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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켓 독립]① 누리호 발사 ‘카운트다운’… 세계 7번째 우주발사체 보유국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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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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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에 걸쳐 개발된 최초의 국산 로켓(발사체) ‘누리호’가 오는 2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다. 발사에 성공하면 세계 7번째로 무게 1t(톤) 이상의 인공위성과 우주선을 자력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국가, 다시 말해 우주 개척 경쟁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국가가 된다. 한국이 로켓 발사 실험을 시작한 지 30년 만에 ‘우주로켓 독립의 날’을 맞이하는 것이다. 조선비즈는 누리호 발사 전후로 국산화를 향한 12년의 여정과 발사 성공의 의미, 실제 발사 시나리오, 발사 이후 열릴 미래와 한국판 스페이스X 탄생 가능성을 3편의 기사로 정리한다. [편집자주]


누리호 개발 사업을 이끈 한국한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이상률 원장은 최근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로켓은 현재로서 우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라며 “로켓 기술은 국가 전략기술이고, 이를 가졌다는 건 우주강국들의 우주 개척 경쟁에 참전하기 위한 기본 요건을 충족했다는 의미다”라고 했다. 이 원장은 “한국이 자력으로 우주로 진출할 때 얻을 수 있는 파급효과는 무궁무진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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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의 컴퓨터 그래픽(CG) 이미지. /항우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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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와 1, 2, 3단의 구조. /항우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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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개국만 가진 전략기술…12년 국산화 노력 결실 눈앞

18일 항우연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전 세계 강대국들은 군사적, 경제적 목적으로 우주에 진출하기 위해 20세기 중반부터 이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지구와 외계 천체 관측을 위한 고도화된 기능을 갖춘 실용급 인공위성의 무게는 보통 1t 이상이고, 이를 쏘아 올리기 위한 로켓의 무게는 통상 수십~수백t이다. 로켓을 이륙시킬 때 필요한 힘인 추진력(추력) 또한 이 정도인데, 로켓이 여러 엔진을 장착하는 걸 고려하면 엔진 1기당 수십t의 추력을 내야 한다.

이런 ‘중대형 엔진’과 부속 장치를 자체 개발하고 조립해 실용급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국가는 현재 미국, 유럽연합(EU·개발 국가는 프랑스),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 등 6개국뿐이다. 이 국가들은 미국을 선두로 유인 우주 탐사, 달·화성·소행성 착륙, 외행성 탐사, 우주산업의 플랫폼이 될 우주정거장 구축 등 우주 개척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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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인우주선 선저우 13호가 지난 16일 0시 24분(현지시각) 중국 서북부 간쑤(甘肅)성의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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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에 탑승한 민간인 4명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각) 우주의 무중력 상태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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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중국은 3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운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13호를 독자 로켓 ‘창정(長征) 2F 야오(遼) 13호’에 실어 400㎞ 상공으로 발사했다. 우주비행사들은 내년 완료 계획인 중국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건설 현장에 6개월간 체류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말 미국은 아예 항공우주국(NASA)이 아닌 민간 기업인 스페이스X 주도로 국제우주정거장(ISSS) 수송용 유인우주선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는데, 로켓 재활용 등 스페이스X의 독자 기술을 활용해 경쟁국인 러시아와 비교해 수송 비용을 크게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스페이스X를 포함해 버진 갤럭틱, 블루 오리진 등 기업은 우주비행사가 아닌 민간인을 우주로 보내는 ‘우주 관광’ 실험을 차례로 성공시키기도 했다.

한국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 이 경쟁에 참전할 수 있는 7번째 국가가 된다. 한국은 1999년 아리랑 1호를 시작으로 천리안·차세대 중형위성 등 총 11개의 실용급 위성을 쏘아 올렸는데 모두 미국이나 러시아의 힘을 빌려야 했다. 1회 발사에 수천억원, 재활용하는 미국 스페이스X 로켓을 써도 수백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러시아와 협업이 중단되면서 발사 일정이 무기한 연기된 적 있던 차세대 중형위성 1호처럼 외교 이슈로 국가 우주 개발 계획이 차질을 빚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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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대로 이송되는 누리호. /항우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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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런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러시아 기술을 빌려 개발 중이던 나로호가 1차 발사에 실패한 직후인 2010년 3월 누리호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로켓이 잘 작동하려면 각각의 부위가 어떤 구조로 설계돼야 하는지, 어떤 방법으로 만들고 조립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지만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맨땅에 헤딩’하듯 설계해서 만들고 실패하면 재설계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이렇게 12년간 2조원이 투입됐다.

