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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S] 반도체 ‘공급난’이라는데 가격 떨어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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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삼성전자의 업계 최선단 14나노 디디아르(DDR)5 디(D)램.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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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10만 전자’를 내다보던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12일 6만원대(종가 기준)로 떨어졌다. 마침 올 3분기(7~9월)에 사상 최대 분기 기준 매출 기록을 낸 터였다. 시장은 삼성전자의 매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메모리반도체 디(D)램 가격이 앞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힌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자동차·스마트폰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인 터라 반도체 가격 하락 전망에 어리둥절해하는 이들도 적잖다.

이런 궁금증은 반도체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한 측면이 있다. 반도체는 크게 2가지 종류로 나뉜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공급난이 이어지고 있는 건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다. 반면,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다. 둘 다 반도체지만 성격이 다르다. 디램은 낸드플래시와 함께 대표적인 메모리반도체다. 삼성전자, 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주도하는 시장도 이 분야다. 가격 하락 전망은 메모리반도체의 공급 과잉 우려 때문에 나오고 있다.

물론 서로 다른 두 종류의 반도체가 따로 노는 것은 아니다. 외려 현재 상황을 염두에 두면 매우 긴밀한 상호 관계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디램은 피시(PC), 스마트폰, 서버 등 다양한 곳에 들어가는데 이들 제품을 생산하려면 비메모리 반도체 역시 필요하다. 다시 말해 비메모리반도체 부족으로 완제품을 제때 만들지 못하면 자연스레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게 된다. 수요가 줄어드니 가격이 떨어질 여지도 커진다는 얘기다.

최근 <블룸버그> 보도를 보면, 애플은 반도체 칩 부족으로 올해 9천만대 생산을 목표로 했던 아이폰13의 생산량을 최대 1천만대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삼성전자도 지난 8월 출시가 예상됐던 ‘갤럭시 S21 펜에디션(FE)’을 현재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런 탓에 디램 반도체는 쓰이지 못한 채 창고에 쌓이게 된다.

김동원 케이비(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다운 사이클 진입은 최종 수요 감소보다는 아이티 부품 공급부족에 따른 세트업체의 생산 차질 요인이 더 커 보인다”며 “적정 수준 이상의 메모리 재고를 보유한 세트업체들은 보수적인 메모리 재고정책과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각) 낸 보고서에서 내년 전체 디램 제품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올해에 견줘 15%~20%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3 업체(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가 보수적으로 생산 계획을 잡았더라도, 수요가 공급에 못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디램 거래가격도 최근 두 달(8~9월)간 제자리걸음을 하는 터라 4분기부터 하락세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본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의 하락이 과거에 견줘 단기간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과거 2년 정도 이어졌던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 1년으로 짧아진 영향이다. 디램 시장의 경우 과거엔 다수의 제조사가 호황 때 공급능력을 키우며 경쟁을 벌여 다운사이클이 길어졌지만, 현재는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한 빅3 기업만이 사실상 살아남았다. 어규진 디비(DB)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디램 가격 하락 반전과 비수기인 내년 1분기 디램 가격 하락폭 확대로 당분간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짧아진 하락 싸이클에 따라) 내년 3분기 이후 디램 가격은 다시 빠르게 상승세에 진입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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