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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강남·여의도 알짜 단지 설득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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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 미도·여의도 시범아파트
서울시, 주민설명회 잇달아 개최
행정 지원·사업 기간 단축 강조
상징성 높아 재건축땐 파급효과


파이낸셜뉴스

최근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주민설명회를 진행한 서울 대치동 한보미도맨션(대치 미도아파트) 2단지 전경. 사진=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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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민간 참여도가 높은 재개발과 달리 지지부진한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의 성공모델 만들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강남과 여의도의 알짜 단지들을 대상으로 잇단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며 '설득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들 단지가 오세훈식 재건축을 수용할 경우 다른 재건축 단지들에 파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치 미도·여의도 시범, 긍정적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3~14일 대치동 한보미도맨션(대치 미도아파트)과 여의도 시범아파트 주민들을 상대로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설명회를 진행했다. 공공이 주도하는 재건축과 달리 민간 재건축을 서울시가 지원하는 사업이면서도 행정적 지원과 사업 기간 단축, 사업성 상향 등 이점을 집중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이 주도하는 공공재건축과 같은 개념으로 오해하시는 부분을 해소하고, 사업기간 단축을 통해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설명드렸다"며 "사업성과 공익성이 조화가 되고, 그간 멈춰있던 재건축 사업이 속개될 수 있어 앞으로도 주민설명회를 통해 장점들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최근 신속통합기획을 적용하면 정비사업 특별분과위원회 신속 심의로 도시계획결정 기간을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사업시행인가 단계에서는 통합심의를 통해 소요 기간을 1년 6개월에서 9개월까지 줄인다는 방침이다.

대치 미도아파트와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사업기간 단축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대치 미도아파트 재건축준비위원회 관계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특별건축구역을 제의받아 이를 포함하는 안과, 미포함 하는 2개 안으로 구역지정을 신청했지만 반려돼 3년째 재건축 추진이 멈춰있다"며 "(신속통합기획 적용의) 최종 결정은 주민총회를 거쳐 결정하겠지만, 서울시 주도가 아닌 '지원'의 개념인 점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주민인 김모씨는 "여의도 통합 개발 지구단위계획 발표가 미뤄지는 건 51년된 아파트의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신속통합기획으로 재건축을 먼저 진행하고, 기부채납과 임대주택은 그 이후에 논의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기부채납·임대비율 요건이 관건

주민설명회로 긍정적 효과를 알리긴 했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야 하는 과정에서의 진통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신속통합기획 1호 추진 단지였던 송파구 오금현대 아파트처럼 높은 임대주택과 기부채납 비율에 대한 거부감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대치 미도아파트 주민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주민은 "제도가 생소해 내용을 알고 싶어 주민설명회에 참석했는데, 확실히 주민들의 입장에서 유리하게 해주려는 서울시의 노력이 보였다"면서도 "임대주택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고, 설명대로 재건축을 빨리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은 민간 주도인 만큼, 기부채납과 임대주택 비율도 일반 재건축과 동일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임대주택에도 4인 가구가 살기 편한 전용면적 85㎡ 중형평형 공급을 고민 중으로, 가구 면적을 넓히면 임대주택 가구 수는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최근 국제금융지구 지원·공공기여 합의를 전제로 기부채납 비율을 40%에서 25%로 합의하며 속도를 내고 있지만, 기부채납 부지 위치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정비사업 업계에서는 미도아파트나 시범아파트의 입지와 상징성 등을 감안하면 한 곳이라도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을 확정할 경우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강남과 여의도에서 신속통합기획을 적용한 재건축 사례가 나오면 리모델링 등 다른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들도 신속통합기획을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사업기간은 단축될 수 있지만 사업성 증가 부분이 크지 않은 만큼, 조합들에게 혜택을 늘려준다면 파급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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