◇ 3대 기술적 난제, 맨땅에 헤딩식 설계·조립 반복으로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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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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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항우연이 꼽은 대표적인 기술적 난제는 연소불안정, 클러스터링, 추진제 탱크 제작 등 3가지다. 연소불안정은 연료가 타들어 가는 연소 과정이 매끄럽지 못해 로켓이 제대로 추진할 수 없는 현상이다. 3400℃의 온도, 60기압의 압력이 작용하는 연소실에서 연료가 연소되는데, 온도와 압력이 높다 보니 연소실 밖의 연료가 연소실 안으로 들어오지 못해 연료 공급이 일시적으로 끊기면서 발생한다.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특별한 해결법은 나오지 않았다. 2014년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도 이 문제가 발생해 1년간 12차례의 구조 설계 변경과 20여차례의 시험 끝에 해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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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1단 엔진의 종합연소시험. /항우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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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불안정은 엔진이 클수록 발생하기 쉽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누리호는 300t 추력을 내는 1단을 75t급 엔진 4기를 하나로 묶는 ‘클러스터링’ 기술을 적용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제대로 실현하는 일 역시 만만치 않았다. 4기의 엔진에 동시에 연료가 공급되고 연소돼 화염을 내뿜어야 하는데, 1기라도 균형이 깨지면 발사 실패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4기 엔진이 하나처럼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종합연소시험’은 누리호 개발 사상 최고난도 관문으로 평가받았고, 지난 3월 이 시험을 통과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사실상 개발 완료를 의미한다”라고 선언했다.

추진제 탱크 제작도 난관이었다. 추진제는 직접 타들어 가며 불을 내뿜는 연료, 연료가 잘 연소되도록 돕는 산화제를 합쳐서 부르는 말이다. 추진제 탱크는 연료 탱크와 산화제 탱크를 말하는데, 누리호를 이루는 1, 2, 3단 각각 1쌍씩 있어 총 6개의 추진제 탱크가 있다. 최대 직경 3.5m, 특수 알루미늄 재질의 원통 모양인데, 무게를 최소화하기 위해 두께를 3㎜ 이내로 제한해야 했다. 추진제 탱크가 두꺼워질수록 무거워지고 결국 로켓 성능 저하와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직경이 짧은 3단의 경우 알루미늄 캔 두께인 1.5㎜까지 줄여야 했는데, 제작 자체도 어렵고 접합부를 용접하는 과정에서 구워지는 오징어처럼 모양이 비틀어지는 문제도 있었다. 이 역시 설계와 제작의 무수한 반복이 유일한 해결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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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의 산화제 탱크. /항우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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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로호 성공 8년 만에 美 스페이스X급 성능 향상

기술적 난제를 극복한 끝에 누리호는 본체와 연료를 합친 총 무게 200t, 길이 47.2m, 최대 직경 3.5m 규모의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됐다. 75t급 엔진 4기를 탑재한 1단, 75t급 엔진 1기를 탑재한 2단, 7t급 엔진 1기를 탑재한 3단으로 구성된다. 발사 후 1, 2, 3단이 공중에서 차례로 떨어져 나가며 생기는 반발력으로 1.5t 무게의 가짜 인공위성이 700㎞ 상공으로 날아오른다.

5000억원을 들여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가 100㎏짜리 소형 인공위성을 300㎞ 상공으로만 쏘아 올릴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4배 예산으로 추력만 따져도 15배, 발사 고도까지 고려하면 수십배 성능 향상을 이뤄낸 것이다. 항우연의 자체 평가에 따르면 누리호의 75t급 엔진 1기의 성능은 지상에서의 추력이 68.85t, 진공 환경에서의 비추력(연료 1㎏이 1초 동안 연소될 때 발생하는 추력, 단위는 초)은 301.4초다.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들어간 멀린1D 엔진(지상 추력 86.2t, 진공 비추력 311초)과 성능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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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발사한 로켓들의 성능 비교. 왼쪽부터 나로호, 누리호 75톤급 엔진 성능 검증용 시험발사체, 누리호. /항우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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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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