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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내달 새롭게 출범하는 SK텔레콤, 유영상 대표는 '구독 경제·메타버스' 시장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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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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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대표. /사진=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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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내달 'SK텔레콤'과 'SK스퀘어'로 쪼개지는 가운데, 유무선 통신 사업 등이 포함된 존속회사인 SK텔레콤을 이끌 유영상 대표의 주력 사업 모델과 전략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 대표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구독 모델'과 '메타버스'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2일 SK텔레콤은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 자사를 존속 통신회사 'SK텔레콤'과 신설 투자회사 'SK스퀘어'로 분할키로 했다. 이는 SK텔레콤이 통신회사로 출범한 이후 37년만이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의 인적 분할기일은 오는 11월1일이다. 두 회사의 최종 분할 비율은 약 6대 4이며, 오는 11월 29일에 SK텔레콤, SK스퀘어로 각각 변경상장, 재상장된다.

SK텔레콤에는 기존의 통신사업을 비롯한 구독형 마케팅,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의 사업이 들어가고, SK스퀘어에는 티맵모빌리티, 11번가, ADT캡스 등 공격적인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신사업들이 배치된다.

성장 한계 느낀 '통신 사업'...안정적 MNO 사업+신사업으로 기업 가치↑

SK텔레콤이 사업구조를 개편하면서까지 통신과 비통신 사업부문을 분리하려는 이유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통신기업'을 뛰어넘기 위해서다. 다양한 신사업을 발굴해 꾸준한 신규 매출원을 만들고,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현재 SK텔레콤을 비롯한 KT와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유·무선 통신 서비스에서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매년 공개되는 실적을 봐도 이를 파악할 수 있다.

지난 1분기 SK텔레콤 실적에서 미디어·보안·커머스 등으로 구성된 뉴 ICT(New ICT) 핵심 사업 매출이 전체 비중의 31.8%에 달했다. 특히 11번가 등 커머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성장한 2037억 원을 기록했다. 이동통신 매출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보였다.

올 2분기 SK텔레콤 실적을 봐도 MNO 사업 부문은 5G 가입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뉴 ICT 핵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하며 전체 사업 매출의 30%가 넘는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SK텔레콤은 안정적인 MNO 사업 부문의 성장을 바탕으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야 주주 및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유영상 대표, '구독 마케팅·메타버스' 사업 양대 축으로 키운다

향후 SK텔레콤의 수장은 유영상 MNO 사업 대표가 이끌 전망이다. 유영상 대표는 재무·전략 전문가로 내달 출범하는 존속회사 SK텔레콤을 AI∙디지털인프라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해 지난해 15조원의 연간 매출을 오는 2025년 22조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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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신규 구독 브랜드 \'T우주\'. /사진=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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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에서도 SK텔레콤이 존속 회사에서 양대 축으로 밀고 있는 사업은 '구독'과 '메타버스' 사업이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31일 구독 브랜드 'T우주'를 출시했다. 1위 통신 사업자인만큼 자사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아마존 해외직구 뿐만 아니라 국내외 다양한 구독 상품을 추천, 홍보하고 플랫폼에 이용자를 묶어둘 수 있는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오는 2025년까지 구독 가입자 수 3600만, 거래액 8조원을 목표로 세웠다.

실제로 지난 8월 25일 열린 SK텔레콤 구독 서비스 론칭 온라인 간담회에서 유영상 대표는 "최근 많은 고객이 구독 서비스의 니즈를 갖고 있고, 많은 사업자가 구독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려 하고 있다"며 "소비자와 공급자를 가장 잘 연결할 수 있는 사업자가 SK텔레콤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바 있다.

SK텔레콤의 구독 서비스는 출시 초기인만큼, 우선적으로 대규모 마진보다는 고객 서비스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오는 10월 말 추가적인 우주 파트너스 협력 업체를 발표할 계획"이라며 "T우주의 여러 제휴 파트너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연말까지 100여개 가까이 늘릴 전망이다. 출시 일주일 만에 구독자 수 15만명을 돌파한 T우주는 현재도 유사한 수준으로 가입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SK텔레콤은 '메타버스' 사업에도 공들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초기 사업자 중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탈통신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메타버스 취업설명회', '메타버스 입학식' 등 여러 혼합현실 서비스를 선보이던 SK텔레콤은 최근 밀레니얼+Z세대(MZ세대)를 중심으로 한 메타버스 브랜드 '이프랜드(ifland)'를 출시했다.

이프랜드 또한 출시 초기인만큼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점차적으로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프랜드가 연내 가상 아이템 구매 및 판매할 수 있는 마켓 시스템을 이용해 수익화를 꾀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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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대표가 이프랜드 간담회장에 아바타로 등장해 인사 하고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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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SK텔레콤은 최근 자사 AI 플랫폼 '누구(NUGU)'를 기반으로 한 AI 디바이스 및 서비스 개발에 공들이고 있다. 'AI'를 SK텔레콤의 모든 사업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로 판단해 이를 통해 '빅데크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 SK텔레콤은 주방 TV 업체 '코스텔'과 손잡고 음성 명령에 따른 음악·라디오 청취 뉴스·날씨 확인 팟캐스트 레시피·메뉴 추천 감성 대화 등 다양한 누구 기능을 탑재했다. 특히 SK텔레콤은 적용 기기와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생활 속 모든 순간에 AI가 함께하는 '누구 에브리웨어(NUGU everywhere)' 만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인적분할 후 기업가치는 오를까?

박정호 대표를 비롯한 SK텔레콤이 이번 인적분할의 목적으로 '기업가치 상승'을 거론한만큼, 통신과 비통신 부문을 분리하는 방식의 사업구조 개편으로 시장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회사 분할의 가장 큰 목적은 주주가치 극대화이며 분할 후 통신과 투자라는 명확한 아이덴티티로 빠른 성공 스토리를 써 나가겠다"며 "지금까지 잘 키워온 포트폴리오 가치를 시장에서 더 크게 인정받고 이를 주주분들께 돌려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종가 기준 SK텔레콤의 시가 총액은 21조4019억으로, 증권업계에서 추정한 SK텔레콤의 인적분할 후 합산 기업가치는 약 28조원 수준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6:4 분할비율대로 존속회사와 신설회사로 나눠지는만큼 SK텔레콤에서는 성장 사업들을 계속해서 만들고 통신 포화시장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투자회사인 SK스퀘어에서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급격히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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