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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넷마블·선데이토즈, 소셜카지노 인수 배경은 … 캐시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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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과 선데이토즈가 소셜카지노 시장에 진입했다. 일정 규모의 매출과 이용자층이 확보되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출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이용자층이 늘어나며 성장세가 지속되는 것도 이유다. 다만 초기 진입 비용이 커 이미 기반이 갖춰진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형태인 점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도 소셜카지노 게임 서비스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경게임진

국내 게임기업들이 해외 소셜 카지노 기업을 잇따라 인수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글로벌 소셜카지노 기업 스핀엑스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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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은 지난 13일 세계 3위 모바일 소셜카지노 게임업체 스핀엑스의 인수를 완료했다. 총 21억9000만 달러, 한화 약 2조6260억원을 투입했다. 스핀엑스의 지난해 매출은 4701억원, 당기순이익은 1101억원이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1590억원, 당기순이익 320억원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넷마블은 스핀엑스 인수로 연매출 3조원 달성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선데이토즈도 전일 소셜카지노 게임업체 플라이셔의 인수를 발표했다. 360억원을 투자해 플라이셔 지분 84%(3만3297주)를 인수하기로 했다. 플라이셔는 지난해 매출 301억원과 영업이익 13억원,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149억원과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했다. 선데이토즈는 기존 소셜카지노 자회사 플레이링스와의 협업으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소셜카지노는 실제 카지노의 슬롯머신 등을 PC나 모바일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는 온라인게임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가상의 게임머니를 베팅에 사용하고 실제 현금 등으로 교환할 수 없는 형태다. 국내에서는 관련 법 규제는 없으나 사행성 우려로 인해 유료 결제 기능을 제거하고 서비스한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매년 지속 성장세를 보이는 시장이다. 내년 시장 규모가 65억 달러(한화 약 7조6800억원)로 예상될 정도로 활성화됐다. 넷마블의 경우 이미 지난 2016년 시장성을 예측하고 세계 1위 업체 플레이티카 인수를 시도하기도 했다.

소셜카지노 게임의 강점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장기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일정 규모의 매출과 이용자 층을 확보할 경우 ‘규모의 경제’가 실현돼 오래가는 구조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카지노 영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대체재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국내 소셜카지노 게임업체 베이글코드의 윤일환 대표는 “소셜카지노 시장은 한국의 웹보드게임 시장과 유사하게 한번 시장 진입해서 모객이 이뤄지면 십수년 유지된다. 우리도 그렇지만 상위권에 진입하면 매출이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다. 극단적으로 모바일게임의 경우 초반에 1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고도 다음달에는 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수도 있는데 소셜카지노는 한번 순위권에 오르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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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카지노는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국내 상장사 더블유게임즈는 2019년 이후 매년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더블유게임즈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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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국내 상장사인 소셜카지노 기업 더블유게임즈나 미투온의 경우 드라마틱한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이지는 않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더블유게임즈는 지난 2019년에 매출 5138억, 영업이익 1546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매출 6582억원, 영업이익 1942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예상 실적은 매출 6632억원, 영업이익 2083억원이다. 미투온의 경우 2019년 매출 1191억원, 영업이익 405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1307억원, 영업이익 446억원을 기록했다. 베이글코드도 지난 2019년 매출 362억원, 지난해 매출 575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이는 회사다.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23년 상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도 추진 중이다.

다만 시장 경쟁이 치열해 초기 진입을 위한 투자 비용이 매우 크다. 이미 짜여진 시장 순위 내에서 신규 사업자가 상위권에 진입하는 것이 힘들다는 지적이다. 실제 넷마블이나 선데이토즈가 기존 소셜카지노 게임사를 인수한 배경도 이 때문이라는 평가다. 더블유게임즈도 지난 2017년 더블다운인터액티브(DDI)를 인수해 규모를 키웠다. 미투온도 같은 해 미투젠을 인수한바 있다. 베이글코드의 경우도 신규 사업자가 소셜카지노 시장 진입이 가능했던 막바지에 해외와 협업하며 현재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셜카지노는 다른 게임 장르처럼 눈에 띄는 차별화를 하기도 쉽지 않고 경쟁도 치열해 초기 진입 비용도 많이 든다. 기존 질서가 강해 갑자기 새로운 게임이 순위 내에 올라오는 사례도 없다. 플라이셔도 초반에 고전하다가 일정 규모가 되면서 수익구조가 갖춰진 것으로 안다. 더블유게임즈가 더블다운인터액티브를 인수한 것도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도 소셜카지노 게임의 유료 서비스를 허용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기업이 해외 소셜카지노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소셜카지노 게임의 법제화를 통해 세계 3위 규모로 평가받는 한국의 온라인 불법도박 시장을 축소할 수도 있다고 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셜카지노 시장은 신규 진입자가 상위권으로 올라가기가 어려운 구조이고 국내에서 기반을 다지고 해외에 나가려고 해도 유료 결제 서비스를 허용하지 않아 결국 인수합병 등으로 진출을 모색하는 상황”이라며 “매년 10% 이상 성장하는 시장인데 국내 기업의 진출을 위해 법규제를 통해 편입하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임영택 게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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