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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예비군 백신 ‘얀센’ 효과 88%→3%…12월 추가접종 당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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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5개월만에 예방효과 급감

정부, 12월 예정서 조기화할 듯


한겨레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8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소아·청소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과 관련해 학부모, 학생의 질의에 대해 전문가가 답변하는 특집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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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얀센 백신의 감염 예방효과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빠르게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부가 얀센 백신 접종완료자에 대한 추가접종 일정을 애초 예정된 12월보다 앞당길 가능성이 커졌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18일 오후 브리핑에서 “우리도 얀센 백신 접종자 100∼200명을 표본으로 중화항체(바이러스에 대항해 세포를 보호하는 항체)가 얼마나 올라가고 떨어지는지 분석했다. 돌파감염(백신 접종완료자의 확진)이 얼마나 생겼는지와 접종효과에 대한 분석을 실시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의 (교차접종)권고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제시한 교차접종 결과를 분석하고 있으며, 다음주 예방접종전문위원회 회의를 거쳐 얀센 백신 추가접종 계획을 결정한 뒤 내용을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정확한 시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으나 11월께 접종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얀센 백신의 효과성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급격히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와 관련해 “얀센 백신 접종자에 대한 추가접종 계획을 조속히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FDA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는 얀센 백신 1차 접종 후 최소 2개월 이후에 추가접종을 하도록 권고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얀센백신과 관련해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작하면 감염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에 추가접종의 필요성도 높아진다”며 “미국도 2개월 이후부터 추가접종을 권고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최대한 빠르게 (추가접종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다음주 추가접종 계획을 발표하고 사전예약을 받더라도 2주 정도 시간이 소요돼 실제 접종은 11월이 돼야 이뤄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얀센 백신에 대해 추가 접종을 실시하더라도 다른 백신의 접종 계획과 혼선을 빚지 않도록 신중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얀센) 추가접종을 5개월로 줄이더라도 기준점이 필요하다. 먼저 맞은 사람이 순차적으로 맞을 수 있게 관리해야 한다”며 “기준을 세워놓지 않으면 일시적으로 예약 서버가 마비되는 등 전체적인 백신 접종 체계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미국 제대군인 62만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감염 예방효과(1-위험비)를 나타낸 그래프. 출처:https://doi.org/10.1101/2021.10.13.2126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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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애초 12월 이전에 일반 국민에 대한 추가접종 계획을 수립하면서 얀센 백신 접종자에 대한 추가접종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었다. 홍정익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얀센 백신 접종 시작 시점이 국내의 경우 6월이고 추가접종 기간이 도래하는 경우는 12월이다. 12월 전에 얀센 백신에 대해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전문가 자문과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확정하고 공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에선 최근 얀센 백신 접종자의 감염 예방효과가 다른 백신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4일 미국 공중보건원의 바바라 콘 박사 등이 백신을 접종한 제대 군인 62만명을 대상으로 분석해 의학논문 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공개한 결과를 보면, 얀센 백신의 접종효과가 모더나·화이자 백신에 비교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번만 맞는 얀센 백신 접종자의 코로나19 예방효과가 지난 3월 88%에서 5개월이 지난 8월에 3%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모더나 백신 2차 접종 완료자는 92%에서 64%로,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완료자는 91%에서 50%로 낮아졌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공개되자마자 미 식품의약국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 전문가들은 만장일치로 얀센 백신을 추가접종에 쓸 수 있도록 승인하라고 FDA에 권고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오는 20~21일 얀센과 모더나의 추가접종 권고 여부를 논의할 계획으로, 이날 회의에서 추가접종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서도 얀센 백신 접종자들이 다른 백신 접종자들에 비해 돌파감염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돼 감염 예방효과가 낮음이 일부 확인됐다. 지난 3일 기준 얀센 백신 접종자의 돌파감염 발생률이 0.216%로, 화이자(0.043%) 아스트라제네카(0.068%) 모더나(0.005%) 백신 접종자에 비해 상당히 높았다. 국내에선 18일 0시 기준 접종완료자 3318만5615명 가운데 146만9239명(4.4%)이 얀센 백신을 맞았다.

이재호 김지훈 이완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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