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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가상 양자대결 방식? 4지 선다형?… 국힘 후보들 여론조사 문항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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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元 ‘이재명과 가상대결’ 선호

“4지 선다형은 역선택 막기 한계”

洪은 “사례없다” 4지 선다 주장

劉 “경선투표 등 경선룰 재점검”

각 캠프 참여 주중 본격논의 전망

세계일보

유승민(왼쪽부터), 원희룡,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지난 15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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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본경선 여론조사 문항이 최대 뇌관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4강 후보 간 ‘가상 양자 대결’ 방식으로 후보들의 ‘본선 경쟁력’을 측정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일부 캠프가 이에 반대하면서다. 본경선은 여론조사 50%와 당원투표 50% 결과를 합산하는 만큼, 여론조사 문항에 따라 경선 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선관위는 각 후보 캠프 대리인이 한 명씩 포함된 ‘여론조사 전문가 소위원회’를 이번 주 중 소집해 본경선 여론조사 세부 내용을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논의 과정에서 여론조사 문항 내용을 놓고 각 캠프가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후보 캠프 등이 양자 대결 방식에 반대하며 ‘4지 선다형’ 방식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 양자 대결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4강 후보 간 일대일 구도를 제시하고 ‘누구에게 투표할 것이냐’고 후보별로 네 차례 묻는 방식이다. 이 경우 여론조사 응답자는 두 명 이상의 국민의힘 후보를 동시에 선택할 수 있다. 이와 달리 4지 선다형은 국민의힘 후보 중 본선에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후보 한 명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당 선관위는 지난 달 5일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하지 않기로 하면서 최종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여론조사에서 본선 경쟁력을 묻기로 결정한 바 있다.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당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여권 후보와 우리 당 후보를 일대일로 놓았을 때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 지 측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달 5일 선관위 공식 발표문에 ‘본선 경쟁력을 측정한다’라고만 돼있지 ‘일대일 가상 대결’이라는 말은 하나도 없다”며 “저희는 선관위 전체 의견으로 일대일 가상 대결을 의결했다는 말을 단 한 번도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대일 가상대결은 논의 테이블에 올릴 대상도 못 된다”며 “국내외 사례가 없고, 통계학자들도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후보 측은 결선투표 도입을 포함한 경선룰의 재검토가 필요하고 주장하고 있다. 유 후보 캠프 관계자는 “민주당 후보와의 대결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경쟁력 조사 방침을 급조했는데, 이 후보에 대한 특검을 주장하는 상황이라 무의미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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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오른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지난 15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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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원희룡 후보 측은 일대일 양자 대결 방식으로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양자 대결 방식 절충안이 없었다면 역선택 방지조항 문제가 합의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른 방식을 주장하는 것은) 선관위 발표를 뒤집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4지 선다 방식은) 보수 후보 중 한 명을 고르는 방식이라 역선택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원 후보 캠프 관계자는 “상대 당 후보가 결정된 만큼 이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양자 대결로 묻는 게 맞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연주 부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일대일 대결 방식으로 본선 경쟁력을 측정하는 게 선관위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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