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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보다 반도체 부족이 무서워”… 3분기 자동차 생산 17.3%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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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후 13년 만의 최저치
반도체 납품기간, 13주에서 22주로 지연
MCU는 32주 기다려야
한국일보

시각물_국내 자동차 생산량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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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국내 자동차 업체에선 “코로나19보다 반도체가 더 무섭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 실제 올해 3분기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1년 전부 다 17% 이상 급감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낸 것을 고려하면, 코로나19 충격보다 반도체 공급난이 더 큰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1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3분기 국내에서 생산된 자동차 대수는 총 76만1,975대로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지난해 3분기(92만1,559대)보다 17.3% 감소했다. 이는 금융위기로 생산량이 대폭 줄었던 2008년 이후 가장 적은 3분기 생산 규모다.

업체별로는 한국GM의 생산 감소가 가장 컸다. 한국GM은 지난달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등을 생산하는 부평 1·2공장 가동률을 모두 절반으로 줄였다. 이에 3분기 생산량(4만5,939대)은 지난해 같은 기간(10만2,747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국GM은 이달에도 부평1공장을 2주간 휴업해, 4분기 생산 차질도 극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기아 상황도 좋지 않다. 올 3분기 현대차 국내공장은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한 35만209대, 기아의 경우 6.5% 줄어든 32만1,734대를 각각 생산했다.
한국일보

지난달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가동률이 50%도 되지 않았던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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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자동차 생산 차질의 주원인은 반도체 수급난이다. 8월 이후 인피니온,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유럽 반도체 업체의 동남아시아 생산 공장이 델타 변이 확산으로 봉쇄되면서 국내 공급이 막혔다.

대만 TSMC, 일본 르네사스 등에서 납품받는 물량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지난 1분기(90만8,827대)와 2분기(90만5,694대)에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2%, 10.7% 증가했던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3분기 들어 80만 대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당초 3분기에 끝날 것으로 예상했던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자, 당장 내년 생산 계획을 수립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금융분석 업체 서스키해나에 따르면 지난해 13주 걸렸던 반도체 납품기간(리드타임)은 올 3분기 현재 22주로 늘어났다. 특히 차량의 전자장비를 제어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의 경우 현재 리드타임이 32주나 걸린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수급난이 2023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이 올 연말까지 해소되지 않으면, 이미 주문해 놓은 내년 반도체 물량의 정상적인 수급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고급차, 전기차 등으로 반도체 수요는 계속 높아지는데, 공급난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큰일”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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