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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연재] 엠스플 인터뷰

“골프장 폭리에 골프 꿈나무가 죽어간다…골프장 등급제 시행해야” [엠스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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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넘은 골프장 폭리와 갑질, 일반 골퍼는 물론 골프 꿈나무들도 눈물

-도하 아시안게임 신화 이끈 최봉암 교수 “사모펀드 마구잡이 인수로 골프장 운영 아웃소싱 경향 심화”

-“단군 이래 최대 호황? 골프팬 '봉'으로만 취급하면 단군 이래 최대 불황 찾아온다”

-“골프 꿈나무 지원하는 골프장에 세제 혜택, 정부 운영 골프장은 공적 책임 다해야”

엠스플뉴스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을 누리는 한국 골프장. 지금처럼 골프팬들을 '봉'으로만 삼는다면 코로나19가 진정됐을 때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 찾아올지 모른다는 경고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국내 골프장의 도 넘은 폭리와 갑질로 피해를 보는 건 일반 골프 애호가들만이 아니다. 미래의 골프 스타를 꿈꾸는 학생 선수들, 프로 골퍼 지망생들 역시 천정부지로 치솟는 골프장 이용료에 울상이다.

한 학생 선수 부모는 “대회 참가비가 워낙 비싸 감당하기 어렵다. 대회 몇 번 참가하고 나면 등골이 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골프장 그린피, 카트피, 캐디피 등 참가비만 4~50만 원이 기본에 연습 라운드까지 돌면 100만 원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부담은 되지만, 대회 성적에 따라 순위가 매겨지고 국가대표 상비군 포인트가 정해지기 때문에 출전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해결책은 없을까. 국가대표 골프 감독을 지낸 최봉암 대구대학교 체육학과 교수는 골프장의 지나친 폭리가 골프 대중화는 물론 한국 엘리트 골프의 경쟁력까지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골프장 폭리 문제를 엘리트 스포츠 관점에서 바라보는 색다른 접근법이다.

최 교수가 제안하는 해결책은 ‘골프장 등급제’다. 학교와 연계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학생 선수를 지원하는 골프장에 더 많은 세제 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지역 사회 공헌과 골프 인재 육성 활동에 동참하는 골프장에 혜택을 줘서 골프장들의 무분별한 이윤 추구에 제동을 걸자는 게 최 교수의 생각이다.

최 교수는 국가와 공제조합에서 운영하는 골프장들의 ‘공적 책임’도 거론했다. 이미 국가로부터 많은 세제혜택을 받는 골프장들이 학생 선수들에게 방과 후 연습 공간을 제공하는 등 공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세계적인 골프 선수를 육성하려면 지금의 골프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최 교수의 절절한 호소에 엠스플뉴스가 귀를 기울였다.

최봉암 교수는 대한골프협회 국가대표 코치로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전 종목 석권과 4개의 금메달 신화를 일군 주역이다. 한국체육학회 이사와 한국골프학회 수석부회장을 맡았고 MBC 스포츠플러스, JTBC골프채널에서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수익에 눈 먼 사모펀드, 골프장 마구잡이 인수…골프장 운영 아웃소싱으로 해결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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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 출신의 최봉암 교수는 현재 골프 학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교수로 꼽힌다



코로나19 이후 대중 골프장들의 무분별한 폭리와 편법 운영을 둘러싸고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입니다.

골프인의 한 사람으로서 골프를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입니다. 골프계 내부에서조차 일부 대중 골프장에 대한 불만과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게 사실이에요.

골프계 내부에서도요?

골프장 대부분이 식당, 그늘집 등 레스토랑을 아웃소싱 형태로 운영하고 있어요. 실제 과도한 이익을 추구하는 건 골프장인데, 지나치게 높은 가격과 부실한 서비스 때문에 고객들의 불만을 받아내야 하는 건 위탁업체 직원들의 몫입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위탁업체 직원들이 점점 처우에 불만을 느끼게 되고, 얼마 못 가 이직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어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그 뿐만이 아니에요. 골프코스 관리 역시 아웃소싱을 하는 곳이 많습니다. 골프장이 겉으로 보기엔 고가에 화려해 보일지 몰라도 비료 구입부터 잔디 관리, 시설 보수, 인건비, 장비 등의 코스관리 비용은 일정 수준으로 정해져 있거든요. 이러다 보니 골프장도 구인난이 점점 심해지고 이직률도 높아지는 실정입니다.

결국 당장 눈앞의 이익만 추구하는 골프장 운영 행태가 가져온 결과라고 봐야 할까요?

