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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檢, 유동규폰 압수수색서 경찰 수사 방해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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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지인 집 압색 영장 13일 신청

檢 “우리가 집행” 경찰에 거짓 통보

14일 한다더니 하루 지나서야 압색

당일 지인 이사… 핵심증거 놓칠 뻔

檢 “법원 영장발부 늦어진 탓” 해명

세계일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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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같은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에 거짓말을 해가며 수사를 방해한 의혹이 제기됐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예전에 쓰던 휴대폰 확보를 놓고서다.

17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팀장 송병일)은 지난 13일 수원지검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대상은 유 전 본부장의 지인인 여성 박모씨의 주거지였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조사해 유 전 본부장이 휴대폰을 손에 쥔 채 이 곳을 드나든 사실을 확인했다. 이 휴대폰은 유 전 본부장이 건물 밖으로 던졌던 것보다 앞서 쓰던 단말기였다.

경찰은 영장 신청 직후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의 연락을 받았다. “내일(14일) 아침 영장을 집행하려던 참이다. 수사가 중복되니 우리가 하겠다”는 취지였다. 경찰은 박씨의 이사가 예정돼 있던 터라 도주, 증거인멸을 우려해 주거지를 감시했다. 14일 집행한다던 검찰 압수수색은 없었다. 경찰은 검찰에 “왜 집행하지 않느냐”고 질의했고, 검찰은 “바빠서 못 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하루를 넘긴 15일 오전에야 박씨의 이사를 막아선 채 영장을 집행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수사팀 생각보다 법원의 영장 발부가 늦어졌다”면서 “경찰(이 영장을 신청해온 것)과 거의 같은 시간대인 13일 오후 (검찰도) 영장을 청구했다”고 해명했다. 법원이 청구서를 하루 이상 쥐고 있는 바람에 집행도 늦었다는 취지다. 하지만 경찰에 연락할 당시 영장이 없었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한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은 14일 일과 내내 영장을 기다렸고, 오후 6시까지도 발부되지 않았다”며 “경찰에는 거짓말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세계일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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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선 검찰이 경찰 영장을 보고 급히 준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내놨다. 서울중앙지검은 “경찰 것을 보고 수십분, 수시간 만에 어떻게 청구서를 만드느냐”며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번 의혹은 경찰·검찰·법원의 영장 신청·청구·발부 시점이 명확히 밝혀져야 불식될 전망이다. 또한 경찰 수사팀을 기만한 연유도 규명돼야 한다.

검찰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구속영장 기각, 성남시청 ‘뒷북·부실’ 압수수색 논란으로 여론 뭇매를 맞고 있다. 자칫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될 수 있는 핵심증거 확보조차 경찰에 뒤질 경우 비난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것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경찰이 독자적인 수사권을 가지면서 그나마 ‘견제’가 작동한 사례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청윤, 이지안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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