고 오는 경우가 많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며 “어떤 증상일 때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자녀와 함께 병원을 방문한 보호자들은 소아청소년의 부작용을 주로 문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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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서울시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16∼17세 청소년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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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실 안 백신 보관 냉장고에는 ‘코로나 백신 보관 냉장고. 담당자 외 열지 마세요. 코드 뽑지 마세요’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이 과장은 접종실에 들어온 청소년에게 “열이나 근육통, 두통, 몸살, 접종부위 통증은 이틀 사흘 정도는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니 너무 힘들면 타이레놀을 먹으라”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그러면서 “하지만 호흡곤란이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조이고, 쓰러질 것 같으면 바로 응급실로 와야 한다”며 “어디 부딪힌 게 아닌데, 온몸에 멍이 들면 꼭 검사받으러 오라”고 했다. 가슴 조임은 심근염의 대표적 증상이고, 전신 멍은 혈전에 의한 출혈 증상이다.

접종실 밖, 백신을 접종한 후 기다리고 있는 청소년들은 백신을 맞으면 최대 3일 학교에 가지 않는 ‘백신 휴가’에 기대감을 보였다. 어머니와 함께 기다리고 있던 김경훈 군은 “백신은 무조건 맞으려고 생각해서 최대한 빨리 왔다”며 “(백신을 맞으면) 6시 이후 2인 제한도 풀리니, 공부할 때 더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 군은 “(백신을 맞고) 병원에서 진단서를 끊으면 사흘 쉴 수 있다”고 했다.

혼자 병원을 찾은 한정훈 군도 “(백신을 맞으면) 이날 포함해서 사흘 (학교를) 쉴 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코로나 감염 걱정이 크지 않지만 빨리 종식됐으면 하는 마음에 접종을 하러 왔다”고 말했다. 박주영 학생은 “(백신 접종을 하고) 빨리 대면수업을 하고 싶다”고 했고, “코로나19로 그간 여행을 못 갔는데 백신 접종이 완료되면 가족이랑 같이 여행 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도 했다.

청소년의 본인 확인은 사진이 있는 학생증, 여권 등 신분증과 교장 직인이 찍힌 생활기록부로 가능하다. 보호자와 함께 온 경우 보호자가 작성한 예진표를 직접 제출하고, 보호자 없이 홀로 내원한 경우 보호자 전원에게 전화를 걸어 접종 동의 여부를 확인한다. 현장에서 전화 연결이 안 되면 접종을 할 수 없다.

소아⋅청소년에 대한 예방접종은 이날부터 오는 11월 13일까지 4주 동안 진행된다. 이들에 대한 접종은 지난 5일부터 사전예약을 받았으며, 이날 0시 기준 대상자 89만9000명 가운데 49만9000명(55.5%)이 예약을 마쳤다. 접종 희망자는 오는 29일 오후 6시까지 예약을 할 수 있다.

한편 이날 일부 위탁의료기관에서 16~17살 청소년에 모더나 백신을 잘못 접종한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모더나 백신은 18세 이상으로 허가돼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지자체로부터 (모더나 오접종) 상황 보고를 받았고 의료계 단체에 내부공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접종 첫날이라 현장에서 백신 종류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며 “오접종 사례에 대해선 이상 반응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의료계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더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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