한번 대중 골프장의 소유 구조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요. 오래 전부터 골프장을 운영해온 분들이 오너인 곳은 그렇게 문제가 없어요. 문제는 몇 해 전부터 사모펀드들이 골프장을 대거 사들이면서 시작됐습니다. 이분들은 수익률에만 관심이 있지 골프장을 운영할 줄 몰라요. 골프장을 전문 위탁업체에 맡기는 일이 비일비재해진 것도 그 때문이에요. 위탁 경영을 맡은 업체는 당연히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아웃소싱으로 다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식당도 아웃소싱, 코스 관리도 아웃소싱, 전부 다 아웃소싱이 되는 거예요.

대중 골프장이 적은 비용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사업 모델로 자릴 잡은 셈이군요.

회원제 골프장과 대중제 골프장 현황을 보면 2012년에는 회원제가 223개 업체, 대중제가 187개 업체로 회원제 골프장이 더 많았어요. 그런데 2020년 조사 결과를 보면 회원제가 169개 업체로 오히려 줄었고, 대중제는 325개 업체로 대폭 늘었어요. 실제 최근 새로 개장한 골프장을 보면 대부분이 대중제 골프장입니다. 회원제 골프장이 대중제로 전환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요.

“골프장 과도한 영리 추구, 골프 꿈나무 육성까지 저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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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정감사에서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중 골프장 폭리 문제를 지적하는 장면(사진=국회TV)



애초 정부에서 대중제 골프장에 각종 세금 혜택을 주기로 한 건 골프장 문턱을 낮춰서 골프를 대중화하려는 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중제 골프장들의 행태를 보면 세금혜택은 혜택대로 받으면서 회원제 골프장보다 훨씬 큰 수익까지 챙기고 있습니다. 정책 의도와는 거꾸로 가는 모양새입니다.

골프 선진국에서는 이렇지 않습니다. 선진국에서 대중제 골프장은 말 그대로 대중,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 운영됩니다. 지역민들의 스포츠 활동 중 하나로써 학교 체육, 지역 모임, 동호회 활동 등에 이용하는 게 대중 골프장의 존재 이유에요. 제가 지도자로 활동하며 외국의 여러 골프장을 다니면서 가장 부러웠던 게 뭔지 아시나요?

말씀해 주세요.

바로 골프 문화였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학교 체육의 일환으로 골프를 자연스럽게 접하는 모습이 참 부러웠습니다. 각종 대회 때마다 보면 학생과 학부모, 지역 주민 자원봉사자들이 골프장 주변 동선은 물론 경기장 구석구석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미 그들에게는 익숙한 장소라는 얘기죠. 또 골프 꿈나무들이 오전 시간과 방과 후 오후 시간에 자유롭게 골프장에서 연습하는 모습도 정말 부러웠구요.

대회에 참가한 학생선수들에게 거액의 그린피를 받아 챙기는 국내 골프장들과는 딴판이군요.

얼마전 한 골프대회를 치르고 온 선수로부터 정말 부끄러운 얘기를 들었어요. 골프장에 낀 짙은 안개 때문에 정상적인 대회를 치르지 못했다고 합니다. 할 수 없이 9홀로 본선 진출을 가리는 단축 경기를 치렀는데, 대회 본부에서 캐디피를 18홀 값으로 내라고 했다는 겁니다.

이유가 뭔가요.

주최 측에 물어봤더니 ‘골프장 구하기도 어렵고, 캐디들이 아침부터 수고했으니까…’라고 하더라지 뭐에요. (혀를 차며) 참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다. 학생선수들이 대회 한번 참가하는 데 얼마나 많은 돈이 드는지 아시나요.

심한 경우엔 연습 라운드 포함 100만원 넘게 드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고갤 끄덕이며) 맞습니다. 말씀드린 대회만 해도 참가비만 17만 원에 그린피 10만 원, 캐디피 4만 원, 식사비, 숙박비, 교통비 등 대회 등등 비용 부담이 만만치가 않더군요. 학생 선수들을 보호하고 조금이라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캐디피나 올려 받고 있다는 게 정말 씁쓸하게 느껴졌습니다.

골프장들의 과도한 폭리가 일반 골퍼는 물론 골프 꿈나무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는 셈이네요.

학생 골프선수들이 지역 골프장에서 방과후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최근 초등부를 시작으로 중, 고교에서 골프를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골프 종목은 특성상 학교 수업과 병행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렇다고 훈련을 주말에 할 수도 없습니다. 여기에 비용 부담까지 더해지니 골프 꿈나무들에게는 굉장히 불리한 환경입니다.

