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전성기"…'갯마을 차차차' 이봉련의 원동력 [인터뷰]

이봉련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배우 이봉련이 '갯마을 차차차'를 통해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봉련은 최근 화상 인터뷰를 통해 tvN 토일드라마 '갯마을 차차차'(극본 신하은·연출 유제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갯마을 차차차'는 현실주의 치과의사 윤혜진(신민아)과 만능 백수 홍반장(김선호)이 짠내 사람내음 가득한 바닷마을 '공진'에서 벌이는 티키타카 힐링 로맨스. 이봉련은 공진에 없어서는 안 될 '여통장' 여화정 역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갯마을 차차차'가 인기리에 종영한 가운데 이봉련은 "너무 서운하고 아쉽다. 좋은 사람들과 작업하게 돼 즐거운 시간이었고 잊지 못할 뜨거운 여름이었다"며 "떠나보내기 너무 아쉽고, 마음 한편에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드라마"라고 밝혔다.

이봉련은 여화정 역을 맡아 실감 나는 캐릭터 표현력과 섬세한 감정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드라마 중에 이런 반응을 느끼는 게 처음이다. 물론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신 적은 있지만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는 게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응도 챙겨본다.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이 알아봐 줘서 뜨거운 인기를 느끼고 있다"며 "제가 지나가면 '화정 언니'라고 불러주기도 하고, SNS에서 각국의 언어로 적힌 '갯마을 차차차' 대사들에 신기함을 느끼기도 했다. '재혼하지 말고 나랑 살자'는 등의 반응을 보고 웃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화정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였다. 이봉련은 "따뜻하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 이혼하고 혼자 아이를 키우는 삶 등 현실적인 부분들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며 "역할 자체가 여장부 기질이 있는데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여자이고 싶어 하는 면모도 드러나더라. 보는 사람에게 나나 화정이나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게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화정이라는 인물은 말의 내용이 거침없고 생각하는 걸 실천에 옮기는데 옮기기 전에 신중하게 잘 생각하는 것 같다. 여화정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정말 멋지고 괜찮은 사람이다. 실제 이봉련이 닮고 싶은 사람이다"라고 덧붙였다.

그가 여화정을 연기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지점은 '설득력'이었다. 이봉련은 "저는 배우고, 외향적으로는 여화정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 대사를 내뱉었을 때 여화정이 살아온 것들이 자연스럽게 묻어 나와서 듣는 사람에게 설득력을 가질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며 "배우라는 직업은 경험치가 많으면 많을수록 표현력이 넓어지는 건 확실하지만 모든 부분을 경험할 수는 없다. 그런 것들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결혼은 했지만 아이가 없고 화정이가 가지고 있는 삶의 고민과도 다르고, 직업군도 다르다"라며 "어떤 것들은 경험에 의한 것, 또 어떤 것들은 간접적인 경험과 상상력으로 해내야 했다.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지가 고민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설득력 있는 연기에 도움을 준 건 유제원 감독의 한 마디였다. 이봉련은 "기본적인 감정은 대본에 다 들어있었고, 사이사이 배우가 숨 쉬는 걸로 채워갔어야 했다. 잘 모르겠을 때 감독님에게 잘 되고 있는지, 또 어떤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면 걱정이 없다고 하시더라. 그걸 믿고 갔다"며 "믿고 있는 어떤 사람이 있으니까 흔들리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잘 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 배우인 인교진 또한 도움이 됐다. 인교진에 대한 팬심을 고백한 이봉련은 "참 좋은 배우고, 시청자로서 드라마를 볼 때 개인적으로 제일 기다리는 장면이 인교진 씨 장면이다. 인교진 씨 호흡은 왜 그렇게 새롭고, 재밌는지 모르겠다. 코믹 연기를 하지 않고 그냥 장영국을 연기하고 있는데 연기를 보면서 굉장히 흥미롭고 '케미'도 그래서 좋아졌던 것 같다. 서로 어떻게 하는지 다 알고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갯마을 차차차'는 이봉련을 여화정이라는 역할로 기억하게 해준 첫 작품이 됐다. 이봉련은 "매체 작업을 시작한 지 10년 정도 됐다. 그간 많은 역할을 했고, 이런저런 기회도 있었지만 '갯마을 차차차'를 통해 역할로 저라는 배우를 기억해 주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앞서 '스위트홈'이나 '런온'도 있지만 '갯마을 차차차'는 특히 드라마를 본 연령층이 굉장히 넓더라. 어르신들도 오셔서 저에게 말을 건네주신다. 저에게 굉장히 특별한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이봉련은 올해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여자 연기상을 수상한 이후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는 "참 기분 좋았지만 얼떨떨하기도 했다. 상을 받은 뒤 얼마 되지 않아 '갯마을 차차차'를 준비했는데 많은 변화가 일어났던 시기"라며 "제가 해온 것에 대한 결과물이 제 눈에 드러나면서 어쩔 수 없이 부담감을 짊어지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갯마을 차차차'를 촬영하면서 부담감을 분산시켰고,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굳이 부담감을 극복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는 "'내가 배우가 될 수 있을까'하는 부담감이 아직도 몸에 얹어져 있다. 살아가면서 계속 얹어지고, 해소되지 않은 채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봉련은 지금 현재가 자신의 전성기라고 했다.

액션 장르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이봉련은 "제 컴플렉스가 제 연기의 원동력이다. 화술이 부족해서 훈련을 받고, 타고난 게 모자라서 더 열심히 하려고 했던 게 원동력이 됐다"며 "액션 장르는 제가 노력해서 땀으로 일궈낼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해보고 싶다. 해보고 싶은 것도 있고, 제가 할 수 있는 것들도 있으니까 그 사이에서 잘 선택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