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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카펜터의 '최다패'는 훈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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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화 라이언 카펜터.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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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남서영기자]불운의 사나이가 됐다.

카펜터는 올 시즌 29경기에 등판했다. 선발 투수로는 팀 내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인 닉 킹험(23경기 출전)과 비교해도 차이가 있다. 올 시즌 팀 내 최다승을 올리며 2010년 류현진 이후로 팀 15승을 노리는 김민우(27경기 13승)보다도 많다. 리그 전체 선발 투수로 넓히면 3번째 기록이다.

하지만 카펜터는 올해 단 5승(12패)을 챙겼다. 리그 최다패 1위다. 카펜터는 올해 퀄리티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11회 달성하는 등 총 159이닝을 소화해 이 부문 전체 7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카펜터는 올해 유독 승운이 없었다. 잘 던지고 많이 던져도 타선의 도움이 약했다. 포수 최재훈도 “카펜터가 잘 던졌을 때 타자가 못치고 수비에서 에러가 생기는 경우가 잦다. 킹험은 10승을 했는데 카펜터만 올라오면 어려워지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17일 수원 KT전에서도 그랬다. 이날 카펜터는 6이닝 동안 공 95개를 던지며 5안타 7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타선은 6회까지 안타 단 4개를 때렸고, 1-1 균형은 깨지지 않은 채 카펜터는 김민우에게 공을 넘겼다. 결국 8회 1사 1, 3루 상대 투수의 폭투로 추가점을 올리며 팀은 2-1로 승리했지만, 7회 올라온 김민우가 승리투수에 올랐다.

리그에서 승리와 관련된 기록은 많지만, 패배와 관련된 기록은 주목받지 못한다. KBO 레코드북에도 패배와 관련된 기록은 ‘최소 투구 패전’에 불과하다. 하지만 많은 패를 떠안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따른다. 많은 경기에 출전해야 하고 적절한 이닝을 소화하는 체력도 좋아야 한다. 부상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올해 카펜터는 이 모든 조건에 부합했다. 지난 6월 말 등 근육통을 호소하며 열흘 빠진 것이 전부였다.

최다패를 기록한 투수들 중에는 조계현(1990년), 이강철(1994년), 윤석민(2007년) 등 그 시대 최고의 투수 이름을 찾아볼 수 있다. 대체로 최다패를 거둔 투수는 평균자책점 등 다른 기록은 좋지만, 팀 전력의 한계로 최다패를 면치 못한다. 카펜터 또한 탈삼진 2위, 이닝 7위, 평균자책점 11위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카펜터의 ‘최다패’는 ‘불명예 기록’이 될 수 없다.
nams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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