“골프 꿈나무들이 사라진다…학교와 지역 골프장 연계, 골프장 등급제 시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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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암 교수는 골프 꿈나무 육성을 위해 골프장 문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사진=pixabay)



해결책은 없을까요.

학교와 지역골프장을 연계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학교와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골프장이나 학생 선수들이 방과후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골프장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법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정부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특히 이런 프로그램은 국가가 운영하는 골프장, 각 공제조합에서 운영하는 골프장들이 앞장서야 합니다.

일종의 공적 책임이 있다고 보시나요.

이들은 이미 일종의 공기업으로서 일반 골프장보다 큰 세제 혜택을 받고 있잖아요. 일반 골프장처럼 그저 밀려오는 손님만 받을 생각만 해서는 안 되죠. 학생골프 선수들이 방과후 훈련을 할수 있도록 배려하는 게 이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또 하나 생각하는 건 골프장 등급제입니다.

등급제라, 조금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요.

현재는 모든 대중제 골프장이 세금 감면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이걸 등급제로 바꿔서 등급마다 다른 세제 혜택을 주자는 것입니다. 평가기준표에 맞춰 세제 혜택을 줘야 골프장들이 멋대로 그린피와 각종 이용료를 올려받지 못합니다.

어떤 평가기준을 적용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전문가집단에서 등급을 나눌 때 지역사회 환원 활동, 골프 대회 유치, 골프 꿈나무 지원, 골프선수 배출, 골프 관련 봉사활동 등을 점수에 반영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이런 평가기준으로 해마다 심사해서 등급별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어떨까요. 한 가지 더. 현재 국가대표와 프로 선수에 적용되는 이용세 면제 혜택 범위를 넓히는 것도 제안하고 싶습니다.

이용세 면제 혜택이요.

현재 회원제골프장에 입장하면 이용세로 개별소비세, 교육세, 농어촌특별세가 개인에게 부과됩니다. 물론 시도협회등록선수, 상비군, 국가대표, 정회원 프로는 평일 제세금중 이용세를 면제받습니다. 저는 이 혜택에서 제외된 골프입문 선수, 골프업계 종사자, 만 65세이상 골프입장객, 프로 지망생등에게도 이용세를 면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골프장 폭리 문제와 관련해 주로 일반 골퍼들의 목소리를 들었는데, 엘리트 골프 선수의 관점에서 보니 색다르네요.

많은 분들이 골프를 산업으로 바라보는데 오히려 저는 골프는 ‘스포츠’라고 주장하고 싶어요.

골프는 스포츠다.

한국 골프가 좀 더 발전하고,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하려면 선수들이 훈련하는 골프장 환경이 달라져야 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골프선수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골프장 환경 개선과 골프장 종사자들의 의식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유명 골프 국가대표 감독 출신이자 현 골프 교수, 무엇보다 골프계에서 매우 중량감 있는 인물로 꼽히고 있습니다. 골프 관련 학과 교수 가운데 이렇듯 가감없이 대중제 골프장 문제를 실명으로 조목조목 지적하는 분을 처음 보는 듯합니다. 이렇게 말씀하셔도 되실지.

최근 국정감사에서 어느 국회의원(민주당 박정 의원)이 대중제 골프장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걸 봤습니다. 솔직히 충격이었어요.

왜요?

지금까지 국회의원들은 골프장 입장만을 대변했어요. 골프장 오너분들 중에서 힘 센 분이 많을 거 아닙니까. 한번 찾아보세요. 어느 국회의원이 골프팬이나 골프 이용자 편을 들었는지. 이번 국정감사에서 대중제 골프장 문제 지적하시는 국회의원 보면서 '내가 밥 먹고 살고, 우리가 골프를 할 수 있는 게 누구 덕분'인지 생각해봤어요. 네, 골프팬과 골프 이용자분들 덕분이에요. 요즘 골프계가 '단군 이래 최대 호황'에 취해 있지만, 그 호황을 만들어주신 분들인 골프팬들을 지금처럼 홀대한다면...장담하건대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우린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을 경험하게 될지 모릅니다. 무엇보다.

네.

정말 모범적인 대중제 골프장이 많거든요. 그런 골프장들이 골프팬들을 '봉'으로만 삼는 비양심적인 대중제 골프장들과 도매급으로 함께 취급돼선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래서 솔직하게 이야기하려 했는데. 그런 비양심적 골프장들에게 불이익 받는다면. 네, 감수해야죠.

배지헌, 박동희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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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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