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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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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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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주필


한국 제작의 생존 게임 드라마 《오징어 게임》(황동혁 각본·연출)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9월 17일 넷플릭스에 의해 출시된 이 작품은 4일 만에 미국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급속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드디어 10월 2일 보름 만에 인도를 끝으로 넷플릭스가 정식으로 서비스되는 83개의 모든 국가에서 시청률 1위를 달성했다. 넷플릭스 역사상 이런 기록은 최초라고 한다. 미국이나 영국을 포함하여 어떤 문화강국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인 것이다. 넷플릭스가 정식으로 서비스되지 않는 중국과 그 밖의 몇몇 나라에서도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200억원의 적은 제작비로 넷플릭스 작품 중 지금까지 가장 크게 성공한 작품이며 세계 최고의 히트 드라마가 되어가고 있다.

시청률 조사 기관인 닐슨에 의하면, 이 드라마가 첫 4주 동안 전 세계에서 8200만명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는 지난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방송 쇼 40개를 다 합한 것보다 더 높은 수치라고 한다. 현재 각국 온라인에서는 “오징어 게임”이 조회수 1위이고,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게임들을 모방하거나 패러디한 것들이 틱톡 비디오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온라인 소매점에서는 달고나 키트, 양은 도시락, 게임 참여자들이 입었던 트레이닝복, 경비원들의 유니폼을 본 딴 핼러윈 의상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그 경제 효과도 3조를 훨씬 상회할 것이란 추산도 있다. 넷플릭스의 주식 가치도 최고치로 뛰었다. 《오징어 게임》이 일으킨 돌풍이고 신드롬이라 할 수 있다.

《오징어 게임》이 이런 신드롬을 일으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 드라마는 생존 게임임에도 이야기의 구성과 내용이 매우 자연스럽고 재미있다. 게다가 어린이들의 놀이를 소재로 함으로써 사람들의 유년 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했고,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인 빈부 격차와 자유와 공정의 문제를 다룸으로써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고, 인간애와 함께 인간성의 문제를 잘 녹여내어 죽고 사는 비정한 세상을 다루면서도 안도와 희망의 메시지를 동시에 주고 있다. 이와 함께, 훌륭한 CG 작업으로 배경의 다양한 색상과 출연진의 보색을 잘 활용하여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했고, 배우들의 연기 실력이 뛰어나서 출연자의 언행이 어색하거나 억지스러운 모습 없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문화 상품은 교역 시에 사회적·문화적 규범의 차이, 배경 지식의 부족, 언어나 종교의 차이 등으로 장벽이 발생한다. 이 현상을 문화적 할인(cultural discount)이라 하는데 문화 상품의 종류에 따라 그 할인율이 다르다. 예컨대, 다큐나 애니메이션이나 전자 게임은 문화적 장벽이 작지만, 가요나 영화나 드라마는 그 장벽이 크다. 그런데 《오징어 게임》은 한국인 감독의 각본과 연출로, 한국 어린이 놀이들을 소재로, 한국인 배우들에 의해, 한국어로 제작된 순수 한국 드라마임에도 세계 모든 문화권에서 보기 좋게 문화 장벽을 돌파해버렸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면서 봉준호 감독이 했던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이 또 입증된 셈이다. 한국의 팝음악, 영화, 드라마는 문화적 할인을 극복하고 세계화에 성공해가고 있다.

《오징어 게임》을 비롯한 한류는 그만큼 보편성을 가진 작품인 것이다. 보편성을 가진 작품을 만들면 음악, 영화, 드라마일지라도 문화적 할인이 크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 보편성은 우리 속에 풍부하다. 우리의 말, 역사, 문화, 사회 속에 얼마든지 보편적인 요소가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그 보편성을 이미 여러 영역에서 다수의 작품들로 입증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으로 남아 있는 방대한 역사적 기록들, 오랫동안 간단없이 발전시켜 온 음악, 춤, 놀이, 음식, 의상 등 우리의 전통 문화, 한국인 특유의 끼와 풍류, 그것을 마음대로 발산하고 표현할 수 있는 수단과 자유, 그리고 풍부한 문화 산업 종사자와 지망생이 있다. 한류는 세계를 무대로 비상할 여건을 갖추었고 훨훨 날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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