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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출두하겠다"던 남욱, 공항에서 체포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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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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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1) 이승배 기자 =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검찰에 긴급 체포돼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검찰에 녹취록을 제출한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인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해 배당금 약 1000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1.10.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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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힌 남욱 변호사를 귀국하자마자 체포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화천대유대주주 김만배씨의 구속영장 기각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일각에서는 수사의 중심이 남 변호사로 바뀐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5시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남 변호사를 뇌물공여 약속 등의 혐의로 즉시 체포했다. 당초 남 변호사는 오는 19일쯤 검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으로 검찰과 일정을 조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남욱 체포할만 했지만 김만배 영장 기각 영향 커"

남 변호사는 사건이 커지기 전 미국으로 출국해 여권이 무효화될 때까지 귀국하지 않았다.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여권 무효화 조치가 이뤄지자 그때서야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고 한 만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또 정영학 회계사 등 사건 관계인들과 말을 맞출 가능성도 높다. 피의자가 사건 관계인과 말을 맞추는 것은 증거인멸에 해당돼 체포영장을 발부받을만한 충분한 사유가 된다는 설명이다.

법조계에서는 무엇보다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이 남 변호사의 체포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김씨에 대한 영장 기각 이후 수사력 논란에 시달려온 검찰이 남 변호사를 체포하지 않았을 경우 또다시 비난에 휩싸일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던 검찰은 최씨가 귀국하고 하루 뒤 조사를 했다가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최씨가 재산을 은닉하고 관련자들과 만나 증언을 맞출 시간을 벌게 했다는 지적이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김씨 영장 기각 이후 검찰이 무엇보다 부실수사 논란에 신경쓰고 있다"며 "남 변호사 체포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남 변호사 체포로 돌파구를 만들어 김씨에 대한 영장을 다시 청구하겠다는 계획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 변호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350억 로비 비용'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고 화천대유에 유 전 본부장 지분이 있다고 들었다고 언급하는 등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 내용과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했다. 다만 로비 의혹에 대해 자신은 잘 모른다고 말하면서 진실을 밝혀야 할 사람은 김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공사 기획본부장이라고 주장했다.


남욱·정영학으로 수사 방향 틀었나

일각에서는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등으로 검찰 수사 방향이 바뀐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모두 이번 사건의 몸통들인데다가 로비 의혹을 먼저 제기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의 신빙성이 떨어지면서 원점에서 이들에 대한 수사를 개시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각각 천화동인 4호와 5호 소유자들로 대장동 개발로 1000억원대 수익을 챙겨갔다. 특히 두 사람은 유 전 본부장과 함께 사업 구조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여기에 유 전 본부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채용해 대장동 사업을 주도한 김모 회계사나 정모 변호사는 모두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측근들이다. 이들이 채용될 당시 유 전 본부장이 직접 개입해 공사 전략사업실장과 전략투자팀장으로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두 사람 모두 이번 사건의 핵심 중 핵심"이라며 "성남시에 대한 로비 역시 이들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검찰은 이날 남 변호사의 체포영장에 뇌물공여 약속 혐의를 적시했다. 이 변호사는 "녹취록이 아니라 두 사람의 계좌 등을 쫒다 보면 이번 사건의 몸통이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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