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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 자력에 빨려든 산소통, 검사받던 환자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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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후 경남 김해시 한 종합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하려던 환자 A(60)씨가 MRI 기기에 갑자기 빨려든 금속제 산소통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MRI 기기가 작동하며 발생한 강한 자성(磁性)에 옆에 세워둔 산소통이 순식간에 끌려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고는 MRI실에 금속제 물품을 둬선 안 된다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지 못해 발생한 초보적이고 이례적인 사고”라고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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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는 인체 내부 장기와 뼈 등의 영상을 촬영하는 의료 기기로, 강한 자기장을 발생시켜 인체의 단층 영상을 촬영한다. X선을 이용하는 CT(컴퓨터 단층촬영)에 비해 더 정밀하게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 보급된 MRI 기기는 2017년 1496대에서 지난해 1775대로 증가했다.

1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4일 오후 8시 30분쯤 이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내과 환자 A씨가 경련을 일으켰다. 의료진은 경련 원인을 찾기 위해 그를 MRI실로 옮겼다. 중환자실에서 산소 호흡기를 사용한 그는 MRI실에서도 산소 공급이 필요한 상태였다. 병원 관계자는 “MRI실 산소 공급 장치에 문제가 생겨 담당 의료진이 산소통을 요청해 반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산소통은 높이 128㎝, 둘레 76㎝로, 세워놓으면 어른 가슴 정도 높이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몸이 MRI 기기 안으로 들어간 뒤 촬영을 위해 강한 자성이 발생하면서 2m 정도 거리에 놓여 있던 금속제 산소통이 MRI 기기 안으로 빨려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A씨 머리와 가슴 등이 강하게 눌렸다는 것이다.

병원 측이 119에 신고했고, A씨는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외상성 뇌손상 등으로 숨을 거뒀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 상태가 위중해 오후 늦은 시각이지만 MRI 촬영을 했다”며 “당시 산소통이 있는 상황에서 왜 MRI 기기를 작동했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은 환자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MRI실에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A씨 가슴 쪽에 산소통에 눌린 흔적이 보인다”며 “1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고, 병원 측 과실 여부도 가릴 방침”이라고 했다.

MRI 기기가 발생하는 강한 자성은 대형 철제 침대도 순식간에 끌어들일 정도로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형준 유니스트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는 “최근 국내외 MRI 장비들은 1.5~3테슬라(T)의 강력한 자기장을 만든다”며 “지구 자기장의 3만~6만배에 달하는 세기”라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MRI 취급 시 주의 사항’ 자료에도 MRI 기기에 달라붙거나 빨려들어간 침대나 의자 등이 나온 해외 사고 사례가 있다. 박범진 대한영상의학회 홍보이사(고려대 교수)는 “국내에선 의료진이 가운 주머니에 꽂아둔 가위 등이 MRI 기기에 달라붙었다는 정도의 사례가 있었지만, 산소통이 날아가 환자를 숨지게 한 경우는 처음 본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MRI 관리·운영을 위해 ‘특수 의료 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을 마련해 전문 지식을 가진 의료진이 기기를 안전하게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금속제 산소통 등 자성에 끌리는 제품을 MRI실에 두면 안 된다는 구체적인 조항은 없다.

의료계 관계자는 “MRI실에 금속 장비나 기기를 두면 안 된다는 것은 의료진이면 누구나 아는 상식”이라며 “환자가 검사 전 장신구나 시계 등 금속 제품을 몸에서 떼어내도록 하고, 인공 심장박동기 등을 체내에 이식했는지도 미리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사고는 그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예외적인 경우란 얘기다